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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이다경 ]



"법이 통과되면, 범죄자도 심리상담소를 차릴 수 있어요"

내가 SNS에서 접한 ‘심리상담사법’에 대한 한 줄 요약이었다. 어떻게 범죄자가 상담할 수 있는 법이 생길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생각이 내가 심리상담에 관한 법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였다.



심리상담이 무서워요



코로나 발병 이후 심리상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2021년 1분기 보건복지부에서 조사한 일반 심리상담에 대한 수요인식은 전혀 필요 없다는 응답이 0점, 필요하다는 응답이 2점일 때, 1.02점에서 1.46점까지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요의 증가와 함께 심리상담에 피해를 보는 내담자가 많아지고 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현재 상담 관련 국가 자격은 청소년 상담과 직업상담, 임상심리사를 제외하고는 국가자격증이 없다. 또한, 심리상담소 개설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기 때문에 민간 자격증이 없거나, 공신력이 없는 민간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쉽게 개설할 수 있다.


현재 심리상담 관련 민간 자격증은 약 5,100여 개 이상 있으며, 이 중에는 공인된 상담심리학회와 상담학회에서 이수할 수 있는 자격증과 비슷한 이름으로 등록된 민간 자격증이 많아 내담자가 피해를 보는 것이다. 나 또한, 심리사법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면서 이 사실을 알았고, 주위 지인들의 인터뷰 응답에 따르면 심리상담을 접했던 경험이 있다는 사람들도 심리상담 분야에 국가자격증이 없으며, 자격을 규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법률체계가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떤 게 엉터리 법이에요?



2022년 심리상담에 대한 전문성 있는 기준을 마련하기 위하여 심리상담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다. 그러나 그 중 ‘심리서비스법’과 ‘심리상담사법’을 두고 각 학회에서 찬반 의견이 대립 중이다. 정말 이 법들이 범죄자를 위한 엉터리 법이기 때문일까?

 

이는 심리학이 단일이 아닌 다 전공 체제라는 점과 관련이 있다. 심리학이 한국의 문화에 맞게 발전하던 과정에서 심리학은 학문으로 인정받기 위한 힘을 키워야 했다. 힘을 만든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심리학을 필요로 해야 하고 이는 그만큼 심리학에 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음을 어필해야 한다. 따라서 초창기 심리상담은 종교, 사회복지, 교육, 심리 분야로 힘을 키우게 되었다.

 

그중 심리학 전공자가 대부분인 한국심리학회에서는 ‘심리서비스법’을 발의했다. ‘심리서비스법’에서는 심리상담사의 자격 조건을 심리학과 졸업자로 한정시키고 있고, 석사 이수 후 3000시간의 수련을 통과하는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타 전공자가 많은 한국상담학회에서는 발의한 ‘심리상담사법’에서는 응시자격을 심리, 상담 관련 학문을 전공하지 않아도 상담 관련 기관에서 5년 이상 일을 하면 주어진다고 명시되어있다.

 

두 학회 모두 심리상담을 하기 위한 수련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그 수준을 어느 정도 설정할지에 대해 차이가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



심리상담법안을 조사하면서 심리상담을 규정할 법이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나에게는 충격적이고 위험하게 느껴졌다심리상담 법안에 대한 의견의 차이가 심한 지금. 우리는 심리상담관련 법안이 ‘왜 필요한가’에 대하여 생각해야 한다.


심리상담은 내담자가 상담사로부터 안전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만약 피해를 받았다면

법으로써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

 

나도 가끔 내담자로서 심리상담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내가 받고 싶은 심리상담이란 무엇일까? 확실한 것은 나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나를 편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상담이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수련 기준이란 생각보다 중요한 요소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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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성필립보생태마을.(2021. 08. 19). 심리상담사법 제정 마련을 위한 토론회. [비디오 파일]

URL : https://youtu.be/Eg-0UjO-gfo

반디심리연구소. (2022. 04. 11). 심리상담법이 생기는데 전문가끼리 싸우는 이유. [비디오 파일].

URL : https://youtu.be/yphLhcO1CqU

반디심리연구소. (2022. 04. 19). 심리상담사가 들으면 기분 나쁠 이야기. [비디오 파일].

URL : https://youtu.be/KfKW1kWuiZ0

심리사법 법제화, 심리학회와 상담학회가 공공성에 기반해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마인드포스트]. (2021).

URL : http://www.mindpo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5851

심리서비스법률안, ‘심리학’ 전공 제한...반쪽짜리 입법안 논란 [메디컬투데이]. (2021). 

URL : https://mdtoday.co.kr/news/view/179522663951782

성도착자·자살충동 10대… 자격증 올리자 SOS 쏟아졌다[이슈&탐사]. [국민일보]. (2022). 

URL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47385&code=11131100&stg=ws_real

심리사냐 상담사냐… 심리상담, 법이 없다[이슈&탐사]. [국민일보]. (2022).

URL : https://m.kmib.co.kr/view.asp?arcid=0017159178

[뉴스룸에서] 상처 입은 한 사람 안 보이나. [국민일보]. (2022).

URL :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56370&code=11171222&sid1=col

제2 간호법 확대 우려 제기 '심리사법' 해결 가닥. [데일리메디]. (2022).

URL :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884986

이상민. (2020). 심리상담 법령의 필요성. 한국심리학회지: 상담 및 심리치료, 32(1), 547-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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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8-06 20: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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