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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손신영 ]


 “나 또 PTSD 올 것 같아.”

 

우리는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말을 흔히 쓰곤 한다. 농담으로 쓰는 가벼운 말이 크나큰 아픔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지금도 이 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재난의 직접적, 간접적 피해자에게 주로 나타나며 소중한 사람을 눈앞에서 잃은 경험을 한 사람, 사고 현장에 뛰어드는 소방관과 경찰관에게 흔히 발생한다. 이번에는 끔찍한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



피해자들의 상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이미지 출처: unsplash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스트레스 사건을 경험하게 된다. 크고 작은 스트레스 중 삶에 영향을 미칠 만큼 극심하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홍수, 화재와 같은 자연재해와 성수대교 붕괴 사고, 이태원 압사 사고와 같은 인공 피해가 있다. 이렇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을 외상 사건이라고 한다. 외상 사건에 노출된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심리적 부적응 중 하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다. 증상으로는 외상 사건에 대한 침습적 기억, 외상 사건과 관련된 생각이나 자극에 대한 회피, 외상의 중요한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부정적 감정 상태가 지속되는 인지 및 기분의 부정적 변화, 그리고 과도한 각성 반응 등이 있다. 이는 대인관계 및 직업 등의 영역에서 기능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전반적인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이 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장애, 불안장애, 물질 사용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동시에 경험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언제 일어날까?


대표적으로 재난 사건 피해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장애이다. 삼풍 백화점 사고, 세월호 사고와 같이 국가적으로 대규모 사상자를 발생한 사건의 경우, 생존자에게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의 생존자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41%가 재난 3개월 뒤에도 급성 PTSD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재난 당시 충격적인 경험, 개인의 부정적 신념, 사회적지지 부족, 낮은 사회적 지위가 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성격,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재난 이후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후 정리와 수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의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홍수 피해자에게 나타나는 주택 파손으로 인한 거주지 이전, 임시 주거 시설 거주 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거주지 파손으로 인해 임시주거시설에 거주하는 이재민들은 생필품 부족, 위생 관리 문제 등 기본적인 생활의 불편함으로 인해 다양한 2차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예측할 수 있는 요인, 반추 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예측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반추 사고를 들 수 있다. 반추는 개인이 자신의 부정적인 심리적 상태에 대해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경향성으로, 주로 우울함이나 불안을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부정적인 인지적 특성으로 여겨져 왔다. 반추 사고의 한 종류인 사건 관련 반추는 외상 사건에 특정한 반복적인 사고를 의미하며, 침습적 반추와 의도적 반추의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침습적 반추는 사건에 대해 떠올리고 싶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외상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나 생각이 자동적이고 침투적으로 떠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경험하는 개인은 외상 사건의 부정적인 이미지나 정서를 단지 추상적으로만 반복해서 떠올리게 된다. 반면, 의도적 반추는 외상 경험으로부터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기 위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외상 사건을 떠올리는 인지적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외상 사건을 보다 정확하고 현실적으로 검토할 수 있기 때문에 외상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능동적으로 사건을 떠올리는 과정에서 부정적 정서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될 수도 있다.



나아질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미지 출처: unsplash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한 스트레스 및 외상 사건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면서 심리적으로 적응해 나간다. 이러한 인지적 대처방식을 의미 만들기라고 한다. 인생 전반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의미하는 전반적 의미와 특정 상황이나 사건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상황적 의미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의미 만들기를 통해 전반적 의미와 상황적 의미 간 불일치가 해소되면 외상 사건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심리적 고통은 감소하게 된다. 개인은 삶의 의미를 재정립하거나, 상황에 대한 의미를 재검토하는 등 이해와 수용을 거치게 된다.


예를 들어, 화재 사건의 생존자는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가지기 쉽다. 사건을 되짚어보며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의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의미 만들기를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을 자책하며 침습적 반추를 하는 것이 아닌, 일어난 사건을 돌릴 수 없으니, 현재에 충실해지자는 인지적 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


‘PTSD’라는 용어가 보편화되면서 흔히 ‘노이로제’와 비슷하게 사용되는 말이 되었다. 단순히 같은 일을 반복해서 겪을 때 이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아픔을 생각하면서 이 용어의 사용을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이 용어를 결코 가벼우냐고 농담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기사를 보는 여러분의 언어 습관을 점검하고 조심해서 사용하길 바란다. 내가 가볍게 던진 말에,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참고 문헌

1) 장유빈,and 장혜인. "침습적 반추, 의도적 반추, 의미만들기가 외상후스트레스증상 및 외상후성장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28.2 (2023): 399-424.

2) 임혜선,and 심경옥. "재난 후 생활변화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미치는 영향." 스트레스硏究 26.4 (2018): 319-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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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7-21 08: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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