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언
[한국심리학신문=이지언 ]
유튜브 쇼츠, 릴스 등의 영상은 30분, 1시간, 2시간 순식간에 보면서도 눈앞의 책은 단 10분도 집중하기 힘들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으면 손가락은 마치 누가 시키는 듯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해야 할 일은 많고 시간은 없지만 생각은 마음은 자꾸 다른 데로 샌다.
요즘 사람들은 무언가를 끝까지 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어떤 일을 시작하더라도 흐름이 끊기는 순간이 점점 많아진다. 수십 년 동안 사람들의 주의 집중 시간은 점차 줄어가고 있다. 집중하던 일이 흐름이 끊겼다가 재구성하는 시간은 더욱 많이 더욱 오래 걸리기 때문에 주의를 돌리는 동안 하루 종일 이런 전환 비용을 발생시키고 이에 따라서 더 많은 노력들과 시간이 들기도 한다. 누구나 겪는 이 현상의 배경에는 인간이 인지 구조나 그것을 둘러싼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함께하고 있다.
주의 집중 시간의 방해 요소
현대인들의 하루 속에는 다양하고 수많은 자극과 정보가 함께하고 있다. 짧고 빠른 영상, 멀티 태스킹과 같은 환경은 주의 집중을 지속적으로 분산시키고 하나에 몰입하기 힘들게 만든다. 뇌는 이처럼 끊임없이 바뀌고 전환되는 자극에 점차 적응하며 깊은 몰입보다 빠른 전환적 반응에 빠르게 익숙해지게 된다.
더불어 최근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ADHD) 또한 증가하고 있다. ADHD는 주의 산만, 과잉행동과 충동성 등을 주요 증상으로 보이는 정신질환이다. 대개 초기 아동기에 발생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청소년기 이후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2009년~2013년 5년동안 10대 ADHD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4.24%라는 수치를 기록하였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적절한 정보를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주의 집중는 정보처리의 첫 단계이다, 만약 주의 집중에 결함이 있다면 정보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주의’란 특정 대상에 대해서 우리의 몸 중 뇌를 비롯한 신경계에서 전기 화학적인 신호가 유발되는 과정 및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주의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도파민 시스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주의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면 수동적 주의, 능동적 주의, 간과적 주의, 선택적 주의, 다중 주의와 같은 여러 종류가 있다. 따라서 주의 집중이란 여러 주의 과정의 복합적 작용 결과가 드러나게 되는 상태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다.
빠르고 즉각적인 자극과 보상은 전두엽과 도파민 시스템을 빠르게 활성화 시키고 반복될 수록 뇌는 장기적의 주의 집중보다는 더욱 자극적인 단기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작동 방식은 스마트폰, 수많은 정보, 소셜 미디어 같은 환경과 맞물려 주의력을 유지 시키는데 구조적인 어려움을 만든다.
집중하지 못하는 마음의 정서적 피로
집중력 결핍이나 저하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힘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주의 집중이 전재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낮아진 주의 집중력은 학업이나 교우 관계에 정확한 지각을 방해하고 이러한 지각이 잘 안되는 것은 잘못된 대처 반응으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반복되는 집중 실패는 스스로에 대한 신뢰를 약화 시키고 무력감이나 좌절감을 경험하고 더 나아가 자존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성과 중심의 현대 사회에서의 집중력 저하는 개인의 능력 문제로 여겨지기 때문에 자책이나 수치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주의력 결핍은 외부 환경과 뇌의 다양한 인지적 문제의 결합된 결과이며 올바른 전략과 훈련을 통해 개선될 수 있는 문제이다.
주의 집중력을 회복하는 것은 단순한 노력만으로 해결되는 것과 점차 멀어지고 있다. 이런 해결 전략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 마음 챙김과 정서 조절
마음 챙김 명상은 현재 순간에 온전한 주의를 기울이는 훈련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쉽지 않은 방법일 수 있지만 꾸준히 증진시키면 주의력과 자기 조절력을 향상 시키는데 효과적이고 잡념을 줄이고 감정 기복에 휩쓸리지 않으며 집중해야 할 과제에 몰입하는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 간단한 호흡 명상, 신체 감각에 집중하기, 감정 관찰하기 등등 일상에서 빠르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다.
· 인지행동치료(CBT) 기반 전략
주의 집중력 저하는 앞에서 얘기했듯 “나는 원래 집중을 잘 못해” “아무리 해도 소용 없어”와 같은 부정적 자동 사고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비합리적인 사고를 인식하고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행동 전략을 생각하고 비합리적 사고에서 벗어나 행동 전략으로 집중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예를 들자면 큰 과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어 계획하고 한 번에 많은 일이 아니라 아주 작고 사소한 것 부터 시작하고 집중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실제 수행 가능한 방법으로 수행 과제를 해결하고 스스로의 비합리적인 사고를 인식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우리의 심리에도 오히려 성취와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방법 중 하나이다.
· 신체적 생활적 요인 관리
주의 집중은 뇌의 에너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으로 신체적 건강 관리가 필수적이다. 규칙적인 수면으로 뇌의 회복 기능과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집중력 저하와 피로를 예방한다. 또 적당한 신체 활동은 뇌에 산소와 영향분을 공급해 인지 기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주의 집중은 환경의 영향 또한 많이 받기 때문에 주의 집중이 잘 되는 환경을 만들고 스마트폰이나 불필요한 알람 등의 방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작업 공간을 정돈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주의 집중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어떤 것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고 스스로를 쉽게 비난한다. 할 일을 눈앞에 두고도 딴생각에 빠지고, 몇 분도 안 되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나약하다고 단정짓는다. 그러나 주의 집중이란 본디 한계가 있는 능력이며, 우리의 뇌는 모든 정보에 몰입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는 복잡한 자극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선택적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는 존재에 가깝다. 집중이 잘 되지 않는 것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지금의 세상이 산만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생활 속에서 무언가에 주의를 기울이고 집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해하고 관찰을 통해 증진시킬 수 있도록 훈련하는 일이다. 그리고 집중력이 조금씩 길어질수록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더 깊이 몰입하며, 더 주체적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가장 조용한 힘인지도 모른다.
*참고자료
조주연,and 이은정. "주의집중에 대한 교육신경학적 해석." 한국초등교육 30.4 (2019): 1-12.
위오기,지성구,and 왕위. "주의집중력이 스트레스와 정서반응에 미치는 영향." 경영컨설팅연구 17.3 (2017): 57-65.
국민건강보험(2015. 5. 11.)
이지은. "국내 초등학생의 주의집중력 향상 프로그램 효과에 대한 메타분석." 국내석사학위논문 제주대학교 교육대학원, 2019. 제주특별자치도
https://www.apa.org
Why our attention spans are shrinking, with Gloria Mark, PhD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leeji372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