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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신문_The Psychology Times=주영지]

 

“인공 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귀여운 눈망울을 가진 로봇 강아지는 사람의 명령을 알아듣고, 꼬리를 흔들며, 스스로 잠자리에서 일어나 놀아달라고 사람을 보채기도 한다. 인공 지능이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인공 지능이 인간을 대체하여 많은 사람이 “쓸모없는 인간”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각종 패스트푸드점은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을 받는다. 이처럼 많은 직업이 인공 지능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지만, 그중 인간과 감정을 바탕으로 상호작용하는 직업이 가장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버스를 운전하는 운전기사는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지만, 아이들을 상대하는 교사의 대체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기계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인간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일이다.


그렇다면 로봇의 “인공 감정”은 실현될 수 있을까? 로봇공학자들이 설계하는 감정 체계는 주로 감정 인식, 감정 생성, 감정 표현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감정 인식은 눈썹의 모양, 얼굴 찡그림 등 표정이나 몸짓을 시각적으로 인지하고, 음성의 억양, 강도 등에 따라 음성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감정 표현은 로봇이 직접 표정을 짓거나 몸짓을 하고, 음성으로 반응하는 등 행위를 뜻한다. 마지막으로 감정 생성은 타인의 표정이나 주변 상황에 의해서 로봇 스스로 감정 모형을 생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몸짓, 표정 혹은 목소리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감정 체계의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할 수 있어야 로봇이 “감정을 갖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 감정”이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 우선, 감정은 주어진 자극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기 때문에 “원초적 자아(proto-self model)”를 가져야 한다. 어떤 것이 자신에게 해가 되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감정이 나타나려면 처한 환경에서 주어지는 자극을 지각하고, 거기서 얻은 정보와 자신의 정보를 결합할 수 있어야 한다. 생명체들과 유사한 신체를 가지고, 생명체가 흔히 처하는 것처럼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자연환경에 놓여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론적으로 가능한 모든 기술이 현실화되어 세상에 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실현할 수 있더라도, 시장에 충분한 수요가 없거나, 그 기술에 대한 사회적 저항이 크다면 기술은 개발되지 않는다. “인공 감정”이 현실적이지 않은 이유 또한 이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윤리적 논쟁이 큰 문제이니만큼 이는 쉽게 세상에 나타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공 감정”은 여전히 생각해볼 만한 주제이다.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타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공동체와의 단절을 경험하고 있는 현재 사회에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로봇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인공 지능”의 발전은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을 만큼 가속화되었다. 인간이 지혜롭게 인공 지능을 활용하여 더 나은 사회에서 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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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천현득. (2017). 인공 지능에서 인공 감정으로. 철학, 131(), 217-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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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3-25 13: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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