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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유예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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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게는 두 명, 적게는 한 명만 낳아 기르는 가정이 많은 시대이기에 중간 아이에 대한 고찰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첫째가 되기에는 늦게 태어나고 막내가 되기엔 빨리 태어난 중간 아이는 명칭부터 모호하다. 현대 가정에서는 보통 셋 이상의 자녀를 둔 경우가 드문 편이기에 어떤 가정에서 네 명 이상의 자녀를 낳는다면 둘째나 셋째에 대한 출생 순서 이론이 분리되지 않고 그저 “중간 아이”가 되기 때문이다.

 

분기 효과


리먼 박사는 중간 아이를 설명하기에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 ‘분기 효과’를 내세웠다. 분기 효과란 둘째는 첫째에게서 셋째는 둘째, 넷째는 셋째에게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자란다는 것인데 이 직접적인 영향이란 아이들이 자신만의 기준으로 손위 형제자매를 판단하고 그들을 자신의 삶의 모델로 삼아 자기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잡아간다는 뜻이다. 첫째를 한심하게 여기는 둘째들이 학업적으로 크게 성공하거나 더 말을 잘 듣는 모범적인 아이가 되는 이유나, 반대로 너무 뛰어난 첫째 아래에서 둘째가 기를 펴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튀는 이유가 분기 효과로 설명될 수 있다. 리먼 박사는 출생 순서 관련한 대부분의 연구에서 둘째는 첫째와 정반대의 성향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첫째는 대부분 둘째보다 체력적으로나 지능적으로 월등히 앞서기 때문에 둘째들은 일반적으로 첫째가 가진 재능과는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려 하는 편이다. 하지만 둘째의 재능과 능력이 첫째보다 뛰어나거나 맞먹는다면 여기서 역할전환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리먼 박사는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집안을 예시로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는 다섯 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의 위로는 장남인 프레디 주니어 트럼프와 두 명의 누나가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의 아버지는 장남 프레디 주니어가 자신의 뒤를 이어 가업을 이어받기를 희망했으나 장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사이가 틀어졌다. 장남보다 무려 8살이나 어렸던 도널드 트럼프는 곧바로 후계자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리먼 박사는 역할전환이란 동성 형제자매간의 나이 차이가 두 살 이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의 예시는 역할 전환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렇듯 중간 아이를 이해하려 할 때 첫째 아이와의 나이 차이가 중요함을 다시 강조하는 바이다.

 

또래집단에서의 중간 아이


리먼 박사는 중간 아이가 사회생활을 할 때 가정에서의 모습과 사뭇 다른 모습을 갖추는 것이 다음 세 가지 자연적 동기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1) 보상과 인정을 받기 위함.

2) 고통과 위험을 피하기 위함.

3) 복수하기 위함.


먼저 “보상과 인정을 받기 위함”이라는 항목은 중간 아이가 일반적인 가정에서 가장 이루기 어려운 요소이다. 첫째는 첫아이라 특별하고 막내는 마지막 아이라 특별하니 위아래로 치이는 것에 질려버린 중간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가정이 아닌 바깥에서 보상과 인정을 찾기 시작한다. 이렇게 가정 외의 환경에서 자신을 특별하게 대해주는 사람들을 만난 중간 아이는 자신만의 ‘가족’을 형성한다. 이렇게 중간 아이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가정에서 일찍 정서적으로 독립하게 된다. 첫째와 비교당할 때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막내와 비교당할 때는 이미 다 컸다는 이유로 가정 내에서 거절당해 답답함을 느낀 중간 아이는 고통과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가장 알맞은 나이로 존재할 수 있는 또래집단에서 날개를 펼친다. 그리고 자신을 아마도 덜 소중한 존재로 느끼게 만든 가정에 복수하기 위해 가족의 규칙을 거부하고 동아리, 운동팀, 친구들 등 외부에서 만난 공동체와의 가치를 더 중요시할 확률이 높아진다.

 

중간의 장점


앞서 말한 중간 아이의 여러 성향이나 그 성향들을 갖게 된 요인들 때문에 중간 아이라는 자리가 다소 불공평하고 불리한 위치라고 생각되기 쉽다. 하지만 중간 아이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이 있다. 중간 아이는 첫째나 외동들과 달리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덜 갖게 된다. 부모 역시 첫아이를 기르면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둘째 아이부터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양육을 할 수 있으며 부모의 이런 여유로운 양육 태도가 둘째 이후부터의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외동 관련 기사에서 밝혔듯이 부모의 지나친 관심과 애정은 아이에게 필요 이상의 짐을 지울 수 있다. 따라서 첫째나 막내가 받는 만큼의 애정을 받지 못한 것이 자라면서는 서운할 수 있으나 더 단단한 어른이 되기에는 좋은 밑거름이 된다. 리먼 박사는 실제로 상담을 받으러 오는 많은 사람들이 첫째이거나 외동이며 중간 아이들은 대게 큰 문제 없이 살아가는 편이라고 밝혔다. 물론 중간 아이에게 아무 문제가 없어서 의사를 찾지 않는 것은 아니다. 권위 있는 사람의 말을 쉽게 따르는 편인 첫째 아이에 비해 중간 아이는 윗사람의 말에 크게 무게를 두는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간 아이들은 종종 “저 권위는 언제든지 무너트릴 수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중간 아이는 둘째 혹은 셋째로 태어나 위아래로 치이며 서럽게 자란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이다. 실제로 많은 중간 아이가 그런 환경에서 자라는 것으로 밝혀졌으나 이것이 단순히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이 아님이 이번 기사에서 밝혀졌다. 모든 출생 순서에는 각기 다른 장점과 단점이 있고 성인이 된 후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키느냐는 스스로에게 달렸다. 이어지는 마지막 6부 기사에서는 출생 순서 이론에서 막내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참고문헌

1) 케빈 리먼. (2016). 나는 왜 나인가? (출생 순서에 숨겨진 인간 심리). 좋은책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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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22 08: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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