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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정세현]



이미지 출처: unsplash

우리는 슬프거나 힘들 때, 답답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곤 한다. 그래서 "눈물" 하면 자연스럽게 "슬픔"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기쁘거나 감격스러울 때도 우리는 눈물을 흘린다.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받았을 때, 우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면서 눈물을 흘리게 된다. 슬프지 않고 오히려 너무 행복한 순간인데도 말이다. 기쁘고 감격스러울 때 우리는 왜 눈물을 흘릴까?




눈물이 나오는 원리



눈물은 눈의 바깥쪽 위에 위치한 눈물샘에서 만들어진다. 이 눈물샘은 자율신경계 중에서 특히 부교감신경의 영향을 받으며, 두 가지 경우에 의해 자극된다. 하나는 물리적인 자극이고, 다른 하나는 감정적인 자극이다. 우선 물리적인 자극은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양파의 매운 성분처럼 강한 자극이 눈에 가해질 때 삼차신경이 이 자극을 감지해 뇌로 신호를 보낸다. 그러면 뇌는 눈물샘에 눈물을 분비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결국 우리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눈물의 원인이 감정일 경우에는 뇌의 변연계 반응에 의해서 눈물이 나온다. 변연계에 속한 시상하부와 편도체가 감정 신호를 감지하고 이 정보가 자율신경계를 거쳐 눈물샘을 자극하게 된다. 이때 자신이 느낀 감정이 클수록 눈물샘의 활동도 강해지게 되는데, 활발한 눈물샘의 활동으로 분비된 눈물이 눈물관을 통해서 배출되지 못하고 눈 밖으로 넘쳐서 흐를 때 눈은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것이다.




눈물의 사회적 신호



눈물은 단순한 생리적 반응이지만 인간이 사회적 존재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감정 표현 수단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 울고 있다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다가가서 위로해 주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또한 서로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눈물을 흘리는 사람과 위로하는 사람 사이에는 감정적인 교류가 가능하다. 따라서 눈물은 말보다 강력한 사회적 신호가 되어 사람들 사이의 정서적 유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pixabay

실제로 덴마크 오르후스대 연구팀은 41개국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눈물의 사회적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무표정한 인물 사진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주는 일반적인 실험이었지만, 중요한 것은 인물 사진에 눈물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인물이 있는 사진 속 배경은 식당, 혼자 있는 공간, 긍정적, 부정적 등의 다양한 상황이었고, 이러한 여러 가지 인물 사진을 보여준 후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진 속 인물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물었다. 그 결과, 사진 속 배경이나 인물이 처한 상황과는 관계없이 눈물이 맺혀있는 인물에게 더 큰 정서적 친밀감을 느낀다는 공통된 반응이 나타났다.




행복할 때 눈물이 나는 이유 - 감정의 역설



앞서 언급한 사회적 신호가 필요한 상황도 아닌, 기쁜 상황에서 갑자기 눈물이 나오는 상황에 대한 이유의 실마리는 "감정의 균형"이라는 개념에서 찾을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기쁨과 같은 강한 긍정적인 감정 속에서도 눈물이 나는 이유가 감정 조절 메커니즘과 연관이 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2014년 존 바흐(John A. Bargh) 연구팀은 하나의 감정이 극도로 강해지면 감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슬픔과 기쁨은 정반대의 감정처럼 보이지만, 사실 두 감정 모두 폭발적으로 감정을 고조시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큰 기쁨을 느낄 때 우리가 눈물을 흘리는 것은 우리의 신체가 다시 안정을 되찾아오려는 심리적 조절 기제라는 것이다. 즉, 기쁠 때 나도 모르게 흘리는 눈물은 감정이 지나치게 고조되지 않도록 긴장을 완화하고 다시 평정 상태로 돌아가기 위한 감정 균형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갑작스러운 충격이나 슬픔 속에서 갑자기 웃음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상황도 뇌가 강한 부정적 감정을 견디기 위해 반대의 감정을 불러와 극적인 감정의 상태를 조절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기쁠 때 눈물이 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를 당황하게 하는 눈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유를 불문하고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부터 눈물을 남에게 보이는 것을 부끄러운 일이라고 여기곤 한다. 그러나 기쁘고 감격스러운 순간에 흐르는 눈물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진실한 표현이기 때문에 주저할 필요는 없다. 기쁠 때의 눈물뿐만이 아니라, 슬플 때의 눈물 역시 마찬가지다. 또한 누군가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는 말없이 곁을 지켜주고,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로 미국의 사우스플로리다대학교의 심리학자 조나단 로텐버그 박사는 우리가 감정적으로 마음껏 울고 난 뒤 누군가로부터 정서적 지지와 토닥임을 받을 때, 슬픔이 안정된 감정으로 가장 효과적으로 전환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처럼 눈물은 눈을 보호하는 생리적인 기능을 넘어 타인과 감정을 나누고 정서를 조절하는 심리적이며 사회적인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눈물을 주저하지 말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져 보는 건 어떨까?




*참고문헌

1) 이용범, “[이용범의 행복심리학] 우리는 왜 눈물을 흘리는가?”, 아시아경제, 2019.06.05, https://www.asiae.co.kr/article/2019060407473136087

2) 박진영, “[박진영의 사회심리학] 울음은 도움 요청계의 만능키”, 동아사이언스, 2021.11.27,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50768

3) 국민건강지식센터, “울고 싶은가? 울어라! 건강해진다”, 국민건강지식센터, 2015.01.20, https://hqcenter.snu.ac.kr/archives/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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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4-29 08: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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