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우A
[한국심리학신문=백지우A ]
지난 1부 기사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지금 이 순간’을 마주하고, 집중할 수 있을지에 대해 다뤄보았다. 이번 2부에서는 내면의 통합을 통한 진정한 현존의 실현과 그 유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제목에서 말하는 ‘순수함’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에 초점이 있다. 프로이트의 자아 개념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자아(Ego), 원초아(Id), 초자아(Superego)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초자아는 우리의 욕망을 통제하고 억압하는 역할을 한다. 마치 내면의 훈육자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초자아는 흔히 말하는 도덕적 자아와는 조금 다르다. 초자아는 어린 시절, 부모의 압력과 생존 욕구에 의해 자동적으로 형성된 또 하나의 본능에 가깝다. 그렇기에 단순히 욕망을 억압하며 사는 것보다, 성숙한 도덕적 자아를 새롭게 확립하고 지금 이 순간 느껴지는 욕망을 그대로 느껴주고 알아차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 분노, 슬픔은 곧 나 자신이 아니라, 그저 내면의 감정이 외부로 드러난 모습일 뿐이다. 따라서 이러한 감정에 매몰되거나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껴주는 것은 안전한 일이다.
더하여, 특정 상황에서 다른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데, 그 상황이 나에게는 분노나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현존 수업』은 이런 현상이 아동기에 통합되지 않은 감정의 누적 때문이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에 충분히 다루지 못한 감정이 무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다면, 성인이 된 후에도 특정 자극에 의해 갑작스레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과거의 어린 자아를 품에 안고, 무조건적인 사랑과 위로를 쏟아주는 연습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무조건적’이란, 어떠한 가치 판단 없이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느끼는 불편한 감정을 건강하게 마주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통합하고 받아들이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외부 환경의 자극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아동기의 감정을 통합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기분’을 일부러 만들려는 시도를 멈추고, 어떤 감정이든 느낄 수 있는 열린 상태로 옮겨가는 것이다. 특히, 자동반응적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어떤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감정이 격해질 때, 이는 ‘자동반응’에 해당한다. 흥분, 비난, 수치심, 회피 등이 그 예시다. 이럴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3단계의 감정 통합 절차를 따를 수 있다.
지금 벌어진 사건이나 만난 사람은, 사실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러 온 메신저일 뿐이다. 이는 과거에 통합되지 않은 감정을 알려주기 위한 고마운 자극이다. 화를 내거나 흥분하는 대신,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하고 한 걸음 물러나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
내면으로 주의를 돌리고, 현재의 상황에서 일어나는 감정 반응을 감각과 직감으로 만나본다. 무엇이든 느끼는 감정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억누르거나 해석하려 하지 말고, 존재 그 자체로 인정해 준다.
의식적으로 불편한 감정의 울림을 품어 소화시킨다. 이것은 치유하거나 이해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그저 느끼는 것이다. 다만 주의할 점은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억압은 ‘그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감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일이 내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선언하고, 그것이 외부 자극이 아니라 나의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곧 자신의 삶과 감정에 책임을 지는 태도를 의미한다.
책의 후반부는 아래의 주제로 전개된다.
- 나는 지금 안전함을 느낀다
-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한다
- 나는 나 자신을 조건 없이 사랑한다
- 나는 지금의 나에게 감사한다
저자는 감정 수용과 통합의 과정을 지나, 진정한 자기애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결국 우리가 ‘지금’을 살고, 현재에 머무는 일은 나의 행복을 위한 일이다. 그리고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을 때, 그 행복은 더 깊고 온전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현존 수업, 자기애 훈련과 같은 마음작업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우리는 좀 더 양질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들여 나 자신을 알아가고, 단 한 번뿐인 이 지구별 여행을 더 깊고 의미 있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문헌
책 현존수업 (마이클 브라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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