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한국심리학신문=유영서 ]



일상생활 중 대중교통을 타거나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높은 확률로 행인들의 가방에 키링이 달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키링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보편적으로 인형 키링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 가장 많다. 어린이부터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 심지어는 직장인들까지 연령대를 불문하고 가방을 작은 인형으로 꾸미는 유행이 돌고 있는 것이다. 가방이 아닌 바지에 키링을 달거나, 가방 하나에 대여섯 개씩 되는 인형들을 한꺼번에 단 사람도 드물지 않다. 유행 초반에는 ‘어린이도 아니고 저게 뭐야?’라는 식의 부정적인 시선도 일정 부분 있었지만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 더 나아가 하나의 문화로 완전히 자리 잡게 되었다. MZ세대들에게 단순한 장난감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 키링 열풍의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MZ세대의 자기표현 방식


 

가장 먼저 인형 키링의 유행은 MZ세대들의 자기표현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나만의 방식, 나만의 형태로 키링이나 파우치를 제작하거나 티셔츠와 신발 등을 커스텀 하여 착용하는 유행과 맞물리는 현상이다. 같은 가방을 들더라도 착용하는 키링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낼 수 있어 자기만의 개성을 나타내기 좋은 도구가 된다. 가방을 새로 사는 것보다는 키링을 새로 사서 바꿔 다는 것이 경제적 측면에서 이득이기도 하다. 리셀가가 붙어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키링도 많지만, 대부분은 1-2만 원 선에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를 수집하는 데 부담이 덜한 것이다.

 

키덜트 트렌드


 

‘키덜트’란 아이(kid)와 어른(adult)을 합친 신조어로 성인들의 장난감을 뜻한다. 어린 시절에 만화를 즐겨 보며 자란 세대가 성인이 된 후 구매력을 갖추며 인형 등의 장난감 소비로 이어지는 것이다.1) 아이였을 때는 부모님이나 주변 어른이 사주지 않으면 장난감을 가질 수 없었지만, 어른이 된 후에는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옛날에 가지지 못한 장난감을 마음껏 구매할 수 있다. 실제로 만화 <짱구는 못 말려>를 보고 자란 세대가 대체로 성인이 된 시기인 지금, 짱구 캐릭터 상품의 인기는 나날이 오르며 각종 콜라보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향수를 자극하는 캐릭터를 가방에 달아 유년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즐기는 효과 또한 상당하다.

 

인형이 주는 심리적 안정 효과


 

신경생물학 및 지각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뇌에서 촉각 자극을 추구한다는 결과가 있다.2) 어린 시절 포근하고 부드러운 보호자의 품에 안겨 마음을 안정시키던 기억이 다 큰 후에도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 옛날 보호자의 품만큼은 아니더라도, 부드럽고 폭신한 인형을 손에 쥐고 만지작거리는 행위만으로 정서적 안정 및 위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 큰 성인이 커다란 인형을 가지고 다니며 안고 있는 것은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인형 키링을 잠깐 쥐고 있는 정도라면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가방에 달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손에 쥘 수 있을 만큼 휴대가 용이하고 부피도 작기 때문에, 좋아하는 인형을 달고 다니며 불안할 때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심리적 안정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성을 추구하는 세상


 

인형 키링이 유행하는 이유를 단순히 귀여움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보다 더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문화일지도 모른다. 옷이나 가방 등을 사려면 큰마음을 먹고 사야 할 정도로 물가가 오른 요즘, 작은 인형 키링을 구매하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일상생활 속의 스트레스를 귀여운 물건 하나 사는 것으로 풀기도 하고, 그 인형이 그대로 애착 인형이 되어 심리적 안정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평균 가격대가 높지 않더라도 자기도 모르는 새 모방 소비나 과소비로 이어지지 않게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늘 인식해야 한다. 이미 많이 가지고 있어 더 이상 쓸모가 없는 키링을 사서 쌓아둔다거나, 다른 사람이 착용한 모습을 보고 충동적으로 따라 구매한다거나 하는 등의 습관을 들이지 않는다면 작은 비용으로 큰 즐거움을 얻는 건강한 소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이혜리, “귀여운 우릴 달아봐”···MZ 키치템 ‘인형 키링’에 진심인 어른이들, 이코노미스트, 2023.06.03.

2) 최고야, 어른도 가끔은 ‘애착인형’이 필요하다, 동아일보, 2025.02.02.




※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에 방문해서 확인해보세요!

※ 심리학, 상담 관련 정보 찾을 때 유용한 사이트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심리학, 상담 정보 사이트도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 재미있는 심리학, 상담 이야기는 한국심리학신문(The Psychology Times)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10240
  • 기사등록 2025-06-05 08:23:22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현재의견(총 1 개)
  • yeo_mazing2025-06-30 21:25:32

    요즘 라부X라는 캐릭터 키링이 정말 인기가 많은데, 기사 제목을 보자마자 그 생각이 났습니다. 확실히 자기 개성을 캐릭터를 이용해 표현하는 분위기가 대세인데, 지금은 자기 표현의 차원을 넘어 그 캐릭터를 추구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가치와 비용이 투자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자기 표현이 상품화되는 현실을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은 또 아닌 것 같습니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