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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창희 ]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퉁퉁퉁 사후르 밈)

"퉁퉁퉁퉁퉁퉁퉁퉁퉁 사후르"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무심코 스크롤 하다 보면 야구 방망이를 든 거대 통나무, 세 다리 달린 상어가 기괴한 이탈리아어 비슷한 말을 내뱉는 영상들을 마주하게 된다. 이 밈 관련 영상들은 수십억 뷰를 기록하고 있으며, 스페인 KFC까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캐릭터들의 피규어 사진을 올리는 등 마케팅에 활용할 정도로 대중문화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Z세대 사이에서는 이미 일상 대화의 일부가 되었으며, 매일 수백만 개의 관련 콘텐츠가 생성되고 있다.

 

브레인롯의 개념과 확산



이미지 출처: 나무위키 (트랄랄레로 트랄랄라 밈)

이 밈은 이탈리안 브레인롯이라 불린다. 브레인롯(Brainrot)은 직역하면 "뇌가 썩는다", "정신이 혼미해진다"라는 의미로,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가 2024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옥스퍼드는 이를 온라인 콘텐츠 등의 과도한 소비로 인해 사람의 정신적 또는 지적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이 용어의 사용 빈도는 2023년에서 2024년 사이 무려 230% 증가했으며, 특히 Z세대와 알파 세대 사이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탈리안 브레인롯은 이러한 현상을 대표하는 밈으로, 챗GPT로 제작한 영상에 이탈리아 억양의 Adam TTS 음성과 다양한 음악을 결합한 형태다. 의미 없음이 핵심인 이 밈은 인공지능으로 쉽게 생성되어 끊임없이 새로운 캐릭터와 세계관이 확장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무의미해 보이는 콘텐츠가 수백만 명에게 중독적인 매력을 발산할까? 그 답은 우리 뇌 속에 있다.

 

예상 밖의 보상이 주는 중독적 쾌감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무의미한 밈이 중독성을 갖는 비밀은 도파민에 있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 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도파민 신경세포는 예상 밖의 보상에 가장 강하게 반응한다. 쉽게 말해, 우리 뇌는 예측할 수 없는 것에 가장 큰 쾌감을 느낀다.

 

이탈리안 브레인롯 밈의 흥행 비결은 바로 변동형 보상 체계에 있다. 트레버 로비 박사의 이론에 따르면, 예측 불가능한 보상이 주어질 때 도파민 분비가 극대화된다. 퉁퉁퉁 사후르와 같은 캐릭터들이 언제, 어떤 형태로 등장할지 예측할 수 없고, 그들의 행동이나 대사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우리 뇌는 이를 예상 밖의 보상으로 인식하고 더 많은 도파민을 분비한다.

 

이러한 지속적인 도파민 자극은 뇌 구조 자체를 변화시킨다. 2017년 소셜미디어 중독에 관한 연구에서는 뇌의 특정 영역에서 회백질 감소가 도박이나 약물 중독자들과 유사하게 더 효율적인 충동적 뇌 시스템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는 알림 확인과 같은 충동적인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함을 의미한다.

 

브레인롯의 문제점



이미지출처: 이미지투데이과도한 브레인롯 콘텐츠 소비는 다음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1. 집중력 저하: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에 익숙해지면 더 길고 심층적인 내용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우리 뇌는 빠르게 바뀌는 자극에 적응하여 일상생활이나 학업에서 요구되는 지속적인 집중이 힘들어질 수 있다.

 

2. 현실과의 괴리: 디지털 세계의 과도한 몰입은 현실 세계와의 연결성을 약화한다. 이전 페이스북 고위 임원은 이러한 도파민 중심의 피드백 구조가 사회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3. 문화적 왜곡: 이탈리안 브레인롯 밈은 이탈리아 문화를 단순화하고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제 이탈리아 출신들은 이러한 현상이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희화화한다고 불편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4. 디지털 중독: 소셜미디어는 인간의 사회적 연결 욕구를 이용해 지속적인 사용을 유도한다. 우리는 본래 사회적 관계에서 만족감을 얻도록 진화했지만, 디지털 플랫폼은 이를 과도하게 자극하여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앤드루 프시빌스키 교수는 브레인롯의 인기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증상"이라고 표현했다. 디지털 과소비로 인한 정신적 피로와 지적 능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 현상은 현대인의 디지털 생활에 대한 중요한 경고로 볼 수 있다.

 

디지털 균형 찾기


브레인롯 밈의 확산은 디지털 시대의 정신건강에 경종을 울린다. 하지만 현대 생활에서 소셜미디어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대신, 우리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통해 디지털 균형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의식적 소비를 실천하자. 무심코 스크롤 하는 대신, 하루 중 특정 시간만 소셜미디어를 사용하고 타이머를 설정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가 생긴다.


그리고 주기적인 도파민 디톡스도 시도해 보자. 주말 하루는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고 자연 속에서 걷기, 친구와 대면 대화하기, 독서와 같은 느린 즐거움을 찾는 시간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다.


또한 잠자리에 들기 전 1시간은 블루라이트 프리 타임으로 정하고 스마트폰 대신 종이책을 읽거나 명상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고 뇌에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디지털 습관을 인식하는 것이다. 퉁퉁퉁 사후르와 같은 밈을 즐기되, 그것이 우리의 삶을 지배하지 않도록 경계선을 설정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건강한 디지털 생활은 금지가 아닌 균형에서 온다. 우리의 뇌가 디지털 도파민의 노예가 아닌, 진정한 행복과 의미를 찾는 안내자가 되도록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자.

 


참고문헌

1) He, Q. et al. (2017).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SNS) 중독과 관련된 뇌 해부학적 변화. Sci. Rep.

2) 박준민. (2025). 트랄라레로 트랄랄라, 퉁퉁퉁 사후르 뜻 의미가 도대체 뭐야. 국제 뉴스.

(https://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251416)

3) 14F. (2025). 퉁퉁퉁 사후르가 도대체 뭐야? 

(https://www.the14f.com/98660/?g=share)

4) Sebastian Haesler. (2012). DISSECTING COMPUTATION IN THE DOPAMINE REWARD CIRCUIT. HARVARD UNIVERSITY.

5) ReachMD. (2025). Understanding the Brain's Response to Social Media: A Closer Look at Dopaminergic Mechanis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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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Nasser, N. S., Sharifat, H., & Rashid, A. A. (2020). Cue-reactivity among young adults with problematic Instagram use in response to Instagram-themed risky behavior cues: A pilot fMRI study. Frontiers in Psychology.

7) 김미나. (2024). 멍 때리고 휴대폰 보는 ‘브레인 롯’ 옥스포드대 올해의 단어 선정. 한겨레

(https://iii.ad/8818ea)

8) 장인선. (2020). [세계 뇌의 날] 중독은 뇌 병들게 만드는 ‘뇌질환’. 헬스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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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5-23 08: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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