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이서
[The Psychology Times=백이서 ]
‘빨간펜으로 이름 쓰지 말자,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 흔히 사람들이 믿었거나 믿고 있는 미신이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주변엔 시험 치는 날엔 미끄러질 수 있다는 이유로 미역국을 먹지 않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한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심리를 지배했던 미신은 결국 거짓이라고 과학적으로 증명됐거나 객관성이 없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신에 열광할까? 사람들은 정보의 정확성보다 불확실한 뉴스가 “그럴 것이다.”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지닌 것이다. 오래전부터 시작된 이러한 미신은 ‘인터넷에서의 정보홍수’라는 또 다른 형태로 변해갔다. 이러한 과정을 나타내는 용어인 토마토 효과에 대해 함께 알아보자.
<200여 년 동안 서양인들을 속였던 토마토>
16세기 유럽, 토마토는 당시 큰 잎과 열매 그리고 신비한 색깔로 관상용 식물로 여겨졌다. 아름다워 보였던 토마토에 대해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 소문이 돌아다녔다, 바로 이걸 먹으면 고열과 함께 죽는다는 속설. 단지 토마토가 마취와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유독식물 ’맨드레이크(Mandrake)'와 유사한 생김새를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이내 ‘토마토 금지령’이 내려졌다.
토마토가 ‘독초’에서 누명을 벗기까지는 200여 년이 걸렸다. 1820년, 한 남자가 토마토에 독소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본인 텃밭에 군중들이 모인 앞에서 직접 먹어본 것이다. 심지어 토마토를 한 입 베어 물 때, 사람들 사이에서는 비명이 쏟아져 나왔고 심신미약자들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고 한다. 바로 여기서 심리학 용어 ‘토마토 효과(Tomato Effect)’가 나온다. 토마토 효과란 근거 없는 추측이 사실이 되어 곧 편견 및 고정관념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된다>
인터넷이 발달한 21세기, 토마토 효과는 우리 곁에서 맴돌고 있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선 특정 이슈를 부풀려 말하거나 공인에 대한 거짓을 진실처럼 퍼트린다. 소셜 미디어에 방문하면 우리는 ‘000, --을 하다?’라는 제목의 썸네일을 가진 카드뉴스를 쉽게 발견한다.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려고 하는 것이다. 사이버 렉카, 이 단어를 들어봤는가? 인터넷상에서 사회문화 및 유명인 등의 이슈 일부분을 짜깁기한 가짜뉴스를 일컫는 용어다. 복잡하고 거대한 사건의 ‘일부’만 확대해 보여주어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위와 같은 비판거리에 쉽게 반응한다. 그리고 여러 말들이 모이다 보면 어느새 거짓은 진실의 가면을 쓰고 있다.
확증편향, 사람들은 본인이 보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고정관념 및 선입견은 때론 지나친 이분법적 사고와 흑백논리로 우리를 이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터졌을 2021년, 미국을 비롯한 서양권 국가에서 아시아 식당들이 아예 문을 닫아버린 사태가 일어났다. 코로나 균이 아시아인들로부터 비롯됐다는 맹목적 신념이 더욱 심각한 인종차별을 일으킨 것이다. 물론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처음 생겨난 것은 맞지만 인종과 바이러스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 사회 도처에 있었던 부정적 시선이 토마토 효과로 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퍼진 것이다.
<선입견은 뱉어내자!>
사람들이 사실을 판단하는 믿음의 잣대를 ‘토마토’로 말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제 선입견을 뱉어내야 한다. 당신은 근거 없는 추측에 이끌리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은 결코 절대적 가치가 아니다. 그러나 특정 현상에 한쪽으로 결정하는 경향이 종종 생기고 이러한 심리가 자연스럽게 들 수밖에 없다. 상황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전에 우리는 충분히 그것에 대한 과학적 증거 및 관련 정보를 찾아봐야 한다. 그러한 ‘신뢰 기준’이 쌓이면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에 또 다른 ‘토마토’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세계 10대 건강 음식 중 하나인 토마토를 잘못된 신념 하나로 16세기에는 200여 년 동안 먹지 않았다. 당신의 토마토는 안녕한가?
지난 기사
출처:
-[대구일보]. (2022). URL: https://www.idaegu.com/newsView/idg202207050002
-전지수. (2015). 확증편향이 비합리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 정확성 동기의 조절효과.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응용심리학. 한국교육학술정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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