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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예린 ]


나의 마더 스틸컷, 마더

“의사에게 다섯 명의 환자가 있고, 각각 다른 장기를 이식받아야 하는데 적합한 장기가 없어. 어느 날 생명이 위험한 여섯 번째가 환자가 들어왔어. 새 환자는 치료 가능하지만, 다른 다섯 환자에게 맞는 장기가 있지. 의사가 치료를 늦춘다면 새 환자는 죽겠지만, 그의 장기로 다른 환자 다섯 명을 살릴 수 있어. 의사가 새 환자를 치료하면 한 사람은 살리겠지만, 다른 다섯 명은 죽겠지.”


위 대사는 영화 <나의 마더>에 나오는 '마더'가 자신이 만든 '딸'에게 윤리학 문제를 내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새로 들어온 여섯 번째 환자를 살리면 다른 다섯 명의 환자가 죽지만, 반대로 여섯 번째 환자를 치료하지 않으면 나머지 다섯 명의 환자가 살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의사가 취해야 할 최선의 행동 방침이란 무엇일까?


트롤리 문제

소수가 희생하면 다수를 살릴 수 있다는 윤리적 실험을 트롤리 문제라고 한다. 트롤리 문제로 유명한 실험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가 있다. 이 실험은 영국의 윤리 철학자 필리파 푸트(Philippa R. Foot)가 제안한 것으로,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가 레일 위로 달리고 있을 때의 상황을 전제하고 있다.


기차가 향하는 곳에는 다섯 명의 인부가 놓여 있다. 이대로 멈추지 않고 달리면 다섯 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것, 이때 그 옆에 있는 레일 변환기를 당기면 기차가 방향을 틀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레일 위에는 한 명의 인부가 있다. 만약 레일 변환기를 당기면 다섯 명의 인부는 살겠지만 한 명의 인부가 죽고, 레일 변환기를 당기지 않으면 다섯 명의 인부가 죽겠지만 한 명의 인부가 산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와 같은 상황을 바로 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라고 한다.


트롤리 딜레마에 정답은 없다. 변환기를 당기면 한 명의 인부가 죽는 데 직접 가담하는 것이 되지만, 그 대신 다섯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다. 반대로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 한 명의 인부가 살겠지만, 반대로 다섯 명이나 되는 사람이 목숨을 잃는 것에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제시되었을 때, 많은 사람이 소수를 희생시키고 다수를 구하는 선택을 한다. 트롤리 딜레마는 다섯 명을 살리기 위해 한 명을 죽이는 일이 도덕적으로 옳은지에 대한 질문을 남긴다.


나의 마더 스틸컷, 딸

영화 <나의 마더>에서 '딸'은 트롤리 문제를 듣고 이러한 대답을 했다. “이 다섯 명의 환자가 제가 아는 사람인가요? 좋은 사람인가요? 정직한가요, 부정직한가요? 게으른가요, 성실한가요? 생명을 구하는 의사인 제가 저의 희생으로 그 목숨을 살인자나 절도범에게 준다면, 그들은 더 많은 사람을 해치게 될 거예요.”


트롤리 딜레마는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와 닮았다. 인간은 언제나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려 하는 본성을 지녔음을 전제로 하여,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한다. 그러나 공리주의는 다수의 편에 선 사람이 도덕적인 인물인지에 대한 의문은 배제하고 있다. 오직 양적으로만 보았을 때, 한 명을 희생시키고 다섯 명을 살리는 일이 윤리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


만약 트롤리 문제에서 다수의 사람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다는 배경이 붙는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 그들이 다른 사람의 금품을 탈취하고, 목숨을 앗아가고, 악행을 삼는 범죄자들인 것이다. 이 같은 경우에는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다른 결과가 일어났을 거라고 판단된다. 최대 다수가 모두 범죄자라면 그것은 더 이상 최대 행복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새로운 무법 지대를 낳을 뿐이다.


트롤리 딜레마는 다수를 위하여 소수가 희생하는 일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벤담의 공리주의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도덕적인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선택해야 한다.





참고문헌

심재율. (2018). 실제 '트롤리 딜레마' 실험했더니. [The Sciencet Times]. 실제 ‘트롤리 딜레마’ 실험했더니 – Sciencetimes 

박경민. (2016). (박경민 기자의 인문학 떠먹기)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 [전기신문]. (박경민 기자의 인문학 떠먹기)트롤리 딜레마(Trolley Dilemma) < 라이프ㆍ영화 < 전기문화 < 기사본문 - 전기신문 (electimes.c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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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9-17 15: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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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PT_mangosteen2022-10-06 16:40:16

    다섯 사람의 가치가 한 사람의 가치보다 더 높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양쪽 모두 옳고 그름을 계량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나에게 묻는다면, 이유를 막론하고 나에게는 그러한 생명의 경중을 가릴만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 봅니다.
    다수를 위해서 소수를 희생하는 일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끊임없이 탐구해야 할 과제인 것은 맞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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