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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송하민 ]



가품의 세계




 즉시 구매가 173만원, 즉시 판매가 170만원. 그러나 발매가는 18만 9천원. 신발 거래 플랫폼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인 ‘나이키x프라그먼트x스캇 로우’ 의 가격이다. 신발 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발매가가 18만원인데 판매가가 170만원이라고? 엄청나게 차이 나는데?” 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정품과 거의 흡사한, 90% 이상 동일하여 구분하기 힘든 가품을 18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면, 고민에 빠지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렇게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신발 발매의 방식 때문이다. 나이키, 뉴발란스, 아디다스 등 여러 브랜드의 메인급 신발들은 보통 응모를 하여 당첨이 되면 수령하는 방식으로 판매한다. 이렇게 적은 수의 상품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응모를 받아서 판매하는 방법을 ‘래플’이라고 한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많은 브랜드와 사람들은 ‘신발 래플’로 팔고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값이 비싼 제품도 일부 브랜드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공장에서 제작이 된다. 하지만 어떤 브랜드이던 가품이슈를 피해가기 힘들다. 브랜드의 해외규제 울타리를 피해가기 쉬운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타 공장들은 이렇게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신발들을 정품과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낸다. 공장 현지에서 물건을 받는 상인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가품들을 온라인 플랫폼이나 채팅 어플을 통해 전 세계로 판매한다. 

 


가품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심리적 특성 - 소유욕과 과시욕




 이렇게 전 세계로 판매된 가품들은 한국에도 다양하게 들어온다. 조금 유명한 의류, 유명한 신발이라면 가품이 없는 제품이 없을 정도다. 사람들은 왜 가품을 소비할까. 우선, 가품은 가짜 제품이지만 진품과 90% 이상 흡사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가품이 생기는 제품들은 대부분 고가의 제품들이다. 고가의 제품을 살 여력이 안 되는 소비자들이 보통 가품을 구매한다. 

 

 물건을 구매하는 이유를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내가 이 제품을 가짐으로 인해 나오는 자기만족감, 즉 소유욕’과 ‘남들 눈에 보여 지는 나의 모습에 대한 과시욕’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 때문에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진품과 거의 흡사한 제품인 가품을 착용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 “내가 이 정도는 입는 혹은 신는 사람이야.”라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과시욕을 통해 본인이 만족감을 느끼는 상황 때문에 가품 소비는 활발해진다. 

 

 그렇다고 전자인 소유욕에 있어서 그 의미가 완전히 결여되진 않는다. 진품은 아니지만 거의 흡사한 제품을 가졌다는 특수성을 가진 소유욕의 형태를 보인다. 가품은 큰 범주로 바라봤을 때, 과시욕과 소유욕에 의해 소비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소유욕과 과시욕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의 저자 유대열은 그 이유를 SNS의 발달과 온라인 / 오프라인 경계의 허물어짐 때문이라고 말한다. “역사상 지금이 가장 물질을 소비하고, 소유욕과 과시욕이 마음에 도사리기 쉬운 환경이다.”라고 정리할 수 있다. SNS의 발달로 인해 사람들은 각자의 일상을 너무나도 쉽게 공유하고 소비한다. 


 이러한 ‘패스트푸드식 SNS 이용’은 다른 사람들에게 나를 더 뽐내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심을 불러일으킨다. 서로 경쟁하는 문화, 남의 것을 부러워하는 마음에서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 질투하고 시기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소비 형태로 인해 소유욕과 과시욕은 철저하게 커져간다. 소유욕과 과시욕의 늪에 빠진 사람들은 결국 휴대폰을 켜고 검색창에 ‘가품’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게 되는 것이다.

 


올바른 소비: 현명한 소비를 위한 방향성



 가품은 안 된다. 구매도, 판매도, 유통도 해서는 안 된다. 가품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고유 가치를 망가뜨리는 행위다. 브랜드가 피나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낸 창작물을 훼손하는 행동이다. 사고자 하는 제품이 있을 때, 우리는 항상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한다. 


 무작정 맘에 들어서 구매하고, 구매할 여력이 없으면 가품을 소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에게 필요한 제품인지, 내가 원했던 제품이 맞는지, 불합리한 유통과정에서 나온 제품은 아닌지, 일반 소비자로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에 한해서 확인을 한 다음 구매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구매할 때는 현명한 소비를 위해 30분, 1시간의 노력이 더 들어갈 수도 있지만 제품 판매자에게는 더 좋은 제품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 참고문헌

유대열, (2018), 나는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꿈꾼다, 알에이치코리아

김용준, (1993), 비싼 제품이 과연 좋은가? - 객관적 품질과 가격의 상관관계분석, 소비자학연구, 4권1호, 3-21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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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11-04 0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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