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정승환 ]

(출저:게티이미지뱅크)

대학 생활 도중 고학년이 되면서 취업에 대한 불안감과 성적에 대한 걱정이 슬럼프로 이어진 적이 있었다. 그러던 와중 학교에 학생상담센터가 있다는 것을 떠올렸고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다. 


4달 정도 기간 동안 공부를 시작하지 못하고 자꾸 미루게 되는 것에 대해 상담을 받고 나의 완벽주의적 태도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 이후에 내 스스로에게 만족을 얻는 법을 연습하면서 차츰 슬럼프에서 빠져나왔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상담을 받으면서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강박증적 태도와 불안감에 대해서 고찰할 수 있었고 삶의 질 개선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심리상담 법제화 필요성


 

나의 개인적인 경험들을 듣고 상담사가 나의 사고 과정의 문제점을 짚어준 것처럼 상담은 많은 상담 이론 지식과 실무 경험을 필요로 한다. 또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높은 윤리의식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문 상담사에 관련한 법이 부재한 상황 속에 비윤리적, 비전문적 상담이 생겨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 


교육 2시간 만에 상담사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사이트, 엉터리 상담 자격증을 통해 성범죄를 선처해주는 의견서를 발급해주는 등 비윤리적 행위가 전문 상담사 자격의 부재 속에 발생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코로나 발생 이후로 정신건강이 악화된 상황이다. 2022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함께 우울 위험군이 코로나 19 발병 이래 가장 낮은 수치(16.9%)로 안정화 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인 2019년(3.2%)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악화된 상황 속에서 정신건강에 대해 급증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1년 2학기 기준 수도권 소재 대학의 경우 대학상담센터 평균 대기 시간이 한 달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의 소아정신과 교수의 진료 대기만 5년을 해야할 정도로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전문 상담사에 대한 법제화는 상담 전문가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상담 전문가 양성을 위해 필수적인 상황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는 전문 상담사 자격 기준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미국 외 3개국 심리상담법 운영 현황



먼저, 미국의 경우 다른 나라들보다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와 수련을 요구함과 동시에 상담심리 분야를 선도함으로서 국제기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심리상담 전문가에 대해서 상담사(LPC)와 심리사(PC)로 나누어져 있지만 둘의 차이는 구분하기 쉽지 않고 상담사는 석사 수준, 심리사는 박사 수준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심리상담 전문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면허 발급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독립적인 상담소를 개소할 때 신고제로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면허를 가진 사람에 한정하여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다. 


상담사(LPC)를 기준으로 볼 때 주 정부에서 요구하는 학위요건, 수련내용, 인증기관을 필요로 하는데 구체적으로 1) 인증된 석사과정 이수 또는 지정된 11가지 분야와 600시간 이상의 인턴쉽 증명서 2) 석사 졸업 후 3000시간 실습 이수(내담자와 상담 1500시간 이상) 3) 일주일에 평균 1시간의 수퍼비전 4) NCMHCE 시험 통과를 필요로 한다. 다만 이러한 기준은 독립된 임상 실무를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 학교상담자나 교사 자격을 위해서라면 인증된 과정 이수만을 필요로 한다. 

 

영국은 상담사 자격을 위해 심리학 학사 및 석사학위 취득과 1년 이상의 수련을 받아야 한다. 또한 자격증 취득 후 2년이 지나면 자격 전문성을 재검증 받아야 한다. 


호주는 이전에 4년제 심리학과 졸업, 2년 이상의 인턴십 이수를 요구했으나 국제 기준 부합과 질 향상을 위해 2022년 7월부터 심리학과 6년 이상의 교육이나 5년 이상의 교육과 1년 이상의 인턴십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또한 국가시험 합격 후에도 1년 주기로 자격 갱신을 필요로 한다. 


일본의 경우 심리학과 학석사 취득 또는 인증 받은 대학교에서 심리학 전공 후 2년 이상의 수련 과정을 통해 6년간 교육을 이수 받으면 연수를 수료한 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4가지 나라들을 살펴봤을 때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석사 이상이라는 높은 학력 수준과 일정 기준 이상 수련 시간을 요구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심리상담 법제화 진행상황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4개의 상담사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 상태이며 심리상담 분야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심리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논의 협의체’ 또한 구성하여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심리 상담사를 지칭하는 호칭조차 정하지 못할 만큼 많은 쟁점 사항을 가지고 있다.


심리상담 법제화 이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



현재 상담사법에 관해 많은 논쟁이 있지만 많은 노력들 끝에 법이 만들어진다면 상담 전문가에 관한 국민들의 신뢰가 올라감은 물론이고 정신건강 인식 개선으로 상담의 대중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상담의 대중화는 국민들의 행복과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사람들의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더 명확히 알게 되고 전문가에게 요청함으로서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가 몸이 힘들면 병원에 가듯이 마음이 힘들면 전문 상담사나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간다는 생각은 자신의 마음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어주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심리상담 법제화는 정신건강의 개선을 통해 국민들의 행복을 증진시켜주며 우리나라 헌법 10조에 명시하는 행복 추구권을 더욱 보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기사

나 우울증일까? (feat MMPI)





참고문헌


현진희. 2022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2022. 

노은빈,김현진,and 최기홍. "국제 수준의 심리사 자격 기준, 핵심역량 그리고 대한민국에서의 법제화 필요성." 한국심리학회지 일반 41.3 (2022): 243-255. 

나고은 ( Goeun Na ), 허난설 ( Nanseol Heo ),and 이상민 ( Sangmin Lee ). "심리상담 법제화 방향성: 미국의 전문상담사(LPC)와 인증프로그램(CACREP) 사례를 중심으로." 상담학연구 22.6 (2021): 1-15. 

강창욱 외 3명, ‘성범죄자 선처세트 팔아요~’ 엉터리 심리상담에 55만원, 국민일보, 2022.05.27,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7117949&code=61121111&cp=nv

강창욱 외 3명, 2시간에 딴 자격증...엉터리 심리상담사 양산, 국민일보, 2022.05.25, https://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47019&code=11131100&cp=nv

김휘원, 코로나, 취업난 우울증 학생 늘어... 대학상담센터 한달 이상씩 대기, 조선일보, 2022.03.15,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2/03/15/LV4OWZLYU5GRPLNZQMUZW6TEFE/?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김효정, 예약 대기 7년! 소아정신과가 미어터지는 이유, 주간조선, 2022.05.24, http://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0482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4709
  • 기사등록 2022-10-11 13:30:50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