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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게 있었는데, 없어요..? - 몸이 아픈 마음의 병 - 신체증상장애에 대하여
  • 기사등록 2022-02-28 12: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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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김예림 ]



대개 우리는 신체가 아프면 병원에 간다. 그럼 병원에서는 문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고 조치를 취해준다. 반면, 마음이 아픈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일상에서 어려움을 나타낸다. 그런데 환자는 아파하는 증상을 느끼는데 그게 눈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환자는 꾀병을 부리고 있는 것일까?




신체증상장애란?


정신병리 내용 중에 신체증상장애라는 것이 있다. 환자에게 신체적이고 의학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신체적 증상으로 인해 사회적, 정서적인 고통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좀 더 쉽게 풀어보자면, 환자는 A 증상을 겪고 병원에 왔다. 그런데 의사가 환자를 진찰해보자, 환자의 신체에는 실질적으로 A 증상을 일으킬만한 의학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혹은 의학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그 문제로 기대되는 것보다 증상이 더 과도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적으로 꾀병과 비슷하다고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차적인 이득을 위해 행하는 꾀병과는 좀 다르다. 진짜 이 환자는 정말 A로 인해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를 겪는 사람들은 신체 질병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여 의학적 도움을 구한다. 

 

신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신체증상장애는 심리적 스트레스의 문제가 신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정서적인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신체적인 문제로서 발현되는 것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었지만 건강한 마음이 있어야 건강한 신체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았는지도 모르겠다. 

 



신체증상장애의 정서 요인


그렇다면 어떤 정서 요인이 신체증상장애를 만들 수 있을까.

 

첫 번째로는 부정적 정서 때문이다. 우리는 우울이나 불안, 분노, 죄책감과 같은 혐오적인 기분을 부정적 정서라고 한다. 이러한 부정적 정서는 사소한 신체 증상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감각을 부정적으로 지각하게 한다. 이러한 상태는 신체증상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부정적 정서성이 높은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할수록 더욱 그 원인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찾게 되는데, 이는 신체 불평을 더 많이 하게 하고 집중하게 한다. 

 

신체증상장애를 만드는 두 번째 정서 요인은 정서표현불능성 때문이다. 정서표현불능성은 정서를 언어화하지 못한다는 의미로써 Sifneos가 처음 이 단어를 제시했다. 특히 아동 청소년은 정서를 인지하는 능력과 표상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더욱 자신의 감정과 신체 감각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더 정서를 표현하고 조절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서를 조절하지 못한다는 것이 신체적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위는 무엇일까. 일단 언어의 미숙함으로 주관적으로 정서를 명확히 명명하지 못하게 되면, 정확하게 정서 문제를 인지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정서적 원인을 정서의 문제가 아닌 신체적 이상으로 확장하여 그릇된 해석을 할 수 있게 하고, 그에 따라 신체 증상으로 문제를 호소할 우려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신체증상장애의 현주소



그런데 이러한 신체증상 관련 장애에서의 문제는, 제대로 진단받고 치료받는 환자가 3%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신체적 질환에 집중하기 때문에 정신 신체 질환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 신체증상장애는 심리적인 문제가 신체에 나타나는 질환이기에, 신체적인 문제와 더불어 정신적인 문제의 복합적 고려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한계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많은 환자로 하여금 의학적 고아(medical orphan)를 만든다. 의학적 고아란, 제대로 증상이 진단되지 않은 많은 신체증상장애 환자들이 여러 과의 병원을 돌아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환자들은 계속해서 증상을 경험하지만 제대로 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지속적으로 고통을 경험하게 된다. 

 

더 나아가 환자의 경우에는, 그 원인을 발견해도 정신과 진료로 인한 낙인을 우려한다. 그렇기에 정상적으로 원인을 파악해도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가 어렵다. 

 

신체적인 병은 우리가 편하게 치료하러 병원에 간다. 그런데 왜 아직 마음의 병은 병원으로 가는 것이, 그리고 또 그것이 치료로 이어지는 것이 아직은 어려울까. 우리가 건강한 신체를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도 그랬으면 좋겠다. 건강한 신체가 건강한 마음을 만든다는 것처럼, 또 건강한 마음이 있어야 건강한 신체를 만들 수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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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김가형, 백용매 (2014). 청소년의 감정표현불능증, 정서인식 명확성이 신체화 증상에 미치는 영향. 청소년학연구, 21(1), 267-290

·고유라 (2017). 신체증상장애의 이해와 접근. 스트레스, 25(4), 213-219

·Linda Wilmshurst (2017). 발달정신병리학. 학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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