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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해림 ]




인간의 손실 회피 편향


실패한 일에 대한 기억은 떠올리는 것조차 고통이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실패를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실패만 피하면 최소한 유지는 가능하다는 생각에 한 발짝 더 나아가면 성공일 수도 있지만, 불안한 예감에 도전을 멈추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손실 회피 편향’이 자주 보이는 곳이 바로 주식 시장이다. 주식은 선형적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고, 사회에서 통용되는 합리적인 생각들이 들어맞지 않는다. 손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적절한 시기에도 주식을 팔지 않거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승 국면에도 불안감에 성급히 파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익에서 느끼는 기쁨보다 손실에서 느끼는 고통이 약 2.5배 정도 크다. 이익의 기쁨이 1이라면 손실의 고통은 2를 초과할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프로스펙트 이론의 가치 함수 그래프에서 이익보다 손실 쪽 기울기가 더 가파른 모습에서도 손실 회피성을 확인할 수 있다.  

 



회복해야 할 것은 심리적인 본전


손실 회피 성향이 가장 비이성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은 ‘본전 생각’이라 할 수 있다.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만회를 위해 더 큰 위험을 진다. 손실 금액을 천천히 복구하기보다는 최대한 빨리 원상태로 돌려놓고 싶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위험이 큰 상품에 대한 투자로 이어지며, 위험 수용 도는 급격히 올라간다. 투자에 대한 결정은 보유한 자금과 관련되어 있기에 사람들이 신중하게 임하는 의사결정 중 하나이다. 따라서 투자 대안을 선택하는 의사결정자는 경제학에서 가정한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행동적 재무 분야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행동은 전통적 경제학 이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프로스펙트 이론 또한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는 설명이 어려웠던 투자자들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나온 이론이다. 이처럼 투자에서는 인간의 합리적인 행동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의 기억이 미래의 판단을 지배한다면 투자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이 커진다. 본전 생각이 든다면 물리적인 본전이 아니라, 투자자 본인의 심리적인 본전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손실 회피, 독일까 약일까?


무엇보다 해당 주식을 ‘산’ 이유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종목이 충분히 가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면, 손실 회피 심리를 역으로 사용하여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아닌, 발생 여부가 불확실한 손실까지도 인간은 회피하려는 본능을 가진다. 보험 광고를 시청한 후 발생한 심리적 불안감에 가입을 고민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이처럼 손실로부터 비롯되는 불안은 언제나 존재하고,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한다. 결정을 내린 후에는 그것을 옳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손실 회피 성향은 실패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결국,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손실로 인한 실패이다. 실패로부터 비롯되는 공포심을 조금이라도 덜어낸다면 다음 성공의 열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손실 회피라는 인간의 특성을 인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주식을 비롯해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손실 회피 성향을 인정한다면, 애초에 마음먹은 대로 행동할 힘을 가지게 되며 마음속 평정심을 잃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손실은 미래에 맡겨두고 그만큼 현재에 충실히 임해보자. 실패가 단순히 하나의 의견이 될 수 있는가는 현재에 임하는 태도에 달려있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더 이상의 실패가 두려워 그 자리에서 멈춰버리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 강현모. (2009). 투자자의 손실회피성과 준거점이 금융상품 선택에 미치는 영향.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제 24권 4호, 4-5

- 명순영, 「물린 주식 현명하게 대처하기... 주식 산 이유와 목표부터 점검해야」, 매경이코노미, 2022년 1월 14일, https://www.mk.co.kr/economy/view/2022/4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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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28 09:3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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