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윤
[한국심리학신문=허서윤 ]사진=Unsplash
“A 후보자는 이러한 이유로 안됩니다!”
“B 후보자의 친인척은 이런 의혹이 있습니다.”
선거철이면 토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상대 후보의 약점, 부정적인 측면을 집중 공격하는 전략으로 이를 네거티브 선거운동이라고 한다. 타인을 비방하여 올라가려고 하는 전략이다 보니 보기에 썩 좋지는 않지만, 그 효과가 매우 확실하다. 그렇다면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어떻게 유권자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것일까?
나쁜 것은 좋은 것보다 강하다
아주 적은 양의 부정적인 정보만으로도 인상에는 큰 영향이 간다. Yzerbyt와 Leyens는실험 참가자들에게 해당 배우에 대한 정보를 순차적으로 제공하면서 배우가 호감형 역할에 어울리는지, 비호감형 역할에 어울리는지 판단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은 이전에 배우에 대한 호감형 정보를 여러 개 받았더라도, 그다음에 비호감형 정보를 주면 바로 해당 배우가 호감형 역할에 적절하지 않으며 비호감형 역할에 어울린다고 판단을 변경한 것을 관찰하였다. 아주 적은 양의 부정적인 정보가 전체적인 인상 판단에 매우 빠르고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해당 실험은 긍정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양의 긍정적인 정보가 필요하지만, 부정적인 인상에는 적은 양의 부정적인 정보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선거 운동에서도 마찬가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A 후보자가 자신의 좋은 점과 좋은 공약을 어필하여 긍정적인 인상을 열심히 만들었다. 하지만 B후보자의 네거티브 선거운동으로 부정적인 면이 노출된다면 사람들은 아주 빠르게 A후보자에 대한 인상을 부정적인 인상으로 변경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타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상을 바꾸는 데 효과적이다.
손실회피(loss aversion) 전략
만원을 얻었을 때의 즐거움과 만원을 잃었을 때의 고통, 어떤 게 더 클까? 사람들은 얻었을 때의 즐거움보다 잃었을 때의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가지고 있는 것을 잃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성이 있다. 이를 손실회피(loss aversion)라고 한다.
투표에서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손실 회피 경향성을 보인다. A후보자의 공약이 가져올 이익, B후보자의 공약이 가져올 이익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A후보자의 공약이 가져올 손실과 B후보자의 공약이 가져올 손실을 비교하는 것이다. 그 결과 A후보자의 공약이 가져올 손실이 더 크다면 이를 피하고자 B후보자에게 투표하게 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특정 정당을 싫어하는 유권자들이 그 정당의 후보자 당선을 막기 위해 덜 싫어하는 정당에 반대투표하는 형태로도 손실 회피 전략이 나타난다. 가령, A정당의 후보자인 A가 유력한 당선인이라고 보도됐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A정당을 싫어하는 유권자들은 자신의 지지정당과는 관계 없이 후보자A의 당선을 막는 데 집중하여 덜 싫어하는 정당 B의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지정당의 후보자가 낙선되는 것보다, 싫어하는 후보자가 당선되는 것이 더 고통스럽기 때문에, 차라리 덜 싫어하는 정당의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것을 선택한다.
네거티브 선거운동, 유권자에게도 이익을 가져다 줄까?
후보자의 입장에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타후보자에게서 자신에게로 돌리는 데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유권자에게도 마찬가지일까? 물론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도덕적인 인물을 골라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가 이 전략에 너무 쉽게 휘둘리는 모습을 보인다면 후보자들은 좋은 공약을 내놓는 것보다는 타후보의 약점을 잡는 데에만 열중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살기 좋은 국가를 만드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한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타후보의 단점, 근거 없는 의혹들에만 휘둘리기 보다는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몇년 간의 미래가 달려 있는 만큼 좋은 후보자를 신중하게 골라내는 것이 유권자가 해야 할 일이다.
참고 문헌
1) Baumeister, R. F., Bratslavsky, E., Finkenauer, C., & Vohs, K. D. (2001). Bad is stronger than good.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5(4), 323–370. https://doi.org/10.1037/1089-2680.5.4.323
2) 김연숙. (2018). 부정적 정당 감정과 후보자 선택. 한국정치학회보, 52(4),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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