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림
[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이해림 ]
세대: 같은 시대에 살면서 공통의 의식을 가지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
세대가 다르다는 것은 가치관이나 판단의 근거에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세대를 설명할 수 있는 명칭은 서로 다른 세대의 차이를 분석하여 생성된다. MZ 세대는 현재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세대 중 하나로, 1979년부터 1995년생까지 일컫는 밀레니얼 세대와 1996년부터 2010년까지 출생한 Z세대를 합친 말이다.
오늘부터 갓생
MZ 세대는 작은 시간도 의미 있게 소비하길 원하고, SNS 등을 통한 ‘인증’ 욕구가 강하다. 이 특성이 반영된 유행 중 하나가 ‘갓생 살기’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변화에 자극받으며, 보람찬 하루를 살아나가는 게 핵심인 갓생이 자기 계발과 다른 점은 타인이 아닌, 나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방법을 무조건 좇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아침형 인간은 가장 바람직한 삶의 패턴으로 받아들여졌고, 운동 방법이나 영어 공부 방법 역시 모두가 잘나가는 사람을 따라 하기 바빴다. 하지만 ‘갓생’의 정의는 사람과 상황마다 다르다. 절대적인 방식이란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할까가 아닌, 무엇을 하지 않을까도 얼마든지 갓생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시간에 끌려다닐 것인가. 동일하게 주어진 24시간을 자기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갓생을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 중요해졌다. 자잘한 목표의 실천에서 오는 성취감이 핵심인 만큼, 지속가능성 또한 갓생의 특징 중 하나이다. 각자가 자신만의 목표를 실천하면서도, 함께 도전하고, 응원받고 싶어 하며, 지인과 친구들에게 서로의 모습을 공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갓생 열풍은 타인을 어느 정도 의식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가는 동시에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시도하는 인간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진짜 갓생을 살려면, 갓생에 대한 다짐은 피하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이미 갓생을 ‘사는 나’라고 최면을 걸어 놓고 이상적인 모습을 그리며 행동해야 실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갓생에 임하는 효과적인 마음가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결정은 느려도 괜찮으니, 실행은 빠르게. 갓생을 살기 위해 새롭게 시작한 행동이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는다면, 다른 행동으로 바꾸면 된다. MZ 세대의 호응으로 널리 퍼졌지만, ‘실행의 즐거움’을 전 세대에게 안겨줄 수 있다는 점이 갓생 유행의 가장 큰 의의 아닐까?
또 다른 나, 이모티콘
MZ 세대가 글보다 시각적 콘텐츠를 더 선호하는 경향은 이모티콘 사용으로 나타난다. 이모티콘은 직관적인 이미지로 인지하기 쉽고, 특히 글자로 표현할 수 없는 이모티콘만의 표정은 언어를 초월한 감정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모티콘의 이용 동기는 사용자의 심리적인 욕구에 의해 발생한다. 정서적 친밀감 표현, 문장 보완, 재미 등과 같은 이용 동기가 사용자의 심리적인 측면과 외부 요인으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비대면 소통의 영향도 있지만, 왜 MZ 세대는 시각적 콘텐츠를 더 선호하고, 이모티콘을 즐겨 사용할까?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접해 디지털 활용에 능숙한 이들은, 줄글보다는 한눈에 정보를 파악하기를 원한다. 시각 자료의 홍수 속에서 자투리 시간에 소비하는, 웹툰 혹은 웹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를 보면 알 수 있다. 또한 SNS 플랫폼의 영향으로 ‘관계’에 대한 인식이 다른 세대보다 넓은 것으로 보인다.
대면으로 만나지 않은 사람과도 친구를 맺고 뚜렷한 연결점을 찾지 못하더라도 나의 게시물에 눌러준 ‘좋아요’로 관계가 시작되는 것이다. 자신의 소개와 감정 표현에 있어 사회적 거리감도 적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때의 이모티콘은 문장 보완보다는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나를 보여주기 위해 이모티콘을 사용하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이모티콘이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시킨, 온라인에서 자신을 대변하는 또 다른 소통 도구가 되는 것이다. 차별성을 드러내고픈 마음이 주로 구체적인 소유물에 반영되었다면, 이제는 이모티콘에 반영된 모습이 MZ 세대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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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세대, 국립국어원표준국어대사전, 2018. 07. 19, 2022. 02. 10,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View.do
손정희, 김찬석, 이현선, 「MZ세대의 커뮤니케이션 고유 특성에 대한 각 세대별 반응 연구 -MZ세대, X세대, 베이비붐세대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회」, 제 77권, 2021, 4-5
남은영, 「이모티콘 이용 동기가 사회적 거리감에 따라 사용자 태도,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 MZ세대를 중심으로」,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21, 8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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