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민수 ]

영화 '인턴' 포스터 이미지/사진=네이버 영화

위의 포스터의 글씨를 가리고 둘 중에 누가 인턴인 것 같은지를 물어보면 일반적인 대답은 젊은 여성이 인턴일 것 같다는 대답이 들려올 것이다. 그러나 2015년에 개봉한 이 영화의 인턴은 70세 할아버지 ‘벤 휘태커(이하 ‘밴’)’이다. 처음에는 이 영화가 ‘산업화 세대’와 ‘MZ세대’의 갈등과 이를 해결해가는 내용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밴’이 시니어 인턴 면접과정에서 면접관이 그에게 ‘Where do you see yourself in 10 years?(10년 후에 본인의 모습은 어떨 것 같나요?)’라는 질문을 하는 등 MZ세대와 산업화 세대의 사고방식이 차이가 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를 처음 봤을 때도 그러했고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다시 한번 보았을 때도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생각했던 그림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밴의 상사는 18개월만에 회사를 급성장시킨 인터넷 패션몰 여성 CEO ‘줄스 오스틴(이하 ‘줄스’)’이다. ‘줄스’는 그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남성 CEO를 선임할 것을 요구받는 일종의 ‘유리 천장’의 상태에 놓여있다. 그에 더해 전업 주부 남편인 ‘맷’이 딸의 유치원 친구 학부형과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알고 그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가정을 지키기 위해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한다. 일과 가정의 문제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 ‘줄스’에게 인생 경험이 풍부한 ‘밴’이 인턴이지만 멘토로서 '줄스'를 도와주어 ‘줄스’가 회사도 계속 이끌어 나가고 가정도 지킨다는 해피엔딩 영화이다.

영화 '인턴' 스틸 이미지/사진=네이버 영화

 영화를 보면 ‘줄스’뿐 아니라 회사의 여러 동료들이 ‘밴’에게 의지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맷’의 어떤 점이 그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던 것일까? 그 이유로 교육학 쪽에서 많이 쓰이는 심리 효과인 ‘피그말리온 효과’를 들 수 있다. 이 효과는 ‘상대방에 의해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을 받으면 그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며 결국 긍정적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밴’은 자존감이 많이 결여된 ‘줄리’와 동료들에게 지속적으로 ‘너는 매우 뛰어난 사람이고 나는 진심으로 너를 존경하고 믿어’라는 뉘앙스의 말들을 끊임없이 해주었고, 결국 그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 영화는 개봉당시 한국에서 약 4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였다. 나름의 흥행을 기록하였던 배경에는 ‘줄스’의 고민 중 일과 가정 사이에서 적절한 기준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 현 시대에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고민이며, 그 고민을 영화에서 ‘밴’이 행했던 방식 같이 현실에서 누군가가 나를 공감해주고 어루만져 주길 바랬기 때문이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KB금융연구소에서 2019년 고등학생 이하 자녀들을 둔 워킹맘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95%는 퇴사를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가장 주된 이유로 '가정(자녀)과 직장 생활 양립의 어려움'을 꼽았다. 영화가 해피엔딩으로 끝난지 6년이 흘렀지만 현실은 아직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았으며, 여전히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남아있다.

KB금융연구소 '2019 한국워킹맘보고서'

-‘피그말리온 효과’의 유래 :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그리스 왕이자 조각가인 ‘피그말리온’은 여성을 싫어하여 평생 독신으로 살던 중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갈라테이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런 갈라테이아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그는 아름다움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에게 갈라테이아 같은 아내를 맞이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였다. 이 기도에 마음이 움직인 아프로디테는 갈라테이아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고 행복하게 살았다. 그 후 어떤 일을 간절히 원하여 결국 이루어지는 것을 가리켜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불렀다.

참고문헌

-KB금융연구소. 2019. 2019 한국워킹맘보고서

-위키백과. 피그말리온 효과 유래

-pmg지식엔진연구소. 피그말리온 효과 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