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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가 채식주의자일 수 있을까? - 우리는 채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 기사등록 2022-02-09 08:40:51
  • 기사수정 2022-02-10 08: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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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다인 ]





<더 게임 체인저스>는 2018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게임이나 서바이벌에 관련된 영화일 것 같은 제목이지만, 채식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다. 포스터에 있는 건장한 남성의 팔은 채식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우리는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왠지 마르고, 강도 높은 운동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당 다큐멘터리는 채식주의자들, 그중에서도 운동선수인 채식주의자들에 대해 다룬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주짓수, 마라톤, 역도, 사이클 등의 다양한 운동선수들은 채식의 이점을 알고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수는 채식 이후 자신들의 운동 능력, 성적 등이 올랐음을 이야기하고 상당 부분은 채식 덕분이라고 말한다.


채식주의자인 운동선수라니... 언뜻 들으면 너무나도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운동선수는 단백질을 많이 섭취해야 하고, 그 때문에 많은 운동선수가 엄청난 양의 육류를 소비한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당장 몸 만드는 거에 관심이 있고, 근육을 키우고 싶다, 하는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이 바로 단백질 보충제일 만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단백질 섭취'에 공을 들인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여러 가지 학문의 관점에서 왜 우리가 '채식'을 해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데, 상당히 흥미로웠다. 물론 편향된 의견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조금이라도 자신의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볼 만하다.



채식을 통한 단백질 섭취



그렇다면 "채식으로 어떻게 단백질을 섭취하지?"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채식주의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동물에서 비롯되는 음식들을 먹지 않는다는 주의인 만큼, 채식주의자들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는다. 그 말인즉슨, 식물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한다는 것이고, <더 게임 체인저스>에서는 '많은 운동선수'들이 식물을 통한 단백질 섭취가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 게임 체인저스>에 따르면, 우리가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먹는 소, 돼지, 닭들은 그저 식물에 있는 단백질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중개자'에 불과하다. 단순히 생각하면 동물들은 풀을 먹으므로, 그 풀을 먹은 동물들을 우리가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식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단백질의 양은 생각보다 많다. 렌즈콩 한 컵 또는 땅콩버터 샌드위치에는 소고기 85g 또는 큰 달걀 3개어 치 단백질이 함유되어 있다. 콩은 훌륭한 단백질 제공원이다. 그렇다면 단백질의 질은 어떨까? 채식으로는 아미노산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한 조사에 따르면 무슨 음식을 먹든 적정량의 아미노산을 먹기만 하면 차이가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육식과 남자다움



우리야 현미밥, 여러 가지 나물, 반찬 등을 자주 섭취하지만 미국의 경우 육류 소비량이 엄청나다. 미국인들은 전 세계인들과 비교해 훨씬 많은 양의 햄버거와 스테이크를 먹는다. 특히, '고기'와 관련된 상품의 마케팅은 주로 남성들을 겨냥해서 이루어졌다. 근육이 많은 건장한 남자가 나와서 고기를 먹는 장면을 보여준다든지, '너도 고기 먹으면 이렇게 될 수 있어'와 같은 메시지를 전달한다든지 말이다.


식당에서 샐러드를 시켜 먹는 사람을 뭔가 남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고기를 더 많이 섭취할수록 오히려 남성의 성 기능은 약화함을 실험을 통해 보여주었다. 


엄청난 육류의 소비에는 이러한 마케팅적인 면도 뒷받침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축산업은 엄청나게 거대한 시장이다. 육류 생산을 위해 수많은 이해관계들이 오간다. 오래전부터 어쩌면 '고기'를 먹어야만 한다는 생각에는 이러한 것들이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건강: 혈관과 콜레스테롤



우리의 혈관은 어떤 모습일까? 육식과 채식을 했을 때 혈관을 관찰해보면 어떤 점이 다를까?


다큐멘터리에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운동선수 3명에게 이틀 동안 각각 하루는 채식, 하루는 육식을 제공하고 그들의 피를 뽑아 혈장을 보여준다. 혈장이 투명하면 혈관에 지방이 적은 것이고, 혈장이 흐리면 지방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결과는 적나라했다. 채식을 한 날에는 혈장이 투명했고, 육식을 한 날은 혈장에 지방이 많아 흐릿하게 보였다.


운동선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운동능력이다. 이 점에서 채식은 운동능력에 큰 도움이 되는데, 혈장이 투명할수록 혈관의 내피가 잘 기능한다. 채식한 후 오히려 좋은 성적을 냈다는 운동선수들의 증언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뿐만 아니라 채식은 우리 몸의 빠른 회복을 돕는다. 식물에 있는 단백질에는 항산화제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우리 몸의 염증 수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고혈압이거나 콜레스테롤 지수가 높다면 채식을 실천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의 소방관들에게 7일 동안 채식을 하게 한 후 이 둘의 수치를 측정하였는데, 모두 훨씬 더 낮은 수치를 보였다. 고혈압과 높은 콜레스테롤 지수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



완전히 변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채식이 좋으니까 당장 채식을 실천하라고?"


이 다큐멘터리를 다 본 후에는 왠지 당장 채식을 실천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조금 어려운 측면들이 있다. 우리는 육류의 맛에 익숙해져 있고, 밖에서 끼니를 때울 경우 많은 음식에 육류가 포함되어 있다.주변의 시선도 그렇다. 아직 채식주의자들의 비율은 그렇게 높지 않고, 흔히 '비건'이라고 언급되는 채식주의자들은 종종 극단적이기 때문에 이를 유난스럽다고 여기며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꼭 샐러드를 먹어야만 채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채식 레시피들을 알고 있다(두부, 가지, 콩, 여러 곡물 등). <더 게임 체인저스> 역시 우리에게 완전한 채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영상 마지막에서 일주일에 한 번만 채식을 실천해도 몸의 변화를 느낄 것이라고 전한다.


채식이 답이든, 아니든 '채식'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유익했다. 어떤 식단을 먹는지는 개개인의 자유이다. 우리는 개인이 무엇을 먹는지에 대해 강요할 수는 없다. 채식 역시 여러 식단 방식 중 하나이다. '채식에는 이런 장점이 있구나!'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는 것 자체가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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