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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조선해라”… 이국종 교수의 절규, 그 이면의 심리 -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작심 발언’의 의미와 사회적 함의
  • 기사등록 2025-04-16 12:3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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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신용욱 ]


출처 : 연합뉴스


충격의 강연, 쏟아진 분노의 메시지


 

2025년 4월 14일, 충북 괴산. 군의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장에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마이크를 잡자마자 "내 인생은 망했다", "여기 남지 말고 탈조선하라", "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놈들이 해 먹는 나라다" 등 충격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이국종 교수는 외상외과 전문의로서 수많은 생명을 구한 국민적 영웅이지만, 그는 항상 시스템 밖의 사람처럼 느껴졌다. 


이번 강연은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서서 ‘절망과 탈진’을 토로한 고백이었으며, 의료계를 넘어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파문을 일으켰다.

 

 

발언에 담긴 감정들… 단순한 분노가 아니다


 

이 교수의 메시지는 그저 “화를 낸 것”이 아니다. 그의 발언 이면에는 누적된 정서적 소진, 체념, 냉소, 탈출 욕구가 겹겹이 쌓여 있다.

 

1. 직업적 탈진과 무기력 (Burnout & Learned Helplessness)

 

"한평생 외상외과에서 일했지만 바뀌는 건 없다."

 

이는 직업적 소진의 전형적인 표현이다. 직업적 소진(burnout)은 정서적 탈진, 업무에 대한 냉소, 그리고 개인적 성취감 저하로 나타난다. 


또한 변화에 대한 체념은 마틴 셀리그만(M. Seligman)의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지속적으로 무시되거나 바뀌지 않는 환경에 노출된 사람이 결국 변화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심리 상태다.

 

2. 냉소주의와 체계 불신 (Cynicism)

 

"입만 터는 문과놈들이 해먹는 나라다."

 

이 발언은 단순한 직업군 비난이 아니다. 사회 전반의 구조와 의사결정 시스템에 대한 깊은 냉소를 드러낸 것이다. 냉소주의(cynicism)는 현실의 이상과 괴리, 반복된 배신, 그리고 희망 없는 구조 속에서 발생한다.

 

3. 탈출 욕구와 회피 심리 (Escape Psychology)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군의관들에게 ‘한국을 떠나라’는 조언은 그저 자조적인 농담이 아니다. 이는 이 교수 본인의 탈출 욕구를 투사한 말이다. 


정서적 탈진 상태에서 사람들은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떠나는 것’을 선택하게 된다. 이는 회피적 대처 회로(avoidance coping) 중 하나다.

 

의료계의 오래된 그림자


 

이국종 교수는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과로사, 닥터헬기 사업의 좌절, 병원 조직 내 갈등 등 한국 의료계의 ‘그늘’ 속에서 오랫동안 싸워왔다. 


그는 병원 내 권위주의적 문화와 행정 시스템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온 인물로, ‘혼자서 싸워온 상처 입은 전사’로 묘사되기도 한다.

 

그의 고백은 개인적 탈진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넓게 보면 **의료계 전체의 붕괴를 향한 구조적 경고음**일 수도 있다.

 

심리학적 대응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국종 교수의 강연은 단순한 ‘문제 발언’으로 소비되어선 안 된다. 이는 누군가를 향한 비난이 아닌, 한 사회의 구조적 피로와 정서적 붕괴를 보여주는 심리적 신호이기 때문이다.

 

1. 의료진을 위한 조직 차원의 심리적 지원 필요

 

(1) 의료진 소진 예방 프로그램(Burnout Prevention Program)

 → 의료기관 내 정기적인 심리 상담 및 리질리언스 훈련 도입 


(2) 조직문화 개선

 → 수직적 조직 구조를 수평적 팀 기반으로 전환 


(3) 심리적 안전감 보장 

 → 정서표현의 자유 보장, 익명 피드백 시스템 도입

 

2. 사회 전반의 피로감 경감 노력 필요

 

(1) 탈진한 사회 구성원을 위한 집단 회복 프로그램

(2) 공적 담론의 회복 : 구조적 문제 제기에 귀 기울이는 문화 형성 

(3) 심리적 회복탄력성 키우기 : 교육과 미디어를 통한 자가 회복력 증진

 

마무리하며


 

이국종 교수의 절규는 단지 한 사람의 분노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외면해왔던 한국 의료 시스템의 모순, 헬조선이라 불리는 사회의 단단한 구조, 그리고 개인이 짊어진 감정의 무게를 한꺼번에 보여준다.

 

심리학은 이를 통해 “왜 저런 말을 했는가”를 이해하게 하고, 사회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성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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