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서
[한국심리학신문=임은서 ]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5월 황금연휴 기간 때는 일주일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행객이 1,473천명이였으며 지난해보다 10.1%나 증가했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해외여행자수가 2024년에 2,868.6만명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많은 항공사에서는 특가 항공권, 추가 마일리지 적립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고물가, 고환율 시대지만 해외여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현실도피하기 위한 여행
요즘 학업,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반복되는 일상에 답답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가기도 한다. 해외여행을 가게 된다면 현실에서 벗어나 학업이나 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여행에 집중하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특히 젊은 층에서 두드러지는 경향인데 보복 소비처럼 일종의 보복 여행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여행을 하면 답답한 곳으로부터 해방된 느낌이 들고 이 느낌 자체가 도파민을 생성시키고 외부 활동으로 인해 도파민이 증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서은 교수는 여행을 하면서 행복을 학습해 힘든 일상이 다가오면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올리는 도파민성 중독회로와 관련 있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을 따라하는 여행
SNS, 유튜브, TV에서 여행 콘텐츠도 많이 나오면서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니돈내산 독박투어 등의 TV 프로그램이나 쏘이더월드, 곽튜브, 영알남 등 다양한 유튜버가 맛집을 추천해주거나 해외여행 시 주의할 점, 최저가 여행지 등에 대해 알려주는 콘텐츠가 많고 사람들은 이를 보고 똑같이 해외여행을 즐긴다. 해외여행 가는 것을 타인과 똑같이 행동하려는 것은 다른 사람과 동일시 하고 싶어하는 경향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디어와 관광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를 살펴보면 여행에 관련된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등장인물이나 그 상황에 동일시를 통해 몰입을 높이고 직접 모방하려는 심리까지 생기게 되고 그것이 곧 관광행동으로 연결된 것이라고 한다. 동일화 갈망이란 동일시와 유사한 개념으로 시청자가 미디어의 등장인물처럼 되고 싶은 심리적 욕구를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때 자신과 성별, 외모, 연령, 인종, 경제 수준 등이 비슷하다면 그 등장인물에 더 친밀감을 느낀다. 연구자들은 매체에 소개된 인물들에게 유사성을 느끼거나 동일화 갈망이 생긴다면 그 인물들이 선택한 관광 목적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태도가 생길 것이라고 봤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따라서 해외여행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여행 유튜버의 경우 일반인과 같은 평범한 외모, 평범한 경제 수준을 가져 일반인이 해외여행 갔을 때 겪을 수 있는 일 등에 더 잘 공감하고 몰입하여 볼 수 있기 때문에 동일화 갈망을 느끼기 좋고 같은 곳에 여행 가고 싶어하는 심리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주인공 의식이 이끄는 여행
아주대학교 김경일 교수는 한국 사람들이 고물가, 고환율임에도 여전히 해외여행 수요가 높은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주체성과 주인공 의식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과 우리나라의 주체성을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주체성이 현저히 높은 것을 볼 수 있다. 주체성이란 자신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확인하려는 성향을 말하고 주인공 의식은 자신이 모르는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진 찍을 때 배경만 찍는 것이 아닌 내가 꼭 나와야 하거나, 내가 가는 곳마다 비가 내린다고 생각하는 등의 사고 방식이 주인공 의식이다. 물리적으로 작은 나라에서 주체성과 주인공 의식이 강하며 해외에 나가 무언가를 보고 오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과학적으로 정확히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주체성과 주인공 의식이 강할수록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궁금해 할 가능성이 높고 한국 사람들은 이러한 이유로 인해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일 교수는 한국인의 해외여행 유형은 한번 여행 갈 때 크고 길게 가기보다는 짧게 여러 번 여행을 가는 패턴이 만들어질 것이라고도 덧붙이기도 했다. 앞으로 한국인들은 불안과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 가는 것을 더욱 선호하게 될 것이고 여행 콘텐츠가 더 많아질수록 모방심리와 동일시 갈망이 생겨 그들을 따라 여행 가고 싶어할 것이다. 해외여행을 가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내가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가는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며 남들만을 쫓아가는 것이 아닌 진짜 행복을 찾기 위해 여행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1) 윤슬빈, 장수영. (2025.01.22). "한국인 해외여행 많이 떠나는 이유?…주인공 의식 때문”. 뉴스1. https://www.news1.kr/industry/hotel-tourism/5666869
2) 신소영. (2023.08.18.) 매일 항공권 사이트 들락날락하는 나… 혹시 ‘여행병’? [별별심리]. 헬스조선.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3/08/17/2023081702439.html
3) 신용현. (2025.06.07.). 중국 아니었다면 '아찔'…5월 황금연휴에 울고 웃었다. 한국경제신문.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6057618g
4) 서병진, 김민경, 이충훈. (2018). 리얼리티 여행프로그램 시청자의 지각된 유사성, 동일화 갈망 및 준사회적 상호작용이 관광태도에 미치는 영향. 관광연구논총, 제30권(1호). 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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