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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음에 자막 달기" 프로젝트 - 내 인생과 마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여정
  • 기사등록 2021-11-03 00: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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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Voyager 기자]


내 마음을 나도 모르겠어서



자막의 장벽을, 장벽도 아니죠, 1인치 정도 되는 그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며 화제를 모을 때, 봉준호 감독은 "자막의 장벽을 넘자"는 명언을 남겼다. 자막을 통해 새로운 문화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명언에 미국과 세계의 관객들은 열광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장 한국적으로 풀어낸 자신감과 진심이 느껴져서 특히 기억에 남았다. 


넷플릭스 를 계기로 다시 펜을 잡게 된 지금, 내가 쓸 글을 어떻게 소개할지 고민하다가 위의 명언이 생각났다. 우리 인생도 결국 한 편의 영화니까, 마음속 힘든 순간들이 어땠는지 자막을 붙이듯 돌아본다면 나의 마음과 더 친해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최근에서야 정신과 상담을 받고, 영화를 소재로 글을 쓰며 내 마음을 제대로 알아가고 있다. 문득 이 과정이 내 마음이란 영화에 자막을 달아 이해하기 쉽게 편집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정확히 무엇 때문에 얼마나 괴로웠는지, 어떻게 나아질 수 있는지 더 잘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기억하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2017년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은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의 첫 순간부터 갈등과 이별의 아픔을 통해 성숙하는 모습을 동화처럼 그려내 찬사를 받았다. 배우들의 연기와 귓가를 맴도는 음악, 수채화 같은 장면들도 좋았지만, 난 마지막 장면의 대사가 오래도록 머리에 맴돌았다.



영화의 마지막, 주인공은 첫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슬퍼한다. 슬픔에 젖은 주인공을 지켜보는 주인공의 아버지는 모든 걸 이해한다는 눈빛으로, 따뜻하게 안아주며 말한다.



어떤 삶을 살든 그건 네 마음이란다. 다만 이것만 기억하렴. 

우리 몸과 마음은 단 한 번만 주어진 것이고, 

너도 모르는 사이 마음이 닳고 닳게 된다는 걸. 

지금은 슬픔과 아픔이 있지. 그걸 없애지 마렴, 네가 느꼈던 기쁨도 함께.



행복뿐만 아니라 슬픔과 아픔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기억하는 것이 진정한 삶임을, 주인공의 아버지는 관객들에게 말해준다. 굳이 나의 고통스러운 순간 - 11살 때 처음 맞닥뜨린 집단 따돌림, 극단적인 선택도 생각했던 고등학교 3년 간의 악몽, 직장에서 겪은 가스라이팅과 무시들 - 을 글로 기록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부정할 수 없는 내 마음의 일부이기에 힘든 시절 나를 도와준 영화들을 통해서 더 이해하고 싶고, 더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나 좋자고 하는 일, 다른 사람들도 좋았으면 해서


영화는 따돌림에 시달려 우울하고 외로웠던 나의 어린 시절을 구원해준 존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를 따라 간 CGV 죽전에서 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가 나에게 보여준 환상적인 상상 속의 세계와 이야기가 선물해준 따뜻함과 위로의 감정을 깊이 느꼈다. 그리고 그것이 내 영화 인생의 시작이었다.


앞으로 글로 담게 될 작품들은 그동안 감상한 852편 중 어지럽고 힘든 마음을 위한 위로, 그리고 솔직한 조언을 담은 작품들이다. 나의 인생작과 내가 받은 위로를 공유한 글들을 통해 사람들이 마음의 위안을 찾고, 여유가 될 때 영화를 보며 위로를 되새김하면 좋겠다. 내 주변 사람들, 나아가 우연으로라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볍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 그 마음에서 나는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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