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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퇴근 후 스마트폰을 열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게 주식 앱이라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어제 샀다가 오늘 팔고, 오늘 팔았다가 내일 또 산다. 수익이 나면 짜릿하고, 손실이 나면 만회하고 싶어 더 깊이 들어간다.
최근 대만의 젊은 세대가 자산 전부를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2030세대의 단기 주식 투자, 이른바 '단타' 열풍은 단순한 재테크 트렌드가 아니다. 뇌과학과 심리학의 시선으로 보면 훨씬 복잡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
주식 단타가 중독처럼 느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브라이언 넛슨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은 2001년 실험에서 사람의 뇌가 실제 보상을 받을 때보다 보상을 기대할 때 도파민이 더 활발하게 분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주가가 오를 것 같다는 '예감' 그 자체가 이미 쾌감을 주는 것이다.
문제는 이 기대 회로가 한 번 활성화되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는 점이다. 10만 원 수익에 짜릿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100만 원 수익에도 무감각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쾌락 적응'이라고 부른다. 자극에 익숙해진 뇌가 더 큰 자극을 요구하는 현상이다.
특히 단타는 결과가 빠르게 나온다. 몇 분, 길어야 하루 안에 손익이 결정된다. 불확실한 보상이 빠른 주기로 반복될 때 뇌의 보상 회로는 슬롯머신 앞에 앉은 것과 거의 같은 상태가 된다고 연구자들은 설명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심리학과 교수와 아모스 트버스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같은 금액의 이익보다 손실을 약 2.5배 더 크게 느낀다. 10만 원을 버는 기쁨보다 10만 원을 잃는 고통이 두 배 이상 강렬하다는 뜻이다.
이 심리가 단타 투자자를 가장 위험하게 만든다. 주가가 내려가면 '조금만 더 기다리면 오르겠지'라며 버티다 손실을 키우고, 막상 오르면 '더 오르기 전에 팔자'며 너무 빨리 판다. 손실이 나는 주식은 질질 끌고, 수익이 나는 주식은 서둘러 파는 이 패턴을 심리학에서는 '처분 효과'라고 부른다.
카너먼 교수 연구팀이 2002년 분석한 개인 투자자 1만 명 이상의 거래 내역을 보면, 수익 종목을 손실 종목보다 평균 1.7배 더 빨리 매도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결국 손실 회피 본능이 거꾸로 손실을 키우는 역설이 벌어지는 것이다.
단타에 뛰어드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심리가 있다. '나는 시장을 읽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브래드 바버 미국 UC데이비스 경제학과 교수와 테런스 오딘 UC버클리 경영학과 교수가 1991년부터 1996년까지 6년간 개인 투자자 6만 6000명의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거래 빈도가 높을수록 순수익률이 낮아졌다. 가장 활발하게 매매한 투자자 집단의 연평균 수익률은 가장 소극적인 집단보다 무려 7.1%포인트 낮았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자기과신 편향'이라고 한다. 자신의 판단 능력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는 현상이다. 특히 SNS에서 수익 인증 게시물을 자주 접할수록 이 편향은 강해진다. '저 사람도 했는데 나라고 못 하겠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한 번에 부자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할수록 자기과신 편향은 더 심해진다. 목표가 크면 클수록 뇌는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에도 더 깊이 빠져든다.
전문가들은 단타의 충동이 느껴질 때 '실행을 24시간 미루는 규칙'을 권한다. 리처드 탈러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행동경제학 연구에서도 확인된 방식이다. 즉각적인 보상을 기대하는 뇌의 충동 회로를 의식적으로 지연시키는 것만으로도 비합리적 매매 결정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매매 전 '이 결정을 6개월 뒤의 내가 봤을 때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것도 효과적이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미래 자아 연결성'을 높이는 기법이라고 설명한다. 뇌가 지금의 나와 미래의 나를 동일한 사람으로 인식할수록 충동적 결정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오늘 주식 앱을 열기 전에 잠깐, '6개월 후의 나'에게 이 매매를 설명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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