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현 대학생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고다현 ]
노숙인분들, 혹은 후원금 모집 광고 속에 나오는 기아들을 보며 자신의 삶에 감사함을 느껴본 적이 있지 않은가? 평소엔 불평 불만했던 삶인데, 자신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살고 있는 분들을 보면 우리는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게 된다.
“저 사람들의 어려운 상황이 나에게 닥치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해. 나는 비교적 행복한 삶을 사는 거였어.” 이런 식으로 우린 자신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과 비교하며, 내 삶에 만족감과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누군가의 불행을 보며, 내가 저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교 대상으로 삼은 누군가를 비하하는 표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우린 왜 이런 이기적인 생각을 하는 것일까?
하향 비교
위의 예시처럼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을 ‘하향 비교’(downward social comparison)라 한다. 하향 비교는 ‘남이 나보다 못하다(부족하다)‘는 것이 전제이므로, 타인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타인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라는 말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런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친한 친구가 시험을 망쳤을 때, 잘나가던 직장 동료가 사업에 실패했을 때 등등이 있다. 친구나 직장동료가 안타깝게 느껴져 위로해주지만, 마음 한편에선 고소하다, 쌤통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땐, 스스로가 이기적이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타인의 불행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는 이유는 자존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하향 비교를 통해 스스로를 제법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향 비교는 자존감을 높인다?
인간은 사회적 집단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을 형성해 나간다. 우리 대부분은 스스로를 좋게 생각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타인 중에서도 나보다 못한 사람들과 비교를 하며, 자신의 능력이나 외모, 성격 등이 좋다는 걸 입증하려 한다. 실제로, 스탠 모스(Stan Morse)와 켄 거겐(Ken Gergen)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보다 열등한 사람과 있을 때,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한다.
하지만, “남의 결점만 보는 것은 자신을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오만이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능력에 강한 믿음이 있는 사람들은 결코 남의 결점으로 자신의 이득(자존감)을 취하지 않는다. 따라서, 남의 불행으로 자존감을 얻는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를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다.
하향 비교를 이겨내는 방법
대부분 사람은 열등감보단 우월성을 가지길 원한다. 그래서 남보다 더 나은 사람이라는 걸 입증해주는 하향 비교는 인간의 본성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본성에만 충실하다면, 무질서한 사회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이 언제든 하향 비교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노숙자, 기아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삶과 비교하기 보단, 같은 인격체로서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도 누군가의 하향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두자. 누군가가 나를 보곤, “쟤보단 내가 더 낫지”라고 생각한다면, 기분이 나쁘지 않은가.
동전의 양면처럼, 사람의 마음도 좋은 면과 나쁜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타인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이라 느끼는 이기적인 마음이 들 수 있지만, 마냥 그런 마음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니다.
우린 타인의 고통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타적인 마음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우리 안에 있는 선한 마음을 더 키우려고 노력해보자. 그래서 타인의 아픔에 같이 슬퍼하고 타인의 행복엔 같이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참고 자료: 신고은. 2021.01.29.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포레스트북스
리처드 H. 스미스. 2015.12.21. 쌤통의 심리학. 현암사
명언- 남의 결점. 디자인덕. 2016.05.18.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4232025&memberNo=3253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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