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희
[한국심리학신문=전세희 ]
현대카드 이미지 출처_현대카드
"자동차 VOLVO에게 스포츠카는 어울리는지?"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가?"
"현대카드는 어떤 이미지인가?"
쉽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위의 질문을 들으면 그에 맞게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브랜드는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지만 각각의 브랜드에 맞게 성격을 떠올릴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은 센세이션하면서도 젊은 성격일 것 같다는 말에 대부분은 동의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전략을 바로 브랜딩이라고 부른다. 최근 브랜드의 이미지는 단순히 물건의 성격인 '가격이 싸다', '가성비가 좋다' 가 아닌 '키치한', '착한', 시크한' 등의 사람을 꾸미는 형용사로 바뀌고 있다. 최근 브랜드에는 사람과 같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X 처럼 각각의 계정도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바로 의인화라고 한다.
의인화(Anthropomorphism)
의인화는 인간이 아닌 존재에 대해 인간의 특성, 감정, 또는 의도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의인화의 대상은 동물 뿐만 아니라 자연현상, 종교적 존재, 기술 장치 등 광범위하다. 심리학에서 의인화를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어한다는 인간의 본능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단절되는 것을 건강에 해롭고 나쁜 것으로 인식한다. 이때 다른 대상에 의인화를 하게 되면 사회적 연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느낀다. 이렇게 의인화가 된 존재는 도덕적 주체로 간주하고 이러한 존재가 공감적 배려와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최근 들어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펫 + 패밀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 단어 안에는 애완동물을 사람과 같이 동일하게 생각하겠다는 의인화가 숨어있다.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놓치지 않고 2022년 '펫 컬렉션'을 선보였다. 구찌 시그니처 로고가 프린팅된 미니 소파의 가격은 1,000만원을 훌쩍 넘는데도 상당한 수요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의인화는 굉장한 효과를 지닌 인간의 기술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의인화는 어떻게 쓰여지고 있을까.
의인화는 소비자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인간에게 의인화의 영향이 크다는 것이 알려지자 다양한 분야에서 의인화를 사용하여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예시가 환경에 대해 지속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것이다. 위의 그림은 Ketron 등(2019)의 실험에서 의인화가 사람들의 행동을 정말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사용되었다. 실험 집단을 3개로 나누어 집단 1에는 눈,코,입이 그려져 있지 않은 나무를 제시하였고 집단 2에는 미소를 짓고 있는 나무를, 집단 3에는 슬픈 표정의 나무를 제시하였다. 손을 씻게 한 후 집단마다 각각의 그림을 보고 페이퍼타올과 비누를 얼마나 이용하는 지를 분석하였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눈,코,입을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은 집단을 제시하지 않은 집단보다 슬픈 표정의 나무를 본 집단이 페이퍼타올과 비누를 더 적게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눈,코,입을 제시하며 의인화를 건들이는 것 만으로도 사람들의 행동을 움직일 수 있다.
브랜드에 의인화를 적용하는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브랜드를 의인화하고 하나의 정해진 이미지로 만드는 것을 브랜드 성격이라고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자기 개념이나 자신의 성격과 일치되는 브랜드를 좋아한다. 자기 개념을 세분화하고 넓어져가는 소비군 속에서 의인화는 또 다른 판매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1) Ketron, S., & Naletelich, K. (2019). Victim or beggar? Anthropomorphic messengers and the savior effect in consumer sustainability behavior.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96, 7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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