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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유하은 ]


출처 : Shutter Stock

쉽게 얻을수록 쉽게 잃게 되는 돈


한국에는 설날에 일가친척들에게 세배를 올리면 세뱃돈을 받는 문화가 있다. 세뱃돈은 새해 첫날에 받는 돈이기에 기분 좋게 쓰라는 의미로 신권으로 주고받곤 한다.

 

그러나 분명 거액의 돈을 세뱃돈으로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휴가 끝나자마자 텅 비어있는 지갑을 마주한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왜 우리는 평소에 돈을 아껴 쓴다며 소액의 배달비, 배송비 등에는 돈을 아까워하면서, 설날에 받은 거액의 세뱃돈은 쉽게 써버리는 것일까?

 


하우스 머니 효과란?


기대하지 않았던 이익을 얻을 시 전보다 더 위험을 감수하려는 현상인 ‘하우스 머니 효과(House Money Effect)’로 앞선 사례의 심리를 설명할 수 있다. 이는 존 노프싱어 교수가 실시한 연구에서 도박꾼들이 큰 예상치 못하게 큰돈을 땄을 때 다시 그 거금을 올인하여 배팅한다는 것에서 유래되었다.

 

존 노프싱어 교수가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전 던지기 게임’으로 돈을 잃은 사람은 41%만 다시 배팅에 참여했지만, 돈을 얻을 사람은 77%가 다시 배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즉, 쉽게 얻은 공돈은 원래 자신의 돈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 돈에 대한 위험 기피 성향이 낮아져서 돈을 쉽게 쓰게 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인간은 같은 액수의 돈이어도 자신의 심리나 상황에 따라 그 돈의 가치를 더 크거나 작게 느끼곤 한다. 즉, 자신이 열심히 아르바이트해서 받은 알바비라면 자신이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이라 생각해 쉽게 쓰지 못하지만, 설날에 친척에게 받은 세뱃돈은 자신이 아무 노력 없이 받은 공돈이라고 생각해서 그 돈을 쉽게 써도 되는 돈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그 돈을 막 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원래 본능적으로 손실회피경향이 있기에, 기존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으로 도박을 한다면 단번에 거금을 올인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공돈, 즉 내 돈이 아니라는 심리적 기제가 발동하면 그 돈을 막 써도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돈을 공격적이고 위험한 투자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돈 효과라는 본능을 이겨내기 위해서


정부는 지난해 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일부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으로 생필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사치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다수 있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또한 재난지원금이 분명 자신이 낸 세금을 다시 돌려받는 것임에도 이를 공돈이라고 느끼는 심리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를 충동적으로 하게 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공돈이 생겼을 때 나의 돈을 지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실천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첫째로, 앞서 소개한 공돈 효과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그리고 언제든 자신에게 예상치 못한 수입이 들어오면 돈을 쉽게 써버릴 수 있기 때문에 돈이 생기면 묶어둘 통장이나 특정 도구를 찾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로, 가계부를 작성한다. 자신의 소비 패턴 혹은 자신의 소비 성향에 따라서 항목별로 예산을 설정해두고 그 안에서 소비하도록 한다. 그리고 가계부에 금전적 여유가 생기거나 공돈이 생기면 구매할 품목을 미리 정해두었다가, 공돈이 생겼을 때 구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재 대부분의 현대인은 현금이 아닌 카드를 사용하여 소비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를 한 즉시 내 지갑 속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여 돈을 쉽게 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자신이 언제든 공돈 효과로 인한 비이성적인 소비를 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자신의 필요에 따른 계획적인 소비 습관을 들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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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화려,김정애,and 김재휘. "공돈에 대한 감정과 메시지 프레이밍이 기부연계 제품 구매촉진에 미치는 효과." 한국심리학회 학술대회 자료집 2012.1 (2012): 32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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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67207&docId=6031931&categoryId=67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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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2-25 07: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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