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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유시연 ]


가끔 바쁜 일상을 살다가 주변을 돌아보면, 나보다 더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럴 땐 오히려 숨이 차 멈춰 선 내가 무능력하게 느껴지고, 지금까지 해온 모든 노력이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이를 ‘포모 증후군’이라 부른다.



‘포모 증후군(FOMO Syndrome)’이란?



‘포모 증후군(FOMO Syndrome)’이란, ‘소외되는 것의 두려움’이라는 의미를 영어로 풀어 쓴 ‘Fear Of Missing Out’의 앞 글자만 따서 만든 ‘포모(FOMO)’라는 단어와 ‘증후군(Syndrome)’의 합성어이다. 한국어로는 ‘소외 불안 증후군’, ‘고립 공포증’ 등의 단어로도 불리운다. 자신만 소외되고, 뒤처지는 상황에 대해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는 증상을 일컫는 말로, 마케팅 분야에서 처음으로 이 현상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1996년, 마케팅 전문가 단 허먼(Dan Herman)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어떤 기회나 기쁨을 놓치는 상황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현상’을 발견하였고, 이를 소비자 심리학 분야에 적용해 처음으로 이 단어를 사용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후 벤처 투자가이자 작가인 패트릭 J. 맥기니스(Patrick J. McGinnis)가 2004년 하버드대학교 경영 대학원 매거진에 ‘포모(FOMO)’라는 용어를 사용한 글을 올리면서 이 단어가 알려지게 되었다.



일상 생활 속 ‘포모(FOMO) 현상’



아무래도 ‘증후군’이라는 말 자체가 ‘병적 증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단순히 일상 속에서 한두 번 느껴지는 감정으로는 ‘포모 증후군’이라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조금 더 보편적으로 나아가 마케팅 분야에서 사용되는 ‘포모’ 현상의 예를 살펴 보자면, 라이브 커머스 채널로 진행되는 쇼핑 방송에서 ‘한정 수량’, ‘매진 임박’ 등의 단어로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경우를 이야기할 수 있다. 몇 개 남지 않은 상품에 있어서 ‘나만 이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일종의 불안감이 충동 구매를 유발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소비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오픈런(open-run)’ 현상 역시 ‘포모’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오픈런’이란 새벽부터 대기하다가 매장의 개점 시간에 맞춰 달려가 제품을 구매하는 행동으로, ‘포모’를 느끼는 사람들은 소외를 싫어한다는 점에서 타인에 대해 관심이 많고, 타인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 나가고자 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집단의 구매 성향을 따라가는 행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포모(FOMO)’의 원인



마케팅에서의 ‘포모’는, 경영학에서 제품의 공급량을 줄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한정된 제품과 유행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촉발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따라서 ‘포모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유독 SNS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으로 배제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지각한 부모 양육 태도와 SNS 중독 경향성의 관계에서 역기능적 신념과 소외에 대한 두려움(FoMO)의 매개효과’라는 대구가톨릭대학교의 2021년 논문에서는, 부모의 부정적 양육 태도가 ‘포모’로 이어지는 경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이에 따르면, 부모의 부정적인 양육 태도는 자녀에게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감으로 작용하면서 정서적 소외감과 고독감을 느끼게 하고, 이는 자녀가 자신의 부정적인 정서나 행동 변화에 대해 맞서거나 해결하려 하지 않고 회피적으로 반응하게 됨으로써 도피성 스마트폰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이와 비슷한 다른 논문에서도, 청소년들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 또는 또래 집단과의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는 경우 SNS 중독 경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는 많이 소개되어 왔다. 타인의 삶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이를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맞춰나가려는 행동 경향이 SNS라는 매체를 통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이외에도 ‘포모’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어 왔다. 흔히 작은 주가 변동에도 심리적 불안을 느끼는 소액 투자자부터, 암과 같은 장기적 치료가 수반되는 질병을 앓는 환자들까지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느끼는 ‘포모’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현상은 주로 상대적 박탈감, 타인과의 상호작용 부재 등이 그 원인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사람들과 조금은 다른 자신의 상황에 대해 느껴지는 괴리와, 낮아진 자존감이 겹치면서 이러한 부정적 감정이 더욱 극대화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포모’에 대한 학계의 분석이다.



‘포모’, 이겨낼 수 있을까?



흔히 모든 사람에게나 슬럼프는 온다고 한다. 특히 입시나 취업 준비와 같이 또래 집단과 계속해서 경쟁을 벌여야만 하는 시기에 다다르면, 열심히 달리다가도 옆을 돌아봤을 때, 모두가 나보다 더 빨리 달리는 듯한, 더 숭고한 땀방울을 흘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 마련이다. 이러한 일시적인 ‘포모’의 감정은, 그간의 시간들이 헛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한 순간에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리게 할 수도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럴수록 나 자신에 집중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내가 지금까지 노력한 것, 내가 잘 버텨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나의 능력에 대해 다시 한번 확신을 갖는 사람. 남들의 위치와 상관없이 나만의 레이스를 완주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건강한 마음으로 자신의 목표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나에게 말해주자.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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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및 참고문헌

- 김미애 and 이지원. (2021). 암 환자의 FoMO(Fear of Missing Out) 개념분석. 한국융합학회논문지, 12(12), 529-538.

- 김영국 and 우은주. (2022). 코로나19로 인한 사회불안과 포모증후군(FoMO fear of  missing out)이 SNS 중독경향성에 미치는 영향. 무역연구, 18(4), 191-202.

- 안동균 and 신성혜. (2022). 파워와 지각된 혼잡성이 소비자들의 오픈런 의도에 미치는 효과-소비자들이 느끼는 FOMO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상품학연구, 40(2), 9-15.

- 이선국, 박지연, 이현지, 김현준 and 박은영. (2021). 대학생이 지각한 부모양육태도와SNS 중독 경향성의 관계에서 역기능적 신념과 소외에 대한 두려움(FoMO)의 매개효과. 재활심리연구, 28(4), 1-18.

- 한다정 and 김빛나. (2020). 청소년의 부모 및 또래애착과 SNS 중독경향성의 관계 - 소외에 대한 두려움(FoMO)의 매개효과. 한국심리학회지-학교, 17(3), 243-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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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0-31 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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