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사수정

[The Psychology Times=김윤지 ]



최근 1~2주 사이에 많은 미디어에서 언급되는 것이 “SPC 불매”입니다. 그 이유는 SPC 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이 안타깝게 사망한 뉴스가 보도되면서 비합리적인 노동환경과 사후 대처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오래전부터 파리바게뜨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저는 매주 팔리지 않는 재고들을 보면서 어느 때보다 사람들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불매운동은 곧 나를 드러내거든!

 

제가 일하는 매장의 사장님께선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본사 직원들은 매장 내 빵들을 많이 진열하라고 하지만 좀처럼 줄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불매운동을 하고 이런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가치소비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높은 퀄리티의 상품일지라도 그 브랜드의 착한 스토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눈여겨봅니다. 

 

가치소비를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ESG 경영이 올해 가장 핫한 키워드로 등장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에는 회사 운영의 1순위가 최고 수익이었다면 이제는 재무지표뿐만 아니라 기업의 운영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즉 비재무적 가치를 중시합니다, 

 

반대로 소비자들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에는 착한 소비로 보답하겠다며 돈줄을 내러 갑니다. 소비를 통해 기업과 자신을 동일화하고 이는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게 되는데 기업은 자신의 충성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동자의 업무량과 업무 시간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죠, 

 


점주들만 죽어난다!


이번 SPC 사고와 본사의 미흡한 대처로 한 매장에서는 주말 매출이 20%나 하락했다고 합니다. 저 또한 사고 직후 몇 여론에서 “피 묻은 빵”이라며 자극적이게 묘사한 기사들을 읽어보았기에 이번 불매운동이 장기전으로 갈수록 타격이 크지는 않을까 하는 점주들의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이에 본사 측에서는 13종의 빵들을 반품하기로 결정했는데 제가 일하는 곳의 사장님께 물어보니 반품을 하면 정가의 50~80%를 환불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피해 보상으로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한편 2020년 개정 시행된 가맹사업 법에서는 본사 또는 본사 임직원의 잘못으로 가맹사업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배상의무가 있다는 점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되어 있지만 문제는 본사의 위법 여부와 불매운동으로 인한 가맹점의 매출 하락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에는 다소 어렵다고 얘기합니다.

 


불매운동하자! VS 엄한데 화풀이하지 마!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 보는 불매운동. 

 

불매운동의 취지는 좋지만 이것을 선동하고 사회 전체의 움직임으로 만드는 것이 과연 옳은 행동일까요?

 

저는 이 질문에 대해서 확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매운동을 하자는 입장과 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는 이들의 억울함 모두 너무 이해가 되기 때문이지요. 애초에 공장의 업무는 3D 업종인 경우가 많고 아무리 불매운동을 한다고 해도 내부 시스템을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게 바뀐다고 한들 사고란 몇 초 사이에 순식간에 발생합니다. 

 

공장 내 사고로 인한 비보는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불매운동에 사람들이 크게 열을 올리는 이유는 20대 여성의 사연에 슬퍼하고 공감하면서도 우리가 식사 대용으로 많이 찾게 되는 것이 바로 빵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몇 년 동안 자주 먹고 접하는 것이라는 얘기지요. 

 

아예 SPC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면 모를까. 우리가 하는 불매운동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고 고통스러워한다면 불매운동을 하는 진짜 이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불매는 한순간이라고? 글쎄...

 

트렌드 코리아(2018)에서 ‘미닝아웃’을 10대 키워드로 예측했습니다. 미닝아웃이란 자신의 정치적‧사회적 신념이나 가치관 등을 밖으로 드러내는 행위를 말합니다. 전국에 만 18세 이상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적극적으로 미닝아웃을 하는 사람 35%를 포함해 전체의 63%가 미닝아웃을 한다고 합니다. 

 

또한 MZ 세대들은 자신의 SNS에서 해시태그를 활용하여 자신의 이러한 소비를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게 됩니다. 이는 곧 자신의 가치를 표출하는 캠페인의 형식을 띄게 되는데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트위터에서는 이미 수많은 불매 해시태그를 붙여 저마다의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고 이는 다른 유저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기사

여유가 있는 삶

우리 아이가 부디 안전하길. 아동 실종사건

아 이 수업 발표해야 하는데...




<<strong>참고문헌>

1) 소비자평가, “‘난 소비로 가치를 나타낸다’, MZ세대가 가치소비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http://www.iconsum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23891 

2) 파이낸셜뉴스, “'SPC 불매' 속타는 가맹점주 "자영업자가 무슨 죄입니까", https://www.fnnews.com/news/202210251542089039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psytimes.co.kr/news/view.php?idx=4926
  • 기사등록 2022-11-06 23:51:54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