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5세 미만 SNS 차단한다…아이들 뇌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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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15세 미만 SNS 차단한다…아이들 뇌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한국심리학신문=편집부 ]


EU, 15세 미만 SNS 차단한다…아이들 뇌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길래


아이가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밥을 먹는다. 말을 걸어도 대답이 없다. 화면 속 짧은 영상이 끊임없이 넘어가는 동안, 아이의 눈은 거기서 떠나질 않는다. 많은 부모들이 매일 마주하는 장면이다.


유럽연합(EU)이 마침내 칼을 빼 들었다. EU는 15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SNS), 온라인 게임, 인공지능(AI) 챗봇 이용을 연령에 따라 엄격히 제한하는 '아동법'을 준비 중이라고 로이터·AFP통신이 보도했다. 전 세계가 이 소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한 규제 때문만이 아니다. 아이들의 뇌와 마음에서 지금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심리학이 말하는 답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파민의 덫: 어른보다 훨씬 취약한 청소년의 뇌


SNS가 성인에게도 중독적인 이유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좋아요' 알림 하나가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고,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다시 화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런데 청소년의 뇌는 이 자극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젠센 트웽이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심리학과 교수는 1995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 약 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SNS 사용 시간이 하루 3시간을 넘기는 청소년에서 우울증과 불안 증상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또래보다 최대 60%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여자 청소년에게서 이 상관관계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는 뇌 발달과 직결된 문제다. 전두엽, 즉 충동을 조절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뇌 부위는 만 25세가 되어야 완전히 성숙한다. 그 전까지 청소년의 뇌는 즉각적인 보상에 극도로 끌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SNS의 무한 스크롤과 짧은 영상은 바로 이 취약점을 정확히 겨냥하는 구조다.



비교의 늪: '나는 왜 저렇지 못할까'가 반복될 때


SNS가 청소년 심리에 미치는 또 다른 핵심 문제는 끊임없는 사회 비교다. 레온 페스팅거 미국 미네소타대 심리학 교수가 1954년 제안한 '사회 비교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려 한다. 문제는 SNS가 현실을 정교하게 필터링한 '하이라이트 릴'만 보여준다는 점이다.


에이미 오르벤 영국 케임브리지대 사회·발달심리학과 박사 연구팀이 2019년 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0세에서 21세 사이 약 1만2000명을 추적 분석한 결과 SNS 사용량 증가와 삶의 만족도 감소 사이의 연관성이 여자아이에게서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SNS가 외모, 인기, 생활 방식에 대한 비교 심리를 끊임없이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신도 한번 떠올려 보라. 인스타그램을 10분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가, 아니면 뭔가 모르게 쪼그라드는 느낌이 드는가. 그 감각이 뇌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10대에게는 훨씬 더 선명하게, 훨씬 더 깊이 새겨진다.



중독성 알고리즘: 아이를 붙잡도록 설계된 구조


EU 아동법이 단순한 이용 시간 제한을 넘어 '중독성 있는 알고리즘 구축 금지'를 명시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플랫폼들이 이미 아동 심리의 취약점을 알고 있으며, 그것을 이용해 체류 시간을 늘리도록 설계됐다는 사실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의 내부 연구 문서가 2021년 폭로된 '페이스북 파일'을 통해 공개되면서 이 문제는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자료에는 인스타그램이 10대 여자아이들의 신체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알고리즘 구조를 바꾸지 않았다.


장 트웽이 교수는 저서 '아이폰 세대'에서 스마트폰과 SNS의 확산이 시작된 2012년을 기점으로 청소년의 외로움, 불안, 수면 부족 지표가 동시에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규제만이 답일까: 부모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물론 규제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은 규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금방 찾아낸다. 심리학자들이 더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 리터러시', 즉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읽고 사용하는 능력을 어린 시절부터 키워 주는 일이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2023년 지침을 통해 18개월 미만은 영상통화를 제외한 모든 스크린 미디어를 제한하고, 2세부터 5세까지는 하루 1시간 이내, 6세 이상은 시간보다 '어떤 콘텐츠를 어떤 맥락에서 보는지'를 함께 논의하도록 권고했다.


무엇보다 연구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은 '함께 보기'다. 아이 혼자 스마트폰을 보게 두는 것과 부모가 옆에 앉아 '이 영상에서 뭐가 재미있었어?'라고 물어보는 것은 뇌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르다. 오늘 저녁, 아이 손에서 스마트폰을 빼앗기보다 그 옆에 나란히 앉아 보는 것은 어떨까. 그 작은 동행이, 알고리즘보다 훨씬 강한 보호막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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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9-16 08: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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