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한국심리학신문=김수현 ]
“시험공부? 오늘 하루 밤새우지, 뭐!”
“딱 이거 하나만 더 보고 자야지.”
시험공부를 위해, 계속 미뤄온 과제를 하기 위해, 아니면 유튜브 영상 딱 하나만 더 보고 자야지 했다가 밤을 새워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분명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면 후회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 없다. 그냥 단순 게으름으로 치부하기에는 많은 사람이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 왜일까?
• 10분만 더 있다가 잘래
수면 회피는 잠을 자지 않고 늦게까지 깨어있는 행위로, 다른 말로는 취침 미루기라고 한다.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이 지속되며, 장기로 이어질 경우 수면 부족, 당뇨병, 우울증 같은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수면의 중요성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수면을 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놀랍게도 수면 회피는 많은 사람에게 흔하게 일어나는 증상이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의대 니콜 아베나 박사는 “낮에 혼자만의 시간을 갖지 못하면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일이 끝난 밤에 그 시간을 되찾고 싶어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낮 동안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에 밤에 잠을 미뤄서 휴식 시간을 갖는다는 말이다. 꼭 휴식이 아니라 일이나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잠을 포기하는 것도 수면 회피에 해당한다.
수면 회피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정신과 전문의 알렉스 디미트리우 박사는 수면 회피가 폭식 행동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폭식 행동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음식을 먹어치우는 행위로,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잠을 자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일 아침 개운한 기상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은 어느 정도 의지가 필요한 일이다. 반면 SNS를 보거나 밀린 드라마를 정주행하는 일은 쉽다.
디미트리우 박사는 수면 회피의 또 다른 이유로 "어떤 사람들은 낮에는 너무 책임감이 강해서 밤에는 책임감이 바닥납니다."라며 자아 고갈을 설명해 심리학계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 편안한 잠을 자려면
1. 전자기기 사용하지 않기
전자기기가 수면을 방해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자기기에서 방출되는 푸른 빛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억제하는 것은 물론, SNS 확인•TV 프로그램 시청 등 긴 화면 사용 시간이 잠을 미루게 만든다. 그러니 적어도 잠들기 1시간 전에는 전자기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2. 수면 습관 만들기
독서, 명상, 일기, 스트레칭? 뭐든 좋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우리가 건강한 잠을 자도록 돕는다. 따로 없다면 간단한 수면 습관을 하나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3. 틈틈이 휴식 시간 가지기
수면 회피의 원인이 부족한 휴식 시간이라면 낮 동안 충분한 휴식을 가져야 한다. 일이 너무 많아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중간에 잠깐이라도 틈틈이 휴식을 가지는 편이 좋다.
•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1. 주말에도 일상 유지하기
주말에도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을 유지해야 한다. 잠을 주말에 몰아 자는 건 좋지 않은 행동이다. 실제로 수면 전문가들은 주말과 공휴일에도 일정한 수면 시간을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관성 유지를 위해서다. 우리 뇌는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활력을 얻기 때문에, 일관성 유지는 수면 위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2. 침실에서는 일하지 않기
침대가 있는 공간에서는 일하지 않는 편이 좋다. 침대에서 일하면 뇌가 작업 공간과 휴식 공간을 구분하기 어려워져 수면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디미트리우 박사는 이에 대해 “걱정하고, 일하고, 침대에서 자지 않는 것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니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거실이나 서재를 이용하도록 하자.
3. 자신의 수면 기준 파악하기
무엇이든 사람마다 각자 기준은 다르다. 수면도 마찬가지다. 수면 시간과 기분, 에너지 수준을 기록하면서 비교하면, 자신의 최적 수면 시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때 기분과 에너지 수준은 약 2~3시간 간격으로 살펴보고, 졸음이 찾아오는 오후는 집중적으로 기록하는 게 좋다.
• 마무리하며
대한수면학회 권장 수면시간은 7~9시간으로, 성인은 적어도 7시간 이상 잠을 자야 한다. 그러나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5시간 59분으로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수면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고 문헌]
Lindsey Lanquist. (2025, March 23). Are You a Sleep Procrastinator? Here's How to Stop Pushing Back Your Bedtime to Get the Rest You Need. REAL SIMPLE. https://www.realsimple.com/sleep-procrastination-11697349
Maggie O'Neill. Procrastination Is Ruining Your Rest—Here’s How to Break the Habit. verywellhealth. https://www.verywellhealth.com/revenge-bedtime-procrastination-1172182
박지수. (2025년 3월 13일). '한국인은 잠 못 이루고…' 평균 수면시간, 18%나 적었다. 이코노미스트.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2503130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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