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연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정연 ]
#1. A는 얼마 전, 딸의 학교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 딸이 교무실에 있는 친한 교과목 선생님들께 가서 ‘부모님이 이혼했다’라는 말을 하고 다녔던 것이다. 분명, 학기 초에 가정환경을 조사할 때, 별문제가 없었던 A의 딸이, 유난히 자주 교무실로 찾아와 부모님이 이혼했다며, 교무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가는 것을 걱정스럽게 지켜본 담임 선생님은 걱정되는 마음으로 A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확인 결과 A는 남편과 이혼한 적이 없으며, A와 A의 남편 모두 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왜 A의 딸은 부모님과 이혼했다는 거짓을 학교 선생님들께 말하고 다닌 것일까.
#2. B는 친구 C로부터 ‘자신이 안면 인식 장애를 앓고 있다’는 고백을 들었다. 그러나 B의 눈으로 보았을 때, C는 단 한 번도 안면 인식 장애에 해당되는 증세를 보인 적이 없었다. 그뿐만 아니라 B 역시 실제로 ‘안면 인식 장애’를 앓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왜 C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안면 인식 장애’가 있다는 거짓을 말한 것일까?
#3. D는 희귀 난치병인 ‘거대 백악종’을 앓고 있는 환우이다. 불행하게도 D의 딸 역시 유전병을 앓게 되었고, D는 그런 딸을 위해 미국까지 가서 후원금을 모으고, 방송에 출연하고, 책을 출간하며 자신의 불행한 상황을 호소했고, 치료로 인해 경제난을 호소하며 후원금을 모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는 후원금을 모아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는 등 사치스럽고, 문란한 생활을 하고 다녔던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가 ‘나쁜 사람’ ‘악인’을 생각했을 때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흉악한 모습에 총과 칼을 들고 사람들을 해치는 그런 모습 말이다. 하지만 그런 총과 칼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을 불쌍하게 바라봐 주는 ‘동정심’을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바로 ‘동정 연극형 소시오패스’라고 한다.
김경일 심리학자에 의하면 인간은 동정심을 가지면 무방비 상태가 되며, 그와 동시에 기본적인 의무감을 가지게 한다. 그리고 그 의무감은 곧 상대에게 공감을 자아내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동정심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보려는 것은 굉장히 질이 나쁜 사람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에게 자존감과 자존심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사람들이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는 동정심을 통해 자신을 이익의 꾀어내려고 하는 것뿐이다.
얼핏 보면 허언 증관 비슷해 보이지만 허언 증관 동정 연극형 소시오패스들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바로 자존감이다. 허언증 환자들은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 세우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만, 이들은 전혀 자존감을 생각하지 않으며 때문에 스스로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사례 1번의 경우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은 A 씨의 딸이 대상을 학교 선생님을 대상으로 ‘부모님이 이혼하셨다’라는 거짓말로 동정심을 자아내어, 보다 원만한 학교생활을 하고 거짓말로 만들어진 동정심을 바탕으로 선생님의 위로와 사랑을 받기 위한 전형적인 ‘동정 연극형 소시오패스’의 행동이다.
사례 2번 또한 유사했다. 안면 인식 장애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C’는 사실 친구 B와의 무리에서 이간질을 통해 친구들과 크게 다툰 적이 있으며 그 뒤로 친구들 간의 사이는 회복되었으나 친구들 간의 무리에서 자신이 ‘을’이 되어있음을 본능적으로 직감한 C가 ‘안면 인식 장애’라는 병을 언급하여 친구들에게 동정심을 사서, 친구들의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 경우다.
사례 3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사례이다. 이영학 또한 희귀 난치병이라는 자신의 병을 앞세워 사람들에게 동정심을 끌며 겉으로는 후원금을 모집하고, 뒤로는 그 후원금을 문신이나 고급 스포츠카, 등 문란하고 난폭한 생활을 하는 데에 모두 이용했던 것이다.
이들의 또 다른 공격 방식은 ‘험담’이다. 제3자를 통해, 타인을 험담함으로써, ‘불쌍한 나에게 해를 가한다’라는 의도를 제3자에게 전하는 것이다. 제3자는, 이미 동정 연극형 소시오패스에게 동정심을 가지고 그들을 공감하는 상태이므로 동정 연극형 소시오패스가 의도한 대로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그들을 옹호하고, 타인을 비난하게 된다.
동정 연극형 소시오패스를 만났을 때는 한 번에 잘라내야 한다. 이들은 육체적인 공격이 아는 정신적인 세뇌를 시킴으로서 나도 모르게 그들이 의도한 대로 조종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에 언급한 사례들은 모두 실화를 서술한 것입니다.
참고 문헌
1. ‘어쩌다 어른’ 김경일 심리학자 | #03 '나쁜 한국인'만의 특징? 가면을 쓰고 자존감도 자존심도 없이 우릴 이용하는 악인의 심리학, https://www.youtube.com/watch?v=XZU7K1xrlEc&t=55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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