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The Psychology Times=정수연 ]
혹시 오늘 몇 번이나 후회를 하셨나요?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조금만 더 일찍 잘 걸...’ 한 번, 학교나 직장에 오면서 ‘버스 말고 지하철 탈 걸...’ 한 번, 카페에서 음료를 시킨 뒤 ‘다른 메뉴로 시킬 걸...’ 한 번. 아무래도 오늘 하루를 다 살고 나면, 수십수백 개의 후회가 쌓일지도 모릅니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 왜 자꾸 후회하게 되는 걸까요?
후회의 뒤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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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선택이 바로 후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한 뒤에는 그것을 곱씹어보곤 합니다. 지나간 행동을 다시 생각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결론이 나오면 후회가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지나간 행동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결론은 어떻게 나오는 것일까요? 이를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가 ‘반사실적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입니다. 말 그대로 사실에 반(反)하는 생각을 의미합니다. 실제 사실과는 다른 방향의 상황들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했으면 ~했을 텐데’하는 가정들이 반사실적 사고입니다. 하지만 모든 반사실적 사고가 후회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반사실적 사고의 종류에 따라 느껴지는 감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반사실적 사고의 방향
우리가 가장 흔히 하는 반사실적 사고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공부를 더 열심히 했다면, 시험을 잘 봤을 텐데’라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하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됩니다. 시험을 못 본 상황을 시험을 잘 본 상황과 비교를 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처한 상황보다 더 나은 상황을 가정하는 것을 ‘상향식 반사실적 사고’라고 말합니다.
반대로 내가 처한 상황보다 더 나쁜 상황을 가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하향식 반사실적 사고’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나쁜 성적을 받았겠지?’ 생각하는 것이죠. 이런 생각을 하고 나면, 왠지 모를 안도감이 느껴지게 됩니다. 상향식 반사실적 사고는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가져오는 반면, 하향식 사고는 안심 같은 긍정적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향식 반사실적 사고가 상향식 사고보다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상향식 반사실적 사고는 과거의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어, 미래의 결과를 향상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하향식 사고는 발전을 추구하기보다는 만족을 느끼게 함으로써 성장을 막기도 합니다.
후회보다는 성찰
저는 하향식보다는 상향식 반사실적 사고를, 만족보다는 후회를 더 자주 합니다. ‘그때 그렇게 했더라면,,,’하는 생각은 제 머릿속을 좀처럼 떠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잃기도 합니다. 선택에 대한 후회가 좋은 선택을 하지 못한 나에 대한 자책으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상향식 반사실적 사고으로부터 나오는 후회를 어떡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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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실적 사고와 후회가 아닌 성찰은 날 더욱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내가 해낸 것들과 내가 있는 상황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의 나를 사랑할 줄 알아야, 더 발전된 나의 모습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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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Roese, N. J. (1997). Counterfactual thinking. Psychological Bulletin, 121(1), 133–148.
-Rachel Smallman,Amy Summerville. 2018. Counterfactual thought in reasoning and performance. Volume12, Issue4. https://doi.org/10.1111/spc3.1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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