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은
[한국심리학신문=전성은 ]
사진 출처: 초간단 에겐녀 테토녀 VS 에겐남 테토남 뜻
신조어 속 심리학: 밈은 우리를 어떻게 말하는가?
‘테토남’, ‘에겐남’에 이어 ‘테토녀’, ‘에겐녀’라는 신조어까지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얼핏 보면 단순한 유형 나누기 같지만, 이 밈들은 단지 외모나 취향을 넘어 행동 경향성과 심리적 특성의 자기 투영을 담고 있다. 성격심리학적 관점에서 본다면, 이는 성 호르몬과 관련된 기질 특성을 대중이 언어화한 흥미로운 현상이다.
테스토스테론의 언어: ‘테토’형 인간의 심리 코드
테스토스테론은 흔히 ‘남성 호르몬’ 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녀 모두에게 존재한다. 이 호르몬이 높을 경우, 공통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특성은 목표 지향성, 경쟁성, 결정력이다. 테토남은 무리 생활에 익숙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며, 감정보다 실천을 중시한다.
반면, 테토녀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논리적 사고를 중시하며, 기존 여성상에서 벗어난 자기 주도적인 기질을 보인다. 진화 심리학 관점에서 이는 생존과 자원 확보에 적합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도전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태도는 직장이나 목표 지향적 활동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감성적 지능의 얼굴: ‘에겐’형 인간의 내면 탐색
에스트로겐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보다 감정 중심적이고 공감적인 태도가 나타난다. 에겐남은 섬세한 관찰력과 타인의 감정을 빠르게 읽는 능력을 갖추며, 연애나 대인 관계에서 부드러운 소통으로 매력을 발산한다. 에겐녀는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관계 중심의 사고가 두드러진다.
이들은 높은 정서 지능(EQ)을 바탕으로 타인의 감정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며 인간관계를 주도한다.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은 정서 지능이 높은 사람이 갈등을 조율하고 타인과의 신뢰를 형성하는 데 강점을 지닌다고 보았으며, 특히 공감 능력은 효과적인 리더십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사회는 감성적 소통과 공감 능력을 갖춘 리더에 대한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는 ‘에겐’ 유형의 정서적 감수성과 관계 중심적인 특성이 새로운 사회적 강점으로 주목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별을 넘어선 심리 유형의 분화
흥미로운 점은 이 네 가지 유형이 더 이상 생물학적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토녀는 강한 추진력과 독립성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개척하고, 에겐남은 정서적 감수성과 배려로 관계의 질을 높인다. 즉, 현대사회는 성호르몬에 기반한 심리적 특성이 개인의 성 정체성과는 독립적으로 발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인식 변화와도 연결된다. 사회 심리학자 샌드라 뱀은 사람의 성격은 남성성과 여성성을 모두 가질 수 있으며, 그 조합이 가장 심리적으로 건강하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양성성' 개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테토’나 ‘에겐’이라는 구분도 단순히 나뉘는 것이 아니라 혼합되고 융합되는 스펙트럼에 가깝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비교와 정체성의 심리학
이러한 밈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보고자 하는 심리 때문이다. 사회 심리학의 사회적 비교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타인과 비교함으로써 자신을 평가하고 정체성을 형성한다.
테토형이나 에겐형이라는 틀은 그런 비교를 위한 현대식 프레임이자, 자기 이해의 지름길이 된다. “나는 감정보다는 논리를 중시하나?”, “나는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는 편인가?” 같은 질문은 단순한 밈을 넘어 자기 성찰의 계기로 작용한다.
밈을 통한 자기 이해의 시작
결국 ‘테토남’, ‘에겐남’, ‘테토녀’, ‘에겐녀’라는 표현은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우리 안에 있는 다양한 심리적 특성에 이름을 붙여주는 현대적 심리 도구다. 심리학적으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우월하거나 매력적이냐가 아니라, 자신의 특성을 어떻게 이해하고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 밈을 소비하는 행위는 단지 유머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현대인이 심리학적으로 얼마나 자기 이해에 관심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문화적 증거다. 오늘 당신은 어떤 유형에 더 가까운가? 중요한 건, 그 모든 유형이 정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1) Archer, J. (2006). Testosterone and human aggression. Neuroscience & Biobehavioral Reviews, 30(3), 319–345.
2) Goleman, D. (1995). Emotional intelligence. Bantam Books.
3) Baron-Cohen, S. (2003). The essential difference: Male and female brains and the truth about autism. Basic Books.
4) Festinger, L. (1954). A theory of social comparison processes. Human Relations, 7(2), 117–140.
5) Bem, S. L. (1974). The measurement of psychological androgyny. Journal of Consulting and Clinical Psychology, 42(2), 155–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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