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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의 전염 : 동물에서 사람으로 - 동물 학대가 울리는 경종 - 학대 심리 이론 5가지
  • 기사등록 2025-07-25 08: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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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송연우 ]


 



필자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는 편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드는 모든 노력 – 시간과 지갑의 여유, 책임감, 한 생명을 돌볼 수 있을 만큼 신체와 정신의 튼튼함 등 –을 생각해 보면, 그 생각은 바로 사라진다. 생명이란 건 어떤 수단으로도 잴 수 없을 만큼 그 가치가 무한한 것이니까.

 

하지만 동물에게도 생명과 권리가 있다는 논의는 생각보다 그리 그 역사가 길지 않다. 데카르트는 동물이 영혼 없는 기계라고 주장했다. 기계기 때문에 고통을 의식(consciousness)으로 느낄 수 없고, 의식 능력이 없어서 자기에 대한 의식 능력도 없다고 보았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듯, 당장 수천 마리의 개를 철창 안에 집어넣고 강제로 새끼를 낳게 하는 번식장 – 개 농장과 그로부터 상품성 있는 새끼를 받아 분양이라는 말로 판매를 정당화하는 펫숍까지. 동물 학대의 악순환은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 6월 8일 경남 거제에서는 식당 마당에 있단 개 네 마리가 20대 남성 세 명에 의해 비비탄 수백 발을 맞았다. 두 마리는 중상을 입었고, 한 마리는 사망했다. 심지어 가해자 중 두 명은 현역 군인 신분으로 휴가를 나온 상황이었다. 이 사건이 벌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6월 25일에는 산탄총 파편 70여 개가 전신에 박혀 구조된 백구가 치료를 받았다. 안승엽 VIP동물의료센터 원장은 “총알이 머리 쪽부터 어깨, 가슴통, 엉덩이, 다리까지 너무 많이 있었다”라고 서술했다.

 

어떤 사람들은 동물 학대가 내 일이 아니니 별 상관이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물 학대가 ‘인간 학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면, 어떨까?

 

 




학대 심리에 대하여

 


전 한국범죄심리학회장 김상균 백석대 교수(경찰학)는 "동물학대범과 강력범죄자의 범죄 심리는 별 차이 없다. 강력범죄자의 가장 큰 특징은 지배하고 조종, 통제하는 욕구를 채우려는 것이다. 자기의 손아귀에 대상을 넣고 싶어 하는 심리가 동물학대범과 거의 같다"라고 말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또한 “국내 연쇄 살인마들은 모두 동물을 학대한 공통 전력이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학대 심리를 설명하는 이론들은 다음과 같다.

 


1. 대체된 공격성 이론 (Displaced Aggression Theory)

동물이나 사람을 해치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통제력을 증명하거나 분노를 표현하는 것을 말하는 이론이다. 동물을 통제하기 위한 경우, 동물을 통해 공격성을 표현하기 위한 경우, 타인에 대한 보복을 위한 경우, 사람에 대한 적대감이 동물로 이전된 경우가 있다.

 


2. 가학성 이론 (Sadistic Theory)

동물이나 사람을 해치는 일이 가해자에게 즐거움을 주거나, 희생양 또는 관객, 목격자가 충격을 받고 두려워하거나 공포감을 느끼는 데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이론이다.

 


3. 성적 다형성 이론 (Sexually Polymorphous Theory)

동물과 사람을 해치는 폭력 행동이 행위자에게 성적 만족감과 해방감을 준다고 설명한다. “비뚤어진” 성적 행위란 일반화된 용어로서는 폭력적이고 사회적 규범의 한도를 벗어난 성적 행위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 범죄자는 성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이 결합한 태도를 보인다.

 


4. MacDonald의 3요소론 (The MacDonald Triad)

MacDonald는 가학적 성향을 보인 환자가 유년 시절 일반적으로 세 가지 특징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세 가지 특징은 야뇨증, 방화, 동물 학대로, 차후 폭력성과 살인의 잠재적 예측 요소로 여겨진다. 아직 불완전한 가설로, 방법론적 결함의 보완이 필요하다.

 


5. 폭력 상승 가설 (Violence Graduation Hypothesis)

일반적으로 어느 한 발달 단계에서 동물을 학대한 사람은 향후 인간 대상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걸 예측하는 이론이다. Lockwood &Church(1998)의 연구에 따르면 연쇄살인범의 36%가 아동기에 동물을 죽이거나 고문했으며, 46%는 청소년기에 그와 같은 경험이 있었다. 여전히 가설로 남아 있지만 사회가 동물 학대를 바라보는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학대 심리를 설명하는 이론은 다양하지만, 이 모든 이론이 시사하는 공통된 바는 ‘(비록 생명의 경중을 따질 수 없으나) 아무리 작은 것 – 사람이 아닌 대상 - 에 대한 학대일지라 해도, 이를 방치하면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진다’라는 것이다. 학대 예방은 폭력에 대한 작은 징조를 발견하여 조처하며,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참고 자료

1. 김나연. (2025년06월25일.) 거제 비비판 시건 이어 또 동물학대...온몸 70발 넘는 총알 박힌 백구 구조. 여성신문.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4147

2. 김성환. (2013). 데카르트와 동물 자의식. 범한철학, 70(3), 81-104.

3. 김예경. (2024년11월19일). 권일용 “국내 연쇄살인범 공통점, 모두 ‘이 전력’ 있다”… 유심히 봐야 할 건?. 헬스조선.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4111802392

4. 민이현. "동물학대 행위와 대인범죄의 연관성에 관한 해외 문헌 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忠南大學校 平和安保大學院, 2019. 대전

5. 박선민. (2025년06월24일.) '개 비비탄 난사' 엄벌 탄원 3만건 돌파… 견주 "가족이 찾아와 손가락 욕".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5/06/24/22A5E426B5DB7A5MAWG43GJO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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