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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지영]




메타버스의 주요 고객, 청소년



“메타버스가 무슨 버스야?” 혹자는 유머라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최근 필자가 실제 들어본 말이다. 메타버스 열풍이 불고 있다고는 하지만, 높은 연령대의 분들에겐 아직 낯설기만 한 용어이다.

 

메타버스(Metaverse)란 초월성, 변형성을 의미하는 ‘meta’와 우리가 살고 있는 실제적 세상을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한다. 메타버스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청소년’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이다. 청소년 10명 중 8명이 '메타버스'에 대해 알고 있다는 최근 한 조사 결과는, 메타버스에 대한 청소년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그래서 최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메타버스 프로그램들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표적 사례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진로교육이 있다. 필자는 최근 이와 관련한 보조강사 활동을 해봄으로써, 메타버스가 청소년들에겐 친숙한 편이며 단순 강의식 교육보다 교육적 효과도 훨씬 크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 외에도 최근 메타버스를 활용한 심리상담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써 청소년들은 대면상담보다 부담 없이 마음을 터놓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심리적 안정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메타버스는 청소년들에게 여러모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긍정적인 측면만 존재할까?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까?



‘질풍노도의 시기’, 청소년기를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대표적 표현일 것이다. 이 시기는 이성보다는 감정에 치우치며, 내적•외적변화로 인해 혼란하고 불안정하다. 또한, 심리학자 Erickson이 강조한 것처럼, 청소년기는 ‘자아정체감’ 형성에 있어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시행된 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4명은 메타버스에서 현실과는 다르게 아이돌처럼 화려한 교복을 입고 싶어 하며, 절반 이상이 가상세계 속 자신의 아바타를 평상시 자신의 모습과는 다르게 꾸민다고 한다. 그리고 이로 인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이 누구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소년기에, 현실과는 다른 가상세계 속 본인의 모습은 큰 혼란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특히나 아직 현실에서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할수록, 이러한 혼란은 더욱 클 것이다.

 

필자의 학창시절 경험을 미루어보았을 때, 청소년기에 본인 스스로를 확실하게 알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게다가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해 현실에서 총을 쏘거나 살인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기사들은, 메타버스로 인해 청소년들이 정체성과 관련하여서도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충분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10대들에게 메타버스가 특히나 각광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청소년들은 가상세계에서 본인의 아바타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현실의 자신과는 완전히 구분 지어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만일 아바타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인다면, 가상세계 속 아바타 또한 현실의 사람처럼 그들의 행동을 규제받아야 하는 게 마땅할까? 

 


진정한 친구란 무엇일까?



청소년기는 그 어느 시기보다도 ‘친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때이기도 하다. 필자는 최근 참관실습 경험을 통해, 친구로 인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는 여러 청소년들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이 얼마나 교우관계에 신경쓰며 생활하는지 알 수 있었다.

 

최근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타버스의 장점 중 하나가 친구들과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혹자는 친구를 소중히 생각하는 청소년기에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를 통해 더 많은 친구들과 큰 제약없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게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가상세계 속 만난 친구를 진정한 친구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가상세계에선 실제 자신의 모습은 드러내지 않은 채, 얼마든지 여러 가지의 가면들을 바꿔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은 서로 간에 정말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메타버스 열풍에 무작정 휩쓸리기보다는


 

메타버스의 현실과의 연결성은 계속해서 강력해지고 있으며, 메타버스 속 캐릭터들과 교류하며 치유의 감정을 느낀 사례도 있을 만큼 현실과 가상세계의 구분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메타버스 시대에, 청소년들이 어디까지를 자신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어떤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 말할 수 있을지 물었던 앞선 필자의 질문들에 정해진 답은 없다. 그러나 필자가 던진 질문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무작정 메타버스 열풍에 휩쓸리진 말자는 것이다. 불안정한 청소년기가 메타버스로 인해 더 불안해질 가능성 또한 존재함을 인지하도록 하자.





<참고문헌>

남현아, 조은영. "여고생의 자아정체감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한국학교보건학회지』, 2016, 29(2), pp. 107-115.

이성식, “사이버공간에서의 자아와 청소년비행”, 『형사정책연구』, 2008, 19(3).

Hyunjung Rhee, Necessity of Establishing New Concept of Empathy Across Metaverse for AI Era, Journal of Korea Game Society, 2021, 21(3), pp. 79-90.

김세진, 「청소년 10명 중 8명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 인지"」, 데이터솜, 2021년 9월 29일, http://www.datasom.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994

이향원, 「'코로나 스트레스' 메타버스서 풀자」, ENB교육뉴스방송, 2021년 12월 14일, http://www.enbnews.org/news/articleView.html?idxno=27605

김윤지, 「청소년 69% "메타버스서 유명 브랜드 제품 구입해봤다"」, 부산제일경제, 2021년 9월 28일, http://www.busan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259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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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19 09: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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