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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sychology Times=안혜린 ]

놀라운 무료 이미지 - Pixabay

작년에 집행된 “시몬스 침대”의 “CAMPAIGN” 광고를 혹시 본 적 있는가? 차례로 공개된 해당 광고의 칠(Chill)과 디스코(Disco) 버전은 모델을 비롯한 모든 실행 단서는 그대로인 채, 배경음악만 ‘세브달리자(Sevdaliza)의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에서 ‘어슬라 원싸우전(Ursula 1000)의 일렉트릭 부기(Electrik Boogie)’로 변경됐단 차이가 있었다. 이렇듯 핵심 전달 메시지는 유지하면서 모델, 배경음악 같은 실행 단서만 변경시키는 광고가 바로 시리즈 형태의 광고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리즈 광고는 소비자의 정보처리 과정 중 ‘주의’와 관련된 심리적 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해당 “시몬스 침대”의 “CAMPAIGN” 광고는 처음부터 기획된 시리즈 광고는 아니었다. 집행 중인 칠 버전 광고가 “지루하고 졸리다”란 반응이 점점 늘어나자 광고주는 해당 피드백을 받아들여 루즈한 배경음악을 경쾌하게 바꾼 디스코 버전을 추가로 제시했단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부터 시리즈 형태로 기획한 광고엔 어떤 것이 있으며, 우리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불러일으켰을까? 지금부터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시리즈 광고란


웹소설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네이버 시리즈”에서 재작년에 집행한 광고들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해당 기업은 수애, 변요한, 서예지, 주지훈 등의 유명 배우들을 광고 모델로 섭외했고, 그들에게 자사의 웹소설 대사를 영화·드라마 대사처럼 읽게 하였다.

 

해당 광고들은 출연 배우와 그들이 읽는 대사만 바뀌었을 뿐, 배경과 색감, 그리고 분위기 등의 다른 실행 단서들은 동일했으며 광고의 핵심 전달 메시지도 같았다. 광고주가 전달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네이버 시리즈엔 여러분이 즐겨보는 영화 및 드라마만큼 재미있는 웹소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웹소설도 많이 소비해 주세요.” 정도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네이버 시리즈”의 시리즈 광고물은 과연 소비자에게 어떤 반응을 얻었으며, 나아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수애의 <재혼 황후>와 변요한의 <장씨세가 호위무사> 광고는 각각 333만 회와 201만 회, 서예지와 주지훈의 <하렘의 남자들> 광고는 295만 회란 엄청난 유튜브 조회수를 기록했을 정도로, 소비자는 해당 시리즈 광고들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흑백과 여백의 구성을 배우와 대사만 달리함으로써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적응을 낮춰 마치 그들이 매번 새로운 콘텐츠를 감상하듯 몰입하도록 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또한, 해당 광고 중 한 콘텐츠를 접한 소비자는 이에 매료되어 해당 시리즈의 다른 광고도 연쇄적으로 찾아보게 되는 효과까지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인기는 처음 광고주가 의도한 대로 자연스레 해당 광고에 등장한 자사 웹소설의 인기로 이어졌고, 이에 힘입어 <재혼 황후>, <하렘의 남자들>을 원작으로 한 웹툰도 만들어졌다. 그중 <재혼 황후>는 드라마화가 논의 중이고, 여주인공 배역으로 광고 모델이었던 수애나 서예지가 대중에게서 언급되는 모습을 통해 해당 시리즈 광고의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렘의 남자들> 광고는 “청정원”의 야식 HMR 브랜드인 “야식이야”에서 가수 김희철을 모델로 “야식의 남자들”이란 패러디 광고까지 생겨나며 그 열풍을 이어나갔다.

 

즉, “네이버 시리즈”가 집행한 해당 시리즈물 광고는 소비자에게 같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그렇지만 지루하지 않게 전달한 재미있는 콘텐츠였기에 비주류로 여겨졌던 웹소설의 지위를 격상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고 본다. 그런 동시에 이를 원작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들을 새로 제작됐단 점에서 광고가 사회·문화적 트렌드를 이끌었던 성공적 사례라고도 생각한다. 또한, 해당 광고 집행 이후 “네이버 시리즈”는 브랜드 매출이 눈에 띄게 상승했단 경제적 효과도 거두기까지 했다. 이처럼 “네이버 시리즈”의 시리즈 광고 콘텐츠는 실행 단서를 두 가지만 변경함으로써 소비자의 심리적 적응도를 낮추는 데 성공했고, 그래서 사회적으로도 아주 큰 광고 효과를 달성하게 된 것이다.

 


광고와 소비자 심리


시리즈 형태의 광고가 소비자에게 핵심 메시지를 반복·전달함에 있어 그들의 적응을 낮출 수 있기에 높은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분석 결과에 의해 광고와 소비자의 심리가 절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고는 소비자의 니즈에 맞추어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하여 그들에게 공감을 구하며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 이용을 설득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다시 말해, 소비자에게 심리적 만족감을 주지 못하거나 그들의 주의를 끌지 못하는 광고는 소비자에게 외면을 당할 수도 있을 것이란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광고’란 본질적으로 소비자에게 행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이기에 광고적 성공을 거두려면 소비자의 심리를 항상 주시하면서 콘텐츠를 기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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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이희복 외 9인(2020), <광고와 사회 그리고 광고비평>, 학지사,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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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11-18 21: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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