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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이지언 ]



일상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 누군가에게는 정말 당연한 이 소리가 모두 같은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 음식을 씹는 소리, 볼펜을 딸깍거리는 소리 혹은 시계의 초침이 째깍거리는 소리 등 일상생활 속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리들이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런 소리들이 유난히 신경이 곤두서고 불쾌감이나 짜증이 몰려와 참을 수 없었던 경험이 있다면 ‘청각과민증’이나 ‘미소포니아‘일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일상 속 이유 모를 불쾌함의 해답은 소리에 있을지도 모른다.

 

모든 소리가 버거워 '청각과민증'


청각과민증은 “보통 사람들이 별로 불편해하지 않는 일상적인 음 자극을 견디지 못하는 증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청각과민증을 겪는 사람의 경우 청각이 과도하게 예민하여 다른 사람에겐 일상적이고 크지 않은 사소한 소리들조차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들은 특정 소리 하나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닌 모든 소리 전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단순히 예민함의 문제가 아닌 신경학적 민감성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또한 불쾌 역치가 정상보다 낮아 모든 소리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나타낸다. 불쾌하다고 느끼는 자극의 최소 강도가 일반적인 기준보다 낮기 때문에 주변의 소음이 끊임없이 신경계를 자극한다. 더 정확히 보자면 하구 내측 슬(heschl's gyrus medial segment), 상체 청각피질 등에서의 과활성화가 나타나며, 자극에 하구 또는 그 이하 청각로에서 의미 있게 증가된 신경 신호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심리적인 불편감을 넘어 짜증이나 공포, 고통, 회피와 같은 변연계의 정서 반응과 함께 식은땀이나 심박수의 증가 등 자율신경계 반응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이처럼 민감한 반응이 객관적인 소리의 크기와 형태와는 무관하게 오로지 개인의 신경 반응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학계에 따르면 입력되는 음 자극의 강도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신경 흥분이 발생한다는 이론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청각과민증은 단순히 청각적 기능의 문제가 아닌 뇌가 소리를 처리하고 감정과 연결하는 방식 전반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난 이 소리가 싫어 '미소포니아'


미소포니아는 그리스어로 ‘혐오감’을 뜻하는 미소스( Misos )와 ‘소리’라는 뜻의 포네 ( Phone )를 합친 말로 특정 소리에 대해 감정적, 신체적인 반사적 거부 반응을 보이는 증상이다. 특정 소리에 대해 불편함, 혐오 반응 등을 느끼고 이를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이러한 반응은 귀가 아닌 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청각에서 들어오는 신호는 정상적이지만 이 신호가 들어오며 대뇌에서 해석되는 과정에서 변연계와 자율 신경계가 과하게 반응한다.주파수가 문제가 아니라 소리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 자의적 반응이라기 보다는 비자발적이며, 정서적 반응과 동시에 심박 상승, 근육의 긴장, 불안정한 호흡 등의 변화도 동반된다. 

 

미소포니아는 단순한 감각적 문제도 있지만 심리적 해석과 연관된 정서적 반응이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소리의 그 자체 문제가 아니라 그 소리와 연관된 개인의 인식과 감정적인 의미 부여가 있다. 이는 소리에 대한 단순한 청각적 민감성을 넘어 인간관계, 기억, 감정 등 여러가지 의미와 심리적 요소가 복합되어 있을 수 있다.

 

미소포니아는 현재까지 학술적 정의나 뇌 과학적 분석이 완전히 규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증상이 개인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정서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지 불편함을 넘어 회피 행동이나 분노, 스트레스 등의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인식과 개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뭐가 다른거야?


청각과민증과 미소포니아 모두 소리에 대한 비정상적 반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청각과민증과 미소포니아는 혼용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극의 범위나 반응을 양상에서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청각과민증의 경우 소리의 크기, 주파수 등 물리적인 특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 미소포니아의 경우 소리의 물리적 특성보다 소리가 발생하는 상황이나 특성 소리에 심리적으로 반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두 증상 모두 ‘음 내성 저하증’이라는 소리를 참아내는 능력이 떨어지는 상태에 해당하며 두 가지 증상을 혼합하여 동시에 겪는 경우도 존재한다.

 

외부 자극에 대한 과민한 반응이 단순히 예민한 성격 때문이라고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예민함과는 다른 이는 신경학적 반응이다. 특정 소리를 견디기 힘들어하는 이들에게는 실제적인 불쾌감과 고통이 될 수 있고 그 반응 또한 뇌와 신체가 만들어내는 비자발적 반응일 수 있다. 

 

소리는 우리가 예상할 수 없이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삶 속에 등장한다. 하지만 어떤 소리는 너무 신경쓰이고 불편함을 넘어 불쾌한 마음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흐름은 어쩌면 내가 예민하고 참을성이 없는 문제와는 상관없는 뇌의 신호일 수 있다. 


 *참고자료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4/24/2024042401855.html

남의철. "청각과민증(Hyperacusis)의 기전, 진단 및 치료." 임상이비인후과 22.1 (2011):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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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6-25 08: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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