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민
[The Psychology Times=정은민 ]
“지나치게 허용적인 태도도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아동 인권에 대한 의식과 관심이 높아지며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양육 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늘어났다. 필자는 한 방송에서 위와 같은 말을 듣고는 아이의 의견을 너무 존중해도 문제 듣지 않아도 문제라니, 부모가 되는 건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가 자녀에 대해 관대하고 허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아이를 자존감 높은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대체 여기에는 무슨 문제가 숨어 있는 걸까?
'과잉허용' = '방임행위'
자식의 버릇없는 행동에 대해 엄한 훈육을 보이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아이의 기를 죽이지 않는 것에 집중해 아동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고, 반드시 통제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그를 피하며 방임하는 태도를 보이는 부모가 많아졌다. 양육자의 이러한 태도는 아동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것이며, 때문에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난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의존심은 증가하고 자립심은 감소해 자기중심적이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성향을 가지게 될 위험성이 있다.
부모의 과잉허용과 청소년 자살률의 인과성
부모의 과잉허용이 청소년 자살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에서는, 실제 과잉허용이 높을수록 아동의 자살 태도도 높게 나타난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자식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줄 수 있는 부모는 아이의 결점도 기꺼이 안아줄 수 있겠지만, 사회에서는 그를 절대 받아주지 않는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마땅한 통제를 받지 않고 과보호 속에서 성장한 아동이 현실의 벽에 부딪혀 크게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서는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되고 본인 뜻대로 이루어지는 삶만을 살다가 사회에 나와보니 자신을 온전히 포용해주지 않고 때로는 원하지 않는 일도 강요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 큰 혼란과 좌절감 그리고 분노를 경험하게 되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 쉽게 포기하는 어른이 되면 안되니까!
그렇다면 과연 어떤 양육 방식을 취해야 좋을까?
실제 부모와 자녀 간에 애정적 유대가 바탕이 되면서 올바르지 않은 행동에 대한 통제가 적절히 이루어진다면 청소년기 비행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즉 부모는 아이의 권리와 생각을 존중해주되, 타인에게 피해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부정적인 행동에는 엄격한 훈육을 시도함으로써 애정과 훈육이 공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부모라는 지위가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자리이니만큼 아이에게 무작정 이끌려 다녀서는 안된다. 그것은 아이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방임하는 태도이다.
또한, 부모는 아이에게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본인의 힘으로 성취해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고난이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실패를 겪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녀가 받아들일 수 있게끔 만들어 주어야 한다.
청소년기에 성취, 실패, 극복과 같은 경험을 다 해보면 아이들에게는 *회복 탄력성이 생겨나고 이것은 그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한층 더 단단한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발판이 되어준다.
*회복 탄력성: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이나 능력
참고문헌
백승정. (2011.) "청소년의 부모 과잉허용 및 학업 스트레스가 자살태도에 미치는 영향연구." 국내석사학위논문 성결대학교 일반대학원,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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