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
[The Psychology Times=박진형 ]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월이면 국가적 의미의 행사가 많아진다. 조국 수호를 위해 순국한 이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이다.
대한민국은 우리 조상들의 노력과 피로 이루어졌다. 6.25 전쟁과 분단 상황 속에서 치열하게 조국을 수호한 이들 덕에 대한민국은 이 자리에 서 있게 되었다.
'애국심'. 그들을 움직인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지나친 애국심은 국가에 큰 해악이 되기도 한다. 애국심이 무엇이기에, 국가가 무엇이기에 극단의 애국심이 발생하는가.
애국심이란 무엇인가?
애국심愛國心은 한자어를 그대로 풀어보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의 선조들은 이상하리만치 이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었다. 우리 선조들은 유럽 근대 국가들처럼 시민들이 혁명을 일으켜 지위를 얻어낸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군주정 국가에서 일반 시민들을 대우한 것은 더욱 아니었다. 그저 철저한 계급 사회에 귀속되었음에도 국운이 흔들리는 여러 차례의 환란에서 그들은 조국을 지켜왔다.
애국심은 국가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한국 사회처럼 국가에 대한 불신과 비난으로 흔들리기도 하고 혹은 맹목적인 국수주의로도 발전한다.
지나친 애국심은 애국심의 좋지 않은 예시이다. 국내에서는 소위 속어로 '국뽕'이라고 표현된다. '국뽕'을 정의하는 용어가 존재하는데 그것이 바로 쇼비니즘이다.
쇼비니즘에 숨겨진 심리학적 고찰
상술한 것처럼 우리는 종종 '국뽕'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다. 그것은 국가의 대소사를 실제보다 부풀리고 그것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한국 사회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제국주의 시대의 제국들은 이런 심리를 이용해왔고 그것이 좋든 아니든 국가 팽창의 근원이 되어왔다.
국가에 대한 맹신과 광신적이고 폐쇄적인 국가주의, 전체주의, 국수주의를 쇼비니즘이라고 정의한다. 쇼비니즘은 일종의 파시즘이다. 쇼비니즘의 특징은 배타적이고 배외적이며 맹목적인 애국을 강요한다. 쇼비니즘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맹목적 애국과 이러한 맹목적 애국의 기준에 미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비난으로 정의할 수 있다.
과연 한국 사회는 쇼비니즘으로부터 안전한가. 결코 단언할 수 없다. 불과 3년 전 국내에는 대규모 반일 운동인 NO JAPAN 운동이 한창이었다. 개인의 의지와 신념으로 건강한 운동 참여는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 시기 일본과 조금이라도 연관된 산업들은 아주 큰 타격을 받았다. 그것은 비단 사람들의 신념에서 온전히 기인했다기보다는 타인의 시선과 비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한국 사회도 쇼비니즘에서 자유롭지 않다. 쇼비니즘은 국제화 사회 속의 국가를 고립시키고 무너뜨린다. 세계화는 말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입증되고 증명된 사실이다. UN의 등장과 국제기구 등장과 발전으로 국가가 국제사회를 부인할 때 그 국가는 국제 사회 속에서 고립될 수밖에 없게 된다.
연구에 의하면 충성에 대한 보상이 주어질 경우 사람은 더욱 쉽게 배신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대다수 쇼비니스트는 국가에 충성하더라도 보상이 적극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소시민 계층이라고 한다.
이들은 조국에 맹목적인 충성을 바치게 되고 그것은 결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지 않는다. 이것이 더 극단화되면 그것이 파시즘이다. 그리고 이것은 통치 계층의 일방적 지배를 쉽게 만든다.
그렇다면 왜 충성에 대한 보상은 사람의 배신을 이끄는가. 그것은 본디 충성의 목적이 순수한 자기 의지인 것과 다르게 수단화되기 때문이다. 결국 빈틈이 생기면 그것을 기회처럼 생각하게 된다. 그것은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행동과 같다. 이와 같은 심리 기제가 쇼비니스트의 계층을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쇼비니즘은 세계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시야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리고 대다수의 쇼비니즘은 반대 의견이나 객관적인 시각을 공격한다. 그것은 상당히 공격적이고 정치적인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국가는 국민의 보호와 행복, 권리 보전을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쇼비니스트에게 국민은 국가를 위한 수단이다. 이와 같은 위험한 사고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해치는 위험한 수단이 된다.
국제 사회의 일원화가 진행되고 세계가 진정한 평화를 찾아가는 지구촌 사회에 쇼비니즘은 그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더하여 모든 인간의 권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 된다.
쇼비니즘은 애국심이 아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의 역할은 국가에 소중한 자산이다.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조국을 건강하게 사랑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애국이다.
맺음말
건강한 애국심은 21세기의 대한민국을 발전하는 중요한 원동력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비뚤어진 애국심이나 지나친 애국심이 아니라 건강한 애국심이 더욱 절실한 시대다.
한국 헌정사 100년간 수많은 한국인들이 목숨과 인생, 꿈을 걸고 지켜온 조국 위에 현재의 대한민국이 서 있다. 그러나, 갈등으로 얼룩진 그들의 조국에서 애국심마저 갈등에 이용되고 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나라의 모습이 과연 이런 모습이었을까. 애국심마저 극단으로 향해버리는 이 사회 속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무엇인지 제고할 필요가 있다.
호국영령에 대한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글을 마친다.
지난기사
정한울. (2020). ‘국뽕’ 논란과 ‘헬조선’ 담론을 넘어선 대한민국 자부심: 명과 암. EAI 이슈브리핑. 재단법인 동아시아연구원.
이예슬. (2021). [시대공감] 세상에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없다 - 국뽕의 이중성. 오늘의 문예비평. 오늘의 문예비평. 겨울호(123). 18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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