"사람들의 말이 두렵다"…35년 만에 돌아온 장만옥이 겪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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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사람들의 말이 두렵다"…35년 만에 돌아온 장만옥이 겪은 것


35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홍콩의 전설적인 배우 장만옥이 한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고백했다. '사람들의 말이 두렵다'고. 한때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타였던 그가 왜 그토록 오랫동안 대중의 시선을 피해 살았을까. 그 이유가 단순한 은퇴나 개인 사정이 아니라는 점이 많은 이의 마음을 건드렸다.


그녀가 언급한 두려움은 낯설지 않다. 누군가에게 '말'은 그저 소음으로 지나가지만, 누군가에게는 수십 년을 짓누르는 무게가 된다. 왜 우리는 타인의 말에 이토록 오래, 깊이 상처받는 걸까. 심리학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다.



부정적 말이 뇌에 남는 방식: 긍정보다 4배 더 강하게 새겨진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으로 설명한다. 로이 바우마이스터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심리학과 교수는 2001년 발표한 연구에서 부정적 경험이 긍정적 경험보다 뇌에 약 4배 강하게 각인된다는 사실을 밝혔다. 칭찬 열 마디보다 비난 한 마디가 더 오래 기억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편향은 인류의 생존 본능에서 비롯됐다. 위협을 빠르게 감지하고 기억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수만 년의 진화 역사가 우리 뇌 구조 자체를 바꿔놓은 것이다. 문제는 그 본능이 21세기 SNS와 댓글창에서도 그대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장만옥이 활동하던 시절, 언론은 그녀의 사생활을 끊임없이 소비했다. 연인 관계, 이별, 재결합이 모두 '스캔들'로 포장되어 신문 1면을 장식했다. 그 수많은 말들이 그녀의 뇌 속에 어떤 흔적을 남겼을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공인이라는 이름의 취약성: 보여지는 삶이 만드는 만성 스트레스


심리학계에서는 대중의 지속적인 평가와 시선에 노출된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을 '평가 위협(evaluation threat)'이라고 부른다. 크리스틴 레가레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2019년 성인 6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타인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의식하는 사람은 코르티솔 수치가 평균 31.4%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르티솔은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장만옥처럼 오랫동안 주목받아온 공인에게 이 스트레스는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다. 만성적으로 축적되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능력, 즉 '자기개념의 명확성(self-concept clarity)'이 흐려진다. 내가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보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가 자아의 중심을 차지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 상태가 길어지면 사람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관계를 줄이고, 시선을 피하고, 결국 세상과 거리를 둔다. 장만옥이 35년 가까이 대중 앞에 나서지 않은 것은 단순한 은거가 아니라 심리적 자기보호 기제가 작동한 결과일 수 있다.



악플과 소문이 남기는 상처: 사회적 거부는 실제 고통이다


나오미 아이젠버거 미국 UCLA 심리학과 교수는 2003년 'Science'에 발표한 뇌영상 연구에서 사회적 거부와 비난을 경험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신체적 통증을 처리하는 영역과 동일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즉, '말로 받은 상처'는 은유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뇌에서 통증으로 처리된다.


장만옥이 고백한 '사람들의 말이 두렵다'는 표현은 이 맥락에서 다르게 읽힌다. 그것은 예민함이나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다. 오랜 시간 반복적으로 가해진 사회적 고통에 대한 뇌의 정직한 반응이다. 사람들의 말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그만큼 많이 다쳤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유명인의 경우 부정적 여론이 개인의 인간관계를 넘어 직업, 사회적 지위, 미래 전체를 위협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 위협감이 크면 클수록 도망치고 싶은 충동, 즉 '회피 동기(avoidance motivation)'도 비례하여 강해진다고 심리학자들은 설명한다.



두려움을 인정하는 용기: 그것이 이미 회복의 시작이다


흥미롭게도 심리학에서는 자신의 두려움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행위 자체가 강력한 치유 기제로 작동한다고 본다. 제임스 페네베이커 미국 텍사스대 심리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억눌린 감정을 말이나 글로 표현한 사람들은 면역 기능이 향상되고 심리적 고통이 유의미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건강한 성인 수백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기 추적 연구의 결과다.


장만옥이 인터뷰에서 '두렵다'고 말하는 순간, 그녀는 이미 그 두려움과 직면하기 시작한 것이다. 35년 만의 귀환이 완벽한 복귀가 아니어도 좋다. 그 고백 자체가 용기이고, 회복의 한 걸음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말이 오래 마음에 걸린다면, 그것을 '내가 유난히 예민한 탓'이라고 탓하지 않아도 된다. 믿을 수 있는 한 사람에게, 혹은 조용히 글로라도 '그 말이 아직 아프다'고 꺼내보는 것은 어떨까. 말로 받은 상처는, 말로 조금씩 씻겨나가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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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8-23 06: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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