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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김가은A ]


출처 : @filmprompt

ChatGPT가 없던 시절, 우리는 어떻게 공부하고 과제를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이제는 ChatGPT에 의존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방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ChatGPT를 비롯한 AI 도구는 자료조사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고, 학습과 작업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실제 이번 학기 수강한 강의들의 과제 가이드라인

과거 번역기의 등장이 학계에 논란을 일으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를 배척하기보다 ‘도구’로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향을 택한 것처럼, 오늘날에는 ChatGPT 역시 유용한 학습 보조 도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실제 일부 대학 교수들은 과제를 할 때, 일정한 범위 내에서 AI 도구 활용을 일부 허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AI에 대한 사회적 수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알고리즘 기반 도구에 대한 의심과 거부감을 보인다. 



지난 2월, 미국에서 발생한 ‘AI 생성 허위 판례 인용’ 사건은 ChatGPT에 대한 불신에 기름을 부었다. 대형 로펌 모건앤모건(Morgan & Morgan) 소속 변호사 두 명이 ChatGPT가 만들어낸 허위 판례를 법정에서 그대로 인용했다가 법원의 제재를 받고, 결국 로펌에서 해고된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ChatGPT가 사용자들의 모든 발언에 지나치게 동의하거나 칭찬하는 등 ‘아첨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례도 지적되고 있다. 

 

AI 도구를 산업조직 현장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관한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AI에 대한 무조건적인 수용이나 거부를 넘어서, AI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과 그 활용 가능성을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전문가일수록 AI를 못 믿는다?


Algorithmic Aversion(알고리즘 회피)는 사용자가 인공지능 사용을 기피하는 심리적 경향을 의미하며, 이는 사용자 개인의 전문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Allen & Choudhury (2022)는 IT 업계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같은 사람이 알고리즘 도구를 사용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문제 해결 성과를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알고리즘을 더 잘 활용하고 수용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는 달리, 알고리즘을 통한 성과는 중간 수준의 전문성에서 가장 높았고, 이후에는 오히려 감소하는 역U자형 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알고리즘보다는 자신의 능력과 판단을 더 신뢰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감도 깊이 인식하기 때문에 AI 사용을 꺼린다는 경향성으로 설명된다. 반면, 전문성이 낮은 사람은 AI가 제공하는 결과를 충분히 이해하거나 판단할 능력이 부족해 알고리즘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중간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 사용자가 알고리즘을 가장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는 결론이다. 



감히 AI가 나를 판단해?


인공지능은 HR 직무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AI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 태도를 모니터링하고, 성과 평가를 자동화하여 피드백을 제공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Tong et al. (2021) 은 AI가 생성한 피드백이 직원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들은 한 대형 금융서비스회사의 직원 265명을 대상으로, AI 피드백을 받은 집단과 상사로부터 피드백을 받은 집단으로 무작위 배정한 뒤, 이후의 업무 성과를 추적했다. 


출처 : Tong et al. (2021)

그 결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AI는 인간 상사보다 더욱 질 높은 피드백을 제공해 직원 성과를 향상시키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원들이 피드백의 출처가 AI라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결과는 반전되었다. AI 피드백에 대한 신뢰 부족, 그리고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하면서 성과가 오히려 저조해진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효과는 연차가 낮은 직원들에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Tong et al. (2021)은 HR직무에서 AI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두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첫째, 직원들에게 AI 사용의 목적, 이점, 그리고 적용 범위를 명확히 설명함으로써, 피드백에 대한 불신과 불안을 완화하는 것이다. 둘째, 직원들의 연차나 경험 수준에 따라 AI 활용 방식을 차별화하는 것이다. 연차가 낮은 직원일수록 AI 피드백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므로, 도입 초기에는 사람 중심의 피드백을 병행하거나, AI 사용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조직 내에서 알고리즘에 대한 저항을 줄이고, AI를 보다 수용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도구로 자리 잡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AI, 똑똑하게 활용하기


ChatGPT를 비롯한 AI 도구는 우리의 삶을 180도 바꿔 놓았다. 이제는 인공지능을 맹목적으로 따르거나 비판하기보다는, AI를 어떻게 ‘똑똑하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AI의 판단을 그대로 수용할 것인지,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할 것인지는 인간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을 이해하고 다룰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그리고 기술이 미치는 영향을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인문학적 소양이 함께 요구된다. 결국, AI를 똑똑하게 활용하는 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통찰에서 나온다.


< 출처 > 

Allen, Ryan, and Prithwiraj Choudhury. "Algorithm-Augmented Work and Domain Experience: The Countervailing Forces of Ability and Aversion." Organization Science 33, no. 1 (January– February 2022): 149–169.

Tong, S., Jia, N., Luo, X., & Fang, Z. (2021). The Janus face of artificial intelligence feedback: Deployment versus disclosure effects on employee performance.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42(9), 1600–1631. https://doi.org/10.1002/ smj.3322

이재은. (2025, 4월 27). 오픈AI GPT 성능 좋아졌다는데 거짓 정보 제공 환각 현상은 왜 더 심해질까조선비즈. https://biz.chosun.com/it-science/ict/2025/04/27/2ZBI6O6KAZD3NLWY2XB4KJ2PM/

정혜경. (2025, 4월 30). GPT '선 넘은 아부지적에"업데이트 취소". SBS 뉴스.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083939&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최만수. (2023, 3월 5). GPT, 어디까지 허용?”…새학기 대학가 뜨거운 논쟁. 한국경제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030579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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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7-04 08: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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