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서
[The Psychology Times=최윤서 ]
누구나 한 번쯤은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라는 단어를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엄연히 다른 유형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둘의 정확한 개념과 차이점을 몰라 그 둘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정확히 어떤 의미이고 그 둘의 차이점은 과연 무엇일까?
반사회적 인격 장애인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사실 정식적인 진단명이 아닌, 반사회적 인격 장애에 포함되는 유형에 불과하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 중에서도 사이코패스는 전 세계의 1%, 소시오패스는 4%로 극소수이다. 반사회적 인격 장애는 성격 장애 중 하나로서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타인의 권리 침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범법행위를 반복하거나 거짓말, 사기성, 공격성, 무책임함의 특징을 보인다.
여기서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모두 반사회적 인격 장애라고 할 수 있지만, 반사회적 인격 장애라고 해서 모두 범죄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발병원인
사이코패스는 생물학적이고 유전적인 성격이 강하다. 안성조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사이코패스는 태어날 때부터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전두엽과 감정과 공감 능력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발달하지 않아, 공격성향이 증가 되고 공감 능력이 결여된다. 또한, 뇌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느리게 성장하여 충동성, 이기심, 욕구를 잘 참지 못하는 성향이 어린아이와 청소년과 비슷해지게 된다. 즉, 충동적이며 즉흥적이고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기질을 타고난 것’이 사이코패스적 성향의 주된 원인이다.
반면, 소시오패스는 남들과 같이 정상적인 기질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유년기 시절의 신체적, 감정적 학대와 같은 사회, 환경적 결핍에 의해 후천적으로 성격 장애가 발생한다.
행동적 특징의 차이
사람들은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를 혼동하여 쓰지만 둘은 다음과 같이 분명한 차이가 있다.
1. 사이코패스는 본인 감정에 미숙하고 감정 조절이 힘들어 극적인 감정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시오패스는 감정 조절이 뛰어나 자신을 잘 위장하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다.
2. 소시오패스는 상대방과의 사회적 관계를 본인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기 때문에 일정한 수준의 공감과 사회적 애착 형성이 가능하다. 따라서 겉으로 보면 다른 사람과 큰 차이 없이 사교적이고 공감 능력이 좋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사이코패스는 언어맥락을 잘 파악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누군가와 교류하기 힘들다.
3. 사이코패스는 그 무서운 기질이 충동적인 범죄로서 잘 드러나지만, 소시오패스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일반인들 속에 존재하면서 계산적이고 치말하게 반사회적 행동을 저지르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4. 소시오패스는 동정심과 연민 같은 타인의 감정을 잘 이용하여 지배력을 강화한다.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은밀하고 교묘하게 조작해 타인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믿지 못하게 만드는 일명 가스라이팅에 매우 능숙하다. 반면, 사이코패스는 자신의 욕구 충족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타인의 감정을 이용하는 능력이 없다.
5. 사이코패스는 윤리나 법적 개념이 없어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고 죄를 저지르지만, 소시오패스는 잘못을 인지하면서도 죄를 저지른다.
대화 방식의 차이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는 특징에서도 차이를 볼 수 있듯이, 대화 방식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소시오패스는 상대방의 동정심과 불안을 이용하여 생각을 서서히 지배한다. “나는 그렇게 말한 적이 없는데, 너가 그렇게 들었어?”,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얘기야” 등이 그 예이다.
반면, 사이코패스는 상황과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에만 중점을 두는 대화를 많이 한다. 실제로 사이코패스인 한 살인범은 경찰과의 면담에서 붙잡혔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과 두려움은 전혀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예방과 치료
사이코패스의 경우, 선천적인 문제에 의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을 애초에 못 느끼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 지금으로선, 어릴 때 품행 장애를 보이거나 불행한 환경 속에 자란 청소년과 그 부모를 상대로 전문적인 교육과 상담을 함으로써 아이가 흉악한 범죄자가 되는 것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소시오패스는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잘못과 심리적 상태에 대한 인지가 가능하므로 예방하거나 치료를 함으로써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비양심적인 행위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더 큰 성공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주입하면, 그 성향이 심화하는 것을 다소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기사
참고자료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korea.kr]. (2014.01.20).
서울아산병원 정신 건강칼럼 [psy.amc.seoul.kr].
정신의학신문 [psychiatric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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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김경옥. (2016).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중앙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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