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완
[한국심리학신문=김도완]
피곤할때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커피. made by freepik!
학교에 다니던 당시 숙제나 과제를 항상 서두른다고 생각했지만, 마감 기한은 여전히 날 기다려주지 않고 빠르게 다가온다고 느꼈다. 조금만 더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그때마다 마시는 커피는 나의 하루를 조금 더 늘려주기도 하고 하루를 이틀로 만들어주는 기적을 보여줬다. 카페인 덕분에 급하게 남은 일정을 마무리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잠을 자러 간다.
나에게 커피는 급하게 잠에서 깨야 할 때 항상 도움을 줬다. 도움을 자주 받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내 일상에 커피가 항상 있었고 일상의 루틴 중 하나로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알겠지만, 시원한 목 넘김과 함께 머리까지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은 언제나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수혈용 커피이지만 마시는 순간만큼은 기분을 하늘에 올려주는 듯하기도 하다.
그렇게 커피는 나에게 늘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친구 같았지만, 어느 날부터인 자주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잠들기 어려운 날이 많아졌고, 가끔은 이유 없이 불안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조금씩 내 몸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게 느껴지고 있었다. 혹시 너무 많은 카페인을 마신 건 아닐까는 생각이 들면서 천천히 카페인을 줄여 나간 적이 있었다. 이런 경험을 생각해 보니 나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커피를 마시고, 또 어떤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었을까?
한국에서 유독 높은 커피 사랑
아시아 중 커피 소비량 1위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유독 커피를 많이 마시는 국가 중 하나이다. 어느 동네에 가더라도 커피숍은 존재하고 심한 곳은 가까운 거리에 커피숍이 여러 군데가 모여 있는 곳도 있다. 이를 입증하듯이 데이터 분석 기업인 유로모니터에서 21개국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은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416컵으로 1위를 한 동시에 하루에 1~2잔 정도가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한국 성인의 커피 섭취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김명관 김승대,2020”에서는 한국의 전 연령을 기준으로 평균 하루 1.78잔의 커피를 섭취하고 있으므로 나타났고 일반적인 특성 중 남자가 2.02잔으로 마시는 게 나타났다. 해당 연구에서는 어떤 커피를 마시는지 구분하지 않았다.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연구인 “20·30대 성인의 카페인 함유 음료에 대한 인식 및 섭취실태 연구,서보라,이심열,2023”에서는 조사 대상자의 음료로부터 1일 평균 카페인 섭취량이 104.66mg으로 그 중 남자가 113.34mg, 여자는 97.79mg으로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1일 최대 권고량인 성인 400mg, 임산부 300mg보다 낮은 수치로 마시고 있으므로 나타났다. 하지만 눈에 띄는 점은 전체 대상자의 62.2%가 카페인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점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카페인 함량 표시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75.1%로 많은 사람들이 카페인 함량을 확인하지 않고 마신다는 점과 부작용을 경험한 대상자 중 25.4%가 고카페인 음료인 에너지 음료를 다른 음료와 함께 섭취한 경험 있음을 토대로 카페인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지식이 습득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카페인이란 무엇일까?
카페인은 커피, 차, 카카오빈, 의약품 등 다양한 식품과 제품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으로 퓨린 알칼로이드계이다. 또한 그 모양이 아데노신과 비슷하기 때문에 몸속에는 아데노신이 없는데도 있다고 판단해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즉, 카페인은 몸에서 여러 반응을 이끌게 된다.
Kamil Rodak의 "Caffeine as a Factor Influencing the Functioning of the Human Body-Friend or Foe?"에 따르면 카페인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약 45분 이내에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되며, 몸에서 사라지기까지는 평균 3~5시간이 소요된다. 흡수된 카페인은 간에서 효소에 의해 분해된 뒤, 여러 장기에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게 작용하게 된다. 여러 장기 중에서 신경계인 뇌는 보통의 약물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막이 존재하는데, 카페인은 이를 뚫고 들어갈 수가 있다. 뇌로 들어간 카페인이 적을 때는 인지 능력과 기억력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지만 그 양이 많을 시에는 불안감과 기억력이 감소되거나 헌팅턴무도병과 같은 질병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오히려 카페인 양이 증가할수록 통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카페인 부작용은 없는 걸까?
다량의 카페인은 신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made by freepik!
만성 통증과 우울증 및 불안의 관계에 대한 커피 소비의 연관성을 조사한 논문에 따르면 만성 통증과 정신질환 사이에는 서로 관계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고 커피가 두 질환 모두와 관련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서 이에 관해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376,813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불안, 우울증 그리고 만성 통증에 대해 커피 소비와의 연관성을 평가한 결과 커피 소비가 만성통증과 우울증, 불안의 관계와 연관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 다른 일본 나오시 오가와의 사례 연구에서는 피로를 풀기 위해서 처음에는 에너지 음료를 한 병씩 마시다가 점차 피로를 더 풀고자 마신 끝에 매일 녹차를 10잔씩(카페인 함량이 200~300mg/day) 마신 남성이 낮에 피로를 더 호소하면서 충동적이고 사치스러운 모습이 심해졌으며 다른 집 화단을 엉망으로 만드는 등의 해리성 행동을 보여 진단을 받게 되었다. 그는 진단 중 지속적인 불안감을 느꼈다고 고백했고 이후 에너지 음료를 점차 줄이자, 증상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상적인 연구는 아니지만 많은 양의 카페인 섭취가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줌을 확인하는 사례가 되었다.
<카페인의 부작용>
1. 수면 방해
2. 불안감 증가
3. 우울감 증가
4. 복통
5. 위산 역류
6. 근육경련
7. 심혈관 질환
8. 신체적 고통
9. 대인관계 문제
10. 과도하게 민감도 증가
11. 신경질
12. 주의력 결핍
13. 사고력 결핍
카페인, 얼마나 마셔야 안전할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말하는 고카페인의 위험성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성인의 일일 카페인 섭취 권장량은 400mg 이하, 임산부는 300mg 이하이다. 또한, 카페인 함량이 ml당 0.15mg 이상인 식품은 ‘고카페인 함유 식품’으로 분류되며, 제품 구매 전 카페인 함량 확인이 권장된다. 일반적으로 한 번 섭취할때 200mg 이하의 카페인은 독성이 없지만 한번에 300mg 이상 섭취할 경우 카페인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 그란데 사이즈 기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1잔당 약 225mg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2잔을 마실 경우 하루 권장량이 초과되지만 같은 매장의 민트 콜드브루는 1잔에 415mg이 포함되어 있어 한 잔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게 된다. 이렇듯 음료마다 카페인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구매 전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마무리하며
커피 한 잔의 여유가 몸을 망치는 일을 막아보자. made by freepik!
어떤 사람에게는 커피는 단순히 잠을 깨우는 음료를 넘어, 카페에 앉아 여유를 즐기는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만큼 커피는 기호 식품으로 하루에 한번 즐기는 정도로 남아 있게 된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커피는 피곤을 풀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마신다. 그렇기에 무작정 마시기를 멈추기 보다는 하루 두 잔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몸에 불안감과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은 알아야 한다. 그렇기에 내가 섭취하는 카페인 양에 늘 관심을 기울이며, 자신이 마시는 양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자. 그렇게 하루 커피 한 잔이 지친 일상에서 소중한 휴식의 순간이 되도록, 우리가 모두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참고문헌
1)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50228/131126969/2
- 동아일보 우리나라 카페인 소비율
2) https://www.mfds.go.kr/brd/m_227/view.do?seq=27563
-식약처 카페인
3) 서보라, 이심열. (2023). 20·30대 성인의 카페인 함유음료에 대한 인식 및 섭취실태 연구. 동아시아식생활학회지, 33(6), 545-554. 10.17495/easdl.2023.12.33.6.545
4) Qin, X., Li, C., Wei, W., He, D., Zhao, Y., Cai, Q., … Zhang, F. (2023). Assessing the association of coffee consumption on the relationship of chronic pain with depression and anxiety. Nutritional Neuroscience, 27(3), 196–206. https://doi.org/10.1080/1028415X.2023.2175412
5) Rodak K, Kokot I, Kratz EM. Caffeine as a Factor Influencing the Functioning of the Human Body-Friend or Foe? Nutrients. 2021 Sep 2;13(9):3088. doi: 10.3390/nu13093088. PMID: 34578966; PMCID: PMC8467199.
6) NAOSHI OGAWA, HIROFUMI UEKI. Clinical importance of caffeine dependence and abuse.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 2007 April https://doi.org/10.1111/j.1440-1819.2007.01652.x
7) What Happens After I Cut Off Caffeine?. Deborah Weatherspoon. Chaunie Brusie. 2017 July https://www.healthline.com/health/caffeine-withdrawal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xcz0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