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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삶을 견뎌내기 위한 마음의 갑옷, 방어기제: 지금 당신의 방어막은 어떤 모습인가요?
  • 기사등록 2022-09-19 07: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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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혜린 ]


사진 출처: pixabay.com/ko/

당장 쓸 돈이 부족하지만 값비싼 명품을 구매해 SNS에 올리곤 하는,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


혹은 무언가 일이 잘못되었을 때 “생각해 보니 그 일이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안 해도 돼.”라고 종종 ‘합리화’해 버리는 사람들.


이는 우리들의 일상 속에서 흔하게 발견되고, 할 수 있는 모습들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행동들 모두 자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기제였다는 사실을 혹시 알고 있었는가?

 


방어기제란


방어기제는 심리 내적 또는 외적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불안감을 처리하고 심리 내부의 평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아의 무의식 영역에서 일어나는 심리 기제를 일컫는 용어이다. 즉, 이는 어떤 사건에 관해 한 사람이 가진 인식을 변화시킴으로써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를 최소화하게끔 하여, 그것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심리적인 조절 과정을 뜻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방어기제를 통해 자신이 지니는 자기, 타인, 감정 등에 대한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변화시키면서 그것들로부터 자기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는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방어기제의 유형


그렇다면 이렇듯 우리의 마음을 보호하려는 무의식적인 방어막으로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먼저, 앞서 이야기한 ‘허세’와 ‘합리화’에 대해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허세는 실속보다 외양, 즉 겉치레를 중요하게 여기는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다시 말해, 이는 자신의 모습이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 외적인 것에만 치중하는 다소 타인지향적인 방어기제라고 말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자신의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일삼는 것이 그러한 행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합리화는 불합리한 생각이나 태도를 합리적인 것처럼 정당화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만족감을 얻으려는 행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즉, 이는 정당화될 동기만 노출시켜 의식화함으로써 자신의 태도가 매우 정당한 것처럼 느끼게끔 만드는 기제인 것이다. 가령 먹고 싶었던 포도에 손이 닿지 않아 그것이 신 포도일 것이라 치부해버리며, 자신은 포도를 못 먹는 것이 아니라 안 먹는 것이란 이솝 우화 속 여우의 언행이 바로 합리화 방어기제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겠다.


또한 회피는 눈앞에 닥친 문제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소극적인 행위를, 수동공격은 공격적인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표현함으로써 그 감정을 처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에 대한 사례로 전자는 누가 일을 시키려 하면 일부러 바쁜척하는 경우, 후자는 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 문제 자체를 외면해버리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투사, 전위, 반동형성, 동일시, 퇴행, 주지화, 반전, 부인 등의 방어기제들이 존재한다. 이처럼 한 개인에게, 그리고 각 사람마다 나타나는 방어기제의 유형은 굉장히 많고 다양하다.


이러한 방어기제들을 자주 사용하다 보면 자신감, 자존감이 상실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방어기제가 꼭 우리에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를 과하지 않게 적당히 사용한다면 오히려 갈등과 문제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주어 세상으로부터 자아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


방어기제를 아예 쓰지 않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마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그런 완전무결한 존재가 되기란 당연하게도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완벽한 방법이 없는,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렇게나마 자아를 보호해 가면서 어떻게든 치열히 삶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잠깐 작은 방어막 뒤에 숨는 것은 결코 나쁜 행위가 아님이 분명하다. 그 누구도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애써 힘겹게 방어막을 든 당신의 노력에 격렬히 비난하지는 못할 것이다.


각박한 삶을 살아내기 위한 일시적인 갑옷. 그것을 심하게만 사용하지 않는다면, 적당히만 활용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나’에게 큰 힘이 돼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갑옷에 마냥 갇혀있기보다 그 마음속 방어막 뒤에서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려는 조그마한 다짐도 가볍게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문헌

 홍수민, 하지현, 2020, “방어기제의 평가와 분류”, 건국대학교의학전문대학원 정신건강의학교실, Psychoanalysis 2020;31(1):1-10, Vol. 31 Issue 1, 1-3p.

 하지수, 2018, “SNS에서의 사회비교에 따른 자기인식, 방어기제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효과”, 건국대학교 대학원 박사 학위논문, 32-44p.

 한성희, 2020, “자아방어기제와 전치적 강박소비행동에 관한 연구”, 소비문화연구 제23권 제2호, 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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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PT_mangosteen2022-10-11 14:20:27

    각박한 삶 속에서 방어기제는 나를 지켜주는 보호 장치이기 때문에
    성숙한 방어기제를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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