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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주해인 ]


날이 무더워지고 있다. 돌아오는 여름을 맞이하여 극장에서는 공포 스릴러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음산한 분위기, 긴장감을 더하는 음악, 겁에 질린 주인공의 표정. 우리는 곧 놀랄만한 일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안다. 이윽고 무엇인가 큰 소리를 내며 등장한다.


아악


우리의 심장을 서늘하게 하는 공포영화는 이런 맛에 여름에 즐겨보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역시 알고 있다. 우리가 공포를 느끼도록 만드는 요소들은 모두 의도된 것이다.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들이 실제로 목숨을 위협받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몰입하여 우리의 심장이 서늘해짐을 즐긴다.


실제 현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우리는 영화 속에 몰입하여 그 상황이 현실인 것처럼 믿는다. 이렇게 상충하는 믿음을 ‘가 믿음’이라고 한다.

 


가 믿음과 관련된 예시


 

어려운 질문이 한 개 있다. 이 세상은 창조된 것인가, 진화된 것인가? 참고한 문헌의 저자처럼 나 역시도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상의 진화론만을 지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질문과 관련하여 저자는 이러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저를 비롯한 평범한 많은 사람들은 왜 굳이 두 이론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지 의아해합니다. 종교적 삶을 살 때는 하나님의 따뜻한 창조의 손길을 24시간 느끼며 살지만, 과학적 삶을 살아야 할 때는 137억 년 전 빅뱅을 통해 우주가 태어났고, 단세포 생물에서 인간까지 진화한 것을 믿습니다. 그뿐입니다. 두 가지 삶이 서로 얽혀서 어느 한 쪽이 다른 쪽을 방해하지는 않습니다.


한 쪽만이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다른 믿음을 선택하여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다.

 


가 믿음과 관련한 다른 예시로는 <톰과 제리> 같은 만화영화가 있다. 이 만화영화에서 주인공 톰과 제리는 서로 프라이팬으로 머리를 가격하기도 하고, 벽돌을 던지기도 하고, 전기 충격을 가하기도 한다. 현실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둘 중 하나는 목숨을 잃어야 마땅한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만화영화를 보면서 ‘왜 저들은 멀쩡하게 살아있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만화 속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런 장면을 보고도 웃으며 혹은 가련하다는 마음 정도만 품고 지나갈 수 있는 것이다.

 


가 믿음이 우리 현실에서 미칠 수 있는 영향


 

우리는 살아가면서 한 가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삶을 신념 있는 삶이라며 동경하기도 한다.


사실 나 역시도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았다. 내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나는 한 가지 올바른 신념만을 가져야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 노력해보니 내 행동엔 융통성도 없었고, 일관된 삶을 산다는 것도 실현 가능성이 작았다. 한 가지 신념을 기준으로 모든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어떤 경우엔 심한 자기 검열처럼 느껴졌다. 결국 이상을 바라던 나에게 현실은 너무 동떨어진 세계로 느껴졌고 무기력증을 느꼈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복잡해진다. 더 많은 갈등이 일어나고, 개개인의 다양한 믿음끼리 상충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대화를 나누다 문득 ‘이 사람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이구나’라고 느끼는 일도 많아진다. 


나의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 상대방의 말에 대해 피드백을 하거나 의견을 제시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살아보며 모든 말에 반응하는 것은 피곤한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럴 때 우리는 그저 아하하 웃으며 넘어가기도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생각을 조금은 이해해보려 노력하고, 그 사람의 경험에서 나오는 믿음을 존중하는 것이다 - 혹은 그 대화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나와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상황에서 가 믿음을 이용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우리 사회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도 당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인 만큼 변화는 쉬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우리의 믿음대로 행동하는 것도 답이지만 어떨 때는 가 믿음을 이용하여 조금 휴식을 갖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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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표기

정성훈, (2011), 사람을 뭉직이는 100가지 심리법칙, 케이앤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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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6-24 06: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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