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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보다 바보다! – 인지편향




인간은 자신을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우수한 지능을 가진 동물이라고 자부한다. 물론 필자는 이에 대해 부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만큼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다.


인간은 계산이나 문장 작성 따위의 지적 작업에서, 성취 정도에 따라 정하여지는 적응 능력이 있는 것, 혹은 새로운 대상이나 상황에 부딪혀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적응 방법을 알아내는 지적 활동의 능력이 있는 것, 즉, ‘지능적’인 부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 예를 들어보자. 인간이 심혈을 기울여 자연의 이치를 알아내고 이를 법칙 화 한 것이 바로 ‘공식’이다. ‘공식’은 계산의 법칙이나 방법을 문자와 기호를 써서 나타낸 식으로, 문자 대신 상황에 맞는 어떠한 숫자나 기호를 넣어도 성립한다. 즉, 우리는 하나의 공식을 이해하고 다양한 사례에의 적용을 통해, 해당 상황에 적응해 내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적응 능력과는 별개로 생존을 위해 인지편향을 사용한다. ‘인지편향’이란 경험에 의한 비논리적 추론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것이 바로 ‘가용성 휴리스틱’이다.


가용성 휴리스틱이란, 가장 쉽게 찾아 쓸 수 있는 기억의 정보를 활용해 특정한 사건의 발생 확률을 추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들은 실제로 발생한 사건의 빈도가 아니라 자신의 기억 속에서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정보를 근거로 판단을 내린다. 즉, 발생 빈도라는 객관적인 정보나 통계를 근거로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가용성 휴리스틱은 우리 주변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차 사고가 비행기 사고보다 잦지만, 사람들 기억 속에는 매번 크게 보도되는 비행기 사고가 더 많이 저장된다. 같은 맥락으로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보다 현저히 낮지만, 뉴스에는 대대적으로 공표되기 때문에 정신질환자의 범죄가 빈번한 것처럼 느낀다. (실제 2016년 대검찰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비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1.4%,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1%로, 비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이 15배가량이나 높다) 조금 더 친근한 예를 들자면, 치킨 하면 맥주가 생각나는 것, 파전하면 막걸리가 생각나는 것, 양고기꼬치엔 칭따오가 생각나는 것도 가용성 휴리스틱의 예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카네기멜론 대학의 허버트 사이먼 교수가 제안한 제한된 합리성 (Bounded Rationality)'로 설명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모든 정보를 처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장 눈에 띄고 내 마음에 드는 정보만 추출하여 즉각적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빠른 판단은 위급한 상황에서 즉각적으로 대처방식을 제공해줌으로써 생존확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선택하는 범위의 폭을 좁혀 주고 미래를 예측하게 한다.


이렇게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통계와는 전혀 무관한 즉각적인 생각으로 대부분의 의사결정을 함으로써 자칫 실수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드라마에서 가장 흔한 전개인데, 나이가 어리다고 얕잡아 보면 안 된다. 왜냐하면,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 한 자리를 맡고 계신 분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회사생활이 아주 힘들어질 것이다. 이렇듯 가용성 휴리스틱은 의도적으로 의식하여 적당히 경계해서 사용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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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8-26 09: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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