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The Psychology Times=정연수 ]
당신은 학습심리라고 불리는 심리학 분야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만약 당신이 이 4글자에 대해 단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다면,
이 영역의 범위에 대해 오해하기 상당히 쉬울 것입니다.
대략 3개월 전, 지금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제가 그랬기 때문이죠.
저는 현재 대학교 3학년으로 ‘상담심리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습니다.
처음 강좌를 훑어보다가 ‘학습심리’라는 간략한 강좌명과 눈이 마주쳤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 교수님의 강의계획안을 읽어보지 않고
“강의 내용이 무엇일까?” 혼자 생각의 늪에 빠져 추측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막 심리학 분야에 발을 들인 저에게는 너무나 생소하면서도
한편으론 전문적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 제한적일 것이라는 확신이 컸습니다.
이 4글자는 한 학기 동안 주 1회 3시간씩 만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학습심리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나니 이런 제 생각은 부끄럽게도 여러 면에서 오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류 1. 교실에서의 학습을 강조하는 심리학은 ‘학습심리학’이 아닌 ‘교육심리학’분야에 더 가까웠습니다.
오류 2. 학습심리는 제한적일 분야일 것이라는 저의 가정은 완전한 오류였습니다.
학습심리학, 학습행동의 성립기준에 관한 원리나 법칙을 연구하는 심리학의 한 분야
심리학에서의 학습의 개념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출현된 특수한 심리학의 고전적인 것으로, 지적학습도 포함되지만 보다 폭넓은 경험과 연습의 결과로 정의됩니다. 심리학자들은 학습을 새롭고 비교적으로 연속적인 정보나 행동을 취득하는 과정이라고 정의 내렸습니다. 학습에 대해 수많은 심리학자는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아동은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수많은 학습을 접하며,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해서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초점을 맞추며 배워나갑니다. 학습은 전 연령대에 걸쳐 이어지기에 학습심리학은 단지 교실에서 발생하는 학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리전문가들은 오늘날 학습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학습이 개인 경험의 결과로 나타나는 변화의 단계이라는 것에는 상당수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학습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누구에게 일어나든 상관없이 이런 과정에 관심을 가집니다. 그 대상이 성인이든, 학생이든, 포유동물이든, 파충류든 말이죠. 학습과 관련된 인간과 동물의 행동을 모두 헤아려 보면, 이 심리학 분야가 폭넓게 보이는 효과를 경험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학습심리학은 전 유기체에서 발생하는 종류의 전체적인 학습과 학습된 행동을 다루는 분야인 만큼 그 범위는 대단히 넓습니다. 오늘 하루 동안 당신이 했던 모든 행동을 떠올려보세요. 사전학습 없이 가능한 행동은 몇 개나 되나요? 아마 여러분은 이 질문에 대해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옷 입기, 세수하기, 책가방 챙기기, 요리하기 위한 장보기 등 이 모든 행동은 대부분 또는 하나도 남김없이 사전학습에 달려 있습니다. 요리를 하기 위해 부엌으로 이동하기, 마트에서 필요한 재료와 양을 선택하기 등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학습에 의존합니다. 사전학습에 의존하지 않는 인간의 행동을 생각해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대는 지금까지 어떠한 경험을 해왔기에 지금의 당신이 되었는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아무리 마음을 다잡으려고 해도 마음대로 잘 안될 때가 많습니다. 따지고 보면 사람들의 행동을 좌우하는 가장 큰 힘은 사회적 환경일 때가 많습니다. 어떠한 종류의 경험이 우리를 어떤 식으로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관점이 바로 '학습심리학'입니다.
그저 무미건조하고 삭막해 보였던 학습심리학은 이제 저의 행복과 직결되는 중요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인간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게 아니라 환경에서의 경험에서 받는 영향을 연구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내가 어떤 경험을 해왔기에 현재 나라는 사람이 되었구나”를 깨닫게 된 순간! 고개를 끄덕이며 격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나 자신을 변화시키려면 의지와 같은 내적인 무언가에 호소하기보다는 나의 환경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학습심리학의 관점은 인간의 외부, 즉 환경에서 겪어온 경험에서 답을 찾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심리학과는 달리 인간의 마음속이 아니라 외부 환경으로 시선을 돌려보며 여러분도 ‘학습심리’의 관점을 삶에 적용해보며 당신만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마 그동안 잘 풀리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휴지처럼 술술 풀리는 기대를 해도 좋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대는 지금까지 어떠한 경험을 해왔기에 지금의 당신이 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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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학습심리학 [學習心理學, learning psychology] (교육학용어사전, 1995. 6. 29., 서울대학교 교육연구소)
- 배우고 가르치기의 과정 - 우리는 어떻게 배우는가? (생활 속의 심리학, 김영진)
- 이돈희 (1992). 존듀이: 교육론. 대학고전총서 10. 서울대학교 출판부
- 이은미 (2008). 듀이 미학의 교육학적 해석.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 정명화, 강승희 (2005). 정소와 교육. 학지사
- Mark A. Gluck (2019). 학습과 기억. 시그마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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