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완
[한국심리학신문=김도완]
mbti 시대에서 테토남, 테토녀와 같은 새로운 분류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SNL 화면 캡쳐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진 테스토스테론이 많아 남성성이 부각되는 남자/여자를 각각 테토남, 테토녀라 하고 여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에스트로겐이 많아 여성성이 부각되는 남자/여자를 에겐남, 에겐녀라고 분류하는 단어들이 유행하고 있다. 유행에 힘입어 특정 사람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구분하는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 쉽게 테토-에겐 성격 유형 테스트를 찾아볼 수 있다. MBTI 유행이 저물고 새롭게 사람을 나누려 하는 모습이 보인다.
테토남, 테토녀, 에겐남, 에겐녀를 구분하는 데 있어서 호르몬이 주요 키워드를 담당하고 있다. 마치 고정된 농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도 성호르몬은 남성 여성 구분 없이 정도의 차이만을 가지고 있고 두 호르몬 모두 인체에서 필수적으로 작용한다. 테스토스테론의 경우 남성은 고환에서 만들어지고 여성은 부신과 난소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테스토스테론은 지방에서 에스트로겐으로 전환이 되고 여성은 테스토스테론이 만들어진 후 전환이 되고 일부가 남는다. 즉, 테스토스테론은 에스트로겐으로 전환 된다. 또한 뇌에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에스트로겐이 존재한다는 연구결과도 나타났다. 뇌에서 신경세포를 만들고 서로 연결하는데 작용하며, 인지능력과 기억력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호르몬이 많고 적음에 따라 특정한 특징들이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몸 안에서 한순간에 바뀔 수가 있고 필요에 따라서 언제든 다른 유형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호르몬의 농도가 한 사람 내에서 변하지만, 사람의 특징은 한 번에 변하지는 않는다. 이는 우리의 성격 형성이 호르몬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는 데 호르몬으로만 나누는 것은 단편적인 구분에 불과하고 오히려 청소년기 학생들에게 남성성과 여성성이란 인식을 더 강하게 심어줄 수가 있다.
이러한 유행은 웃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재미를 넘어,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특정인에게 적용하며 실제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중에서 '심리 상담'과 ‘정신과 방문’에 대한 태도에 심하게 영향을 미친다.
젊은 남성, 정신과에 가기를 꺼리다.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넘거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made by freepik
BBC Korea에서 “젊은 남성들이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아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유”라는 주제로 남성 청소년(10~19세)이 자살률이 높은 반면에 정신건강 상담 이용률이 낮은 점을 얘기하면서 젊은 남성이 상담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사회적 인식에 따른 기피 현상으로 지적했다. 남성성이라고 하는 고정관념으로 인하여 상담과 치료를 받는 행위가 “약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 관념이 위기 상황에 도달해야 치료를 받는 상황을 만든다. 즉, 병을 치료할 때 중요한 타이밍인 골든타임을 “난 버틸 수 있다”란 생각에 시기를 놓치게 되고 상황이 악화된다. 위 자료는 세계 보건 기구(WHO)와 호주 국립 정신건강 연구센터 등 세계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역시 세계 지표를 따라간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발표”에 따르면 15세 이상 69세 이하 국민의 지난 1년간 경험한 정신 건강 문제는 22년도 63.9%에서 24년도에 73.6%로 증가했고 극심한 스트레스(46.3%), 수일간 지속되는 우울감(40.2%), 기타중독(18.4%), 자살생각(14.6%)로 정신건강 문제가 나타났다.
늘어난 정신건강 문제에 비해서 “정신건강서비스 이용 방법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22년도에서 24년도로 27.9%에서 24.9%로 감소했으며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한 경우 도움 요청 대상이 가족 및 친지(49.4%), 정신과 의사(44.2%), 친구 또는 이웃(41.0%), 심리 또는 상담전문가(34.3%)로 나타나 심리 상담의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신이 가진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서 사회가 어떻게 인식할 것으로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몇몇 친구가 등 돌릴 것이다.”가 50.7%로 22년도에 비해 11.3%가 증가했고 “취업 등 사회생활에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가 69.4%로 7%가 증가했으며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 위험하다.”가 64.6%로 0.6%가 증가했다.
자료에 나타나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사회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대한 예상이 좋지 못하다고 나타났다. 이런 통계를 토대로 해당 보고서에서는 “정신 건강 문제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를 언급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상담, 진입장벽이 낮다.
온라인 상담을 통해 만나지 않더라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made by freepik
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시기는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바로 치료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덧나기도 하듯이 언뜻 보면 괜찮아 보일지라도 실제로 괜찮지는 않다. 마음의 병 역시 시간이 약이란 말을 되새기길 보다는 직접 용기 내서 진찰이라도 받아보는 게 빨리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병원을 찾는 건 아직 부담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정신 상담을 받고는 싶지만, 시간과 주위의 시선 등으로 인해 접근하기가 어렵다면 국가에서 지원하는 온라인 상담 센터를 권한다.
청소년 1388은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24시간 운영하는 상담센터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들어가서 채팅상담을 통한 1:1상담이 가능하며, 또래상담 도우미를 통해서 나와 비슷한 나이대 사람들에게 공감하면서 대화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등 무료로 여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만약 본인이 대학생이라면 대학교 내에 있는 학생상담 센터에서 신청해서 받을 수 있다. 그렇기에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교내 상담센터에서 대면 혹은 전화 상담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https://www.1388.go.kr/ind/YTOSP_SC_IND_01 (청소년 1388)
본인이 300인 미만 중소기업과 근로자에 속해 있다면 근로 복지넷(EAP)에서 게시판, 희망드림 톡, 전화를 통한 온라인 상담과 1:1대면, 집단프로그램을 통한 오프라인 상담으로 직무 스트레스, 동료 및 상·하간 갈등, 워라밸, 직장내 괴롭힘 등을 상담 지원 받을 수 있다.
https://welfare.comwel.or.kr/default/page.do?mCode=D010010010 (EAP)
청소년과 성인을 구분하지 않고 지역별로 국가에서 지원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서도 게시판상담, 전화상담을 통한 온라인 상담이 가능하며 대면으로 진행하는 오프라인 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일반 시민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에 거주하는 지역명과 정신건강복지센터를 기재 후 나오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신청할 수 있다.
첫 시작이 중요하다
한때 자신의 속마음을 풀어낸 에세이가 유행을 했었다. 그런 이야기에 독자들이 공감을 하는점에서 에세이의 유행은 남들에게 말하지 못한 말들이 많다는 점을 반영한 게 아닐까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프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모두가 한번은 다치고 아프며 울기도 한다. 마음이 힘들 때 역시 마찬가지로 누구나 올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에세이를 보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방법도 좋지만, 한번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게 필요할 때가 분명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음속 짐을 내려놓는 방법을 찾아보자.
참고문헌
1) 젊은 남성들이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받아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이유, BBC NEWS 코리아, 셀린 기리트, 2025.07.02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5yg08lxv9lo
2)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발표,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사업과, 2024.07.04, https://www.mohw.go.kr/board.es?mid=a10503010100&bid=0027&act=view&list_no=1482175&tag=&nPage=1
3) [심봉석의 전지적 비뇨기과시점]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역사, 헬스경향, 심봉삭 교수, 2025.03.12, https://www.k-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79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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