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나A
[한국심리학신문=이유나A ]
마피아 게임은 규칙만 보면 단순하다. 몇 명의 마피아와 시민, 그리고 사회자, 낮과 밤의 반복. 하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누구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심리의 숲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이 게임의 진짜 매력은 우리가 일상에서 잘 드러내지 않는 인간 본성인 신뢰와 의심, 설득과 관찰, 그리고 연기가 극적으로 교차하는 무대라는 데 있다.
이런 이유로 마피아 게임은 오프라인 모임은 물론, 네이버 카페 등 각종 모바일 앱 커뮤니티 등 온라인 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리고 그 인기의 이면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심리적 쾌감과 인간 관계의 본질이 숨어 있다.
신뢰와 불신, 그리고 ‘거짓말의 미학’
마피아 게임의 첫 번째 재미는 바로 신뢰와 불신이 교차하는 긴장감이다.
이명석 문화비평가는 한겨레 칼럼에서 “마피아 게임은 정보를 가진 소수와 정보를 모르는 다수의 대결 구도”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 게임이 현실의 간첩, 산업스파이, 사기꾼 같은 존재를 연상시키며, 우리 사회의 ‘숨은 적’을 찾아내는 심리적 드라마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플레이어들은 제한된 정보 속에서 서로를 의심하고, 때로는 평소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평소라면 꺼릴 ‘거짓말’을 직접 시도하고, 남의 거짓말을 간파하려 애쓰게 된다. 마피아 역할을 맡은 사람은 자신이 시민인 척 연기해야 하고, 시민은 마피아를 색출하기 위해 상대의 말과 행동을 예리하게 관찰한다. Science of People의 분석에 따르면, 마피아 게임은 “신뢰와 의심 사이에서 끊임없이 판단을 내리는 과정” 그 자체가 현실 사회의 인간관계와 닮아 있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말을 믿을지, 의심할지 선택하며 살아가는데, 마피아 게임은 이 과정을 극적으로 압축해 보여준다.
또한, 마피아가 되어 거짓말을 성공시키거나, 시민으로서 거짓말을 간파했을 때 느끼는 쾌감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심리적 보상이다. 이명석은 “마피아 게임은 거짓말의 작동 방식을 체험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게임을 해본 사람들은 “가장 친한 친구에게 속았을 때의 짜릿함”,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의 희열”을 자주 언급한다.
관찰과 추리, 두뇌의 총동원
마피아 게임은 단순한 감에만 의존하는 게임이 아니다. 플레이어들은 상대의 말투, 표정, 행동 같은 미묘한 신호를 세밀하게 관찰하며, 논리적으로 조합해 진실을 추리해야 한다. 또한 언어적 신호뿐 아니라 얼굴 표정, 눈맞춤, 손짓 같은 신체적 행동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말은 얼마든지 거짓일 수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는 작은 행동들은 쉽게 감출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잘 관찰하는 것이 마피아 게임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Science of People 역시 “마피아 게임은 비언어적 신호 해석, 두뇌 회전, 즉흥적 대응력”을 자연스럽게 훈련시키는 게임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플레이 경험을 다룬 네이버 블로그 글에서는 “한마디 말실수로 정체가 탄로 나거나, 작은 표정 변화가 결정적 단서가 되었다”는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이처럼 마피아 게임은 오락을 넘어, 관찰력과 논리력,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의 순발력을 키우는 복합적 두뇌 훈련장이다.
소통, 설득, 그리고 역할극의 즐거움
마피아 게임은 단순히 추리만 하는 게임이 아니다. 자신의 정체를 숨기거나, 반대로 시민임을 증명하기 위해 플레이어들은 논리적으로 말하고, 때로는 다수의 의견을 이끌어내야 한다.
‘오솔’에서는 마피아 게임에서 말이 많으면 마피아로 몰리는 경향이 있지만, 경찰이나 의사 역할도 말이 많아질 수 있어 단순히 말수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게임 내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프랑스 학자 로제 카이와는 『놀이와 인간』에서 “가면을 쓰고 가장하는 행위 자체가 인간에게 즐거움을 준다”고 분석했는데, 마피아 게임은 바로 이 역할극의 쾌감을 극대화한다. 실제로 게임이 끝난 뒤에는 “서로 더 친해졌다”, “게임을 계기로 대화가 많아졌다”는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Science of People도 “마피아 게임은 설득력, 대화의 흐름 조절, 사회적 자신감, 감정 조절 등 실제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사회적 다양성과 포용성, 그리고 성장의 무대
마피아 게임은 신경다양성(autism, ADHD 등)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링크드인 칼럼에서는 “사회적 추리 게임은 명확한 규칙, 역할극, 즉각적인 피드백, 다양한 성공 경로 덕분에 신경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적 기술을 연습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평가한다. 실제로 마피아, 늑대인간, 어몽어스 같은 게임은 ‘실패해도 괜찮은’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 다양한 사람들이 부담 없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시도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런 구조 덕분에 마피아 게임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다양한 배경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며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무대가 된다.
끝맺음
마피아 게임은 신뢰와 불신, 사회적 추리, 소통과 설득이라는 인간 심리의 핵심 구조를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심리 실험실’이다. 실제 플레이 후기를 비롯해 심리학 연구, 문화비평, 그리고 게임 규칙 분석 등 다양한 자료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마피아 게임의 매력은 바로 이 복합적인 심리적 자극과, 그 속에서 성장하는 관찰력·설득력·사회적 유대감에 있다. 마피아 게임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이처럼 마피아 게임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심리적·사회적 역량을 길러주는 성장 의 무대이자, 인간 심리의 가장 흥미로운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이명석. (2020, August 27). 죽고 나니 보이네, 마피아 게임.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963663.html
2. i_sfac. (2015, July 17). 마피아 게임의 심리학 [Blog post].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i_sfac/220439657794
3. Science of People. (n.d.). How to play Mafia: 12 essential strategies to win every game.
https://www.scienceofpeople.com/how-to-play-mafia/
4. Smiljanic, K. (n.d.). Social deduction games: Unexpected allies for players. LinkedIn.
https://www.linkedin.com/pulse/social-deduction-games-unexpected-allies-players-dr-kristen-smi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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