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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나로 살아가는 방법 -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나를 찾을 수 있을까
  • 기사등록 2022-07-20 07: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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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나웅재 ]

Unsplash

현대는 끊임없이 변동하는 시대다. 특히 우리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들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과거 지구온난화는 선진국들에게만 책임을 물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위기의식을 같이하고 함께 해결해야 할 공통과제로 떠올랐다. 유형 자본인 화폐 기술이 무형화되어 비트코인이나 NFT의 거래량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AI와 자동화 기술이 일상생활로 이어져서 AI 면접,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지면의 한계를 뛰어넘어 실감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경영학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기회로 인식되기도 한다. 탄소 중립 정책이 제도적인 변화를 일으킴에 따라 기업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화석 연료 대신 지속 가능한 대체 에너지를 찾는 것에 주력하여 다가올 미래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대비하고자 했다. 물론 완벽하게 예측되는 미래는 없다. 과학자들은 AI 기술이 혁신과 변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제 그 세계가 현실이 되어보기 전에는 어떠한 영향력과 부작용을 가지고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불확실성을 기회로 전환하고자 하는 동기가 생기는 이유는 어느 정도 확실하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대비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확정된 미래의 예시는 고령화 시대, 헬스케어 혁신 등 중ㆍ장기적으로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올 미래를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 개인은 어떠한가? 우리는 이러한 확실한 미래를 가지고 있는가? 심리학자들은 사람이 불확실한 위기를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라고 말한다. 첫째는 혁신적이라고 평가받는 비즈니스가 그러하듯이 기회로서 받아들이거나 둘째는 사회적인 불안감을 느끼며 불확실성에 스스로를 가두어버리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74%가 독립적인 의사결정 없이 타인의 기대를 수용하거나 내면을 사회의 요구에 맞추어 억압하는 정체성 유실, 정체성 폐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은 자유롭도록 저주받았다


 

불확실성의 메가트렌드는 특히 청년들에게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여전히 사회적으로 부의 축적이 성공의 척도로써 정의되고 있고 높은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다.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가기 시작하면서 외부환경으로부터 주입되는 성공의 가치를 주입당하며 주체성을 상실한 채로 치열한 경쟁 사회의 소우주를 경험한다. 그 결과 누구보다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었지만 다양한 사회적 가치와 타인의 기대에 맞지 않는 나를 발견하게 되고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라고 느끼기보다는 스스로 부족하고 결핍된 존재로 인식하며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불확실성’을 마주하게 된다.

 

학창 시절에는 좋은 대학, 좋은 직업 등의 가치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은 변하지 않는다. 높은 연봉을 가지며 큰 규모의 직장에 가고 최소한 남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성공의 척도가 되었으며 사회적이고 공익적인 일은 부의 창출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도외시된다. 이러한 기대에 맞추기 위해 우리는 대학의 학과와 관심 직무를 바꾸기도 하고, 자발적으로 높은 경쟁률을 가진 전문 자격증과 공직 시험에 뛰어들기도 하며, 정규직보다 경쟁률이 높다는 인턴에 지원하는 등 삶을 끊임없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것으로 재구성하고 채워나가고자 한다. 누구보다 자유를 원했지만 막상 자유가 주어지니 불안감을 느껴서 스스로 자유를 억압하고 외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자아로 회귀한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정체성이 결여된 삶은 결과적으로도 행복하지 않다. 힘들여 입사한 회사의 1년 이내 퇴사율은 30%에 이르며 한국은 OECD 국가 중 우울증 발병률이 36.8%로 1위이고 이에 따른 자살률은 무려 15년 연속 1위를 수성하고 있다.

 


 나는 내 인생의 전기작가이다


 

목적이 없는 배에 부는 바람은 어떠한 바람도 순풍이 될 수 없다. 정체성이란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삶의 방향성에 대해 올바른 결단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 대한 이해와 탐구가 우선시되어 스스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결정을 하고 이어진 결과에 대해서 온전한 책임감을 느낄 때, 즉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스스로 책임지는 인생을 살아감으로써 자아 정체성의 성취를 일구어낼 수 있다.

 

심리학자 다니엘 캐니만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자아는 기억하는 자아와 경험하는 자아로 나뉜다. 경험하는 자아는 매 순간마다 세상을 느끼는 자아로써 기쁨이나 고통의 깊이를 인지하는 자아이다. 기억하는 자아는 지나간 과거의 경험을 회고하며 평가를 내리는 자아이다. 기억하는 자아는 경험하는 자아를 포함할 수 있는 더 중요한 자아이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무언가를 느끼거나 생각하는 자아는 경험하는 자아이지만, 그 책에 대해 좋은 교훈을 준 책으로 기억할 것인가, 시간 낭비에 불과한 경험으로 기억할 것인가, 의미를 부여하는 자아는 기억하는 자아이다.

 


서사적 자아와 삶의 진정성



이러한 기억하는 자아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과거의 기억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스스로 어떠한 인생을 살아왔는지 반추해 보는 경험은 중요하다. 어린 시절 과거에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고 부정적으로 느낀 기억이 있다면 그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애와 자존감이 부족할 확률이 높다.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들을 바로잡고 과거를 나에게 의미 있는 기억으로 재해석할 수 있어야 나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닌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해는 ‘서사적 자아’로 이어진다. 나의 과거와 현재는 서로를 일관성 있게 매개시켜주는 동반자가 되며 그것은 ‘나’라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하나의 서사로써 받아들여진다. 그 결과 스스로 살아온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느끼고 더욱 일관되고 확실하게 사고하며 미래를 살아가도록 장려한다.

 

과거 내성적인 성격이 부정적인 기억이었다면 고쳐야 할 대상으로 기억하기보다는 신중하고 세심한 행동이 나에게 어떤 좋은 영향을 끼쳤고 삶에 있어서 유리하게 작용하였는지 되돌아보자. 나빴던 기억은 자연스럽게 휘발되고 이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이 더 이상 부끄럽거나 부족한 사람으로서 느껴지지 않게 된다. 결핍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무엇인가 더 채우고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사회적으로 외향성을 중요시하든지 신경 쓰지 않게 되고 나보다 뛰어난 타인에 대한 질투 대신 능력을 인정하는 포용력과 여유를 갖추게 된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주체성이 생기며 성격의 장점을 극대화해 살고자 하는 새로운 ‘미래’에 대해서 상상하게 된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만약 우리가 영원을 산다면 어떨까? 우리 삶의 목적성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고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노력할 필요가 없으며 누군가를 위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유한성이라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기 위해 앞으로의 인생을 더 책임감 있고 밀도 있게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죽음으로의 선구’를 통해서 스스로의 삶을 성찰할 것을 권고했다. 언젠가 닥쳐올 죽음에 대해 미리 선구해봄으로써 지금까지의 삶을 새롭게 받아들이며 불필요한 것들을 배제하고 온전히 나만의 미래를 살아갈 방향성과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대세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나만의 방향을 만드는 힘. 

내 세계를 스스로 구축하는 뿌듯함.

좋은 것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는 기쁨.

취향이 있는 사람에겐 이런 주체적인 기쁨이 쌓인다.


- 오하림, <나를 움직인 문장들> 중에서 -




당신은 어떠한 삶을 살아왔고 어떠한 삶을 앞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선택은 그 누구도 아닌 스스로의 결정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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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이성엽, (2021) 이미 완전한 당신 (어웨이크너), 박영스토리

오하림, (2020) 나를 움직인 문장들, 자그마치북스

http://www.senior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9451 김영조 (2019), 하이데거와 본래적 실존, 시니어매일

https://www.mk.co.kr/news/special-edition/view/2022/06/543959/ 송오현 (2022), 불확실성 넘쳐나는 시대, 숨지 말고 마주하라, 매일경제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676384 이은영 (2020),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는 사람들, 오마이뉴스

http://www.medipharmhealth.co.kr/mobile/article.html?no=76121 김용발 (2021), 한국 우울증, 자살률 OECD 1위 한국, 메디팜 헬스

https://s-space.snu.ac.kr/handle/10371/127923 김상현 (2016), 내러티브의 재해석: 교육내용으로서의 내러티브, 석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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